사설
목타는 가뭄 그 대책은 무엇인가
남부지방이 목타고 있다. 식수에 대한 염려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추수는 끝났지만 내년 농사에 차질이 올까 우려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는 항상 천재보다도 인재로 인한 재해를 당해왔다. 홍수나 산불 같은 경우가 그렇다. 가뭄 역시 천재보다는 인재로 인해 폐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 비가 오겠지 하는 방심은 인재로 이어져서 막상 가뭄이 길 경우에는 고스란히 농민들만 농사를 망치고 만다.
유비무환이란 다른 말이 아니다. 서경 열명편에 나오는 말로써 미리 준비해놓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말로만 준비를 해오다가 자연으로부터 재앙을 받았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얼마든지 지혜와 슬기로 막을 수 있었던 자연재해도 방심하거나 떠밀거나 게으름피우면 여지없이 우리들의 숨통을 조이고 만다.
강진완도 농촌공사에 따르면 저수지의 저수량이 밑바닥이라고 한다. 그렇잖아도 농촌은 지금 아우성이다. 사료값과 비료값의 폭등이 그것이고 일찍 찾아와버린 추석으로 인해 배 등의 과일이 뚝 떨어지고만 상태다. 이럴 때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가뭄조차 결국 농민들을 못살게 한다면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 것인가. 더 기다려본 다음에 구체적으로 가뭄 대책을 세운다면 이미 때는 늦다. 설령 예산을 써서라도 가뭄 대책이 구체적으로 집행되어야만 농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
추수가 끝났다고 마냥 뒷짐을 질 일이 아니라 지금부터 가뭄 대책을 서둘러 내년 농사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영랑선생의 금관문화훈장
지난 18일 영랑 김윤식 선생이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뒤늦게 받은 훈장이지만 기뻐할 일이다. 영랑 선생의 후배가 되는 시인들이 먼저 받았고,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에 받은 훈장이지만 국가에서 영랑의 위치를 인정했다는 점에 기쁨을 감추기 어렵다.
그런데 사실 영랑에 대한 우리의 마음가짐은 어떠했는가. 이미 전북에서는 지용문학상이 앞서가고 있을 무렵 영랑문학상은 없었다.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삼류시잡지가 만든, 그래서 수상자 역시 중견이 아니라 신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지용문화제가 전국의 시단을 떠들썩하게 만들 때에도 영랑문학제는 없었다.
시기와 질투, 많은 사람들의 눈초리 속에서 영랑시문학사은 민간에 의해 만들어졌고, 영랑문학제도 개최하게 되었다. 그 또한 때늦은 것이었지만 이제라도 영랑의 시세계는 많은 후배 문인들에 의해 계승 발전될 계기가 된 것이다.
이번 금관문화훈장도 물론 뒤늦은 것이지만, 그렇다고 영랑의 시세계가 폄하되거나 낮아지는 일은 결코 아닐 것이었다. 늦다는 것은 시간이 늦었다는 것 뿐일 터였다.
영랑문학관 역시 현재 늦다고 볼 수밖에 없다. 영랑생가에는 예산을 퍼부으면서도 정작 영랑의 시혼을 어루만져볼 수 있는 문학관은 없는 것이다. 이 또한 다른 시인에 비해 늦게 만들 것인가. 훈장이 늦었듯이 영랑시문학상과 영랑문학제, 영랑문학관, 이 모든 것이 모두 늦다면 우리는 영랑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것은 곧 시작이 절반이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영랑문학관을 만들어 강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해야 한다. 그래야 문화의 강진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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