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된 기업형 요식업체
남도한정식의 명가 ‘예향’
23년간 강진의 명동식당을 운영해온 김정훈(55)여사 평택시 송탄출장소 앞에
‘예향’한정식집 차리다
최초 야생녹차보급 차와 음식 만드는 보람 커
남도의 각종 해물과 육류를 한꺼번에 맛 볼 수 있는 ‘이것이 남도 한정식이다’의 ‘예향’이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 846-4(뉴 매트로호텔 옆)에 문을 열었다. 이미 강진의 한정식은 전국적으로 알려진 음식으로써 ‘명동식당’은 그 명성을 날렸었다. 23년간 그 명성과 자존심을 지켜온 ‘명동식당’의 주인 김정훈여사가 평택시에 ‘예향’을 차린 것은 지난 8월 11일이었다. 대지 220평에 건평 170평의 2층 건물인 ‘예향’은 송탄출장소 앞에 자리 잡고 있어 가장 번화한 곳이다. 맞바래기에 롯데회사 건물인 11층 크기의 롯데시네마가 있고, 인근은 관광특구로 지정된 곳이어서 특히 밤만 되면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다.
“강진에서 쌀, 소고기, 해산물을 비롯해서 고춧가루, 참기름, 깨, 마늘, 인삼, 밤, 버섯, 대추를 가져옵니다. 광어와 전복은 완도산을 쓰고 있습니다”
김정훈 여사의 말대로 강진의 특산품인 프리미엄 호평쌀이 쌓여있었고, 수족관에서는 살아있는 전복과 광어가 들어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전혀 한정식을 몰라요. 묵은지조차 먹을 줄을 모르더라구요. 그러나 한 번 예향을 다녀간 사람은 다시 찾아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강진 한정식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어려움도 많았다. 주방장들이 전혀 남도음식을 흉내조차 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바뀐 주방장만도 네 사람이나 되었고 부주방장 역시 세 사람이나 되었다. 도무지 내노라하는 주방장도 남도음식의 맛은 내지 못했다. “일반 주방장들은 모양위주로 음식을 만들더군요. 전라도 한정식의 깊은 맛은 전혀 모릅디다.” 사실 김정훈여사야말로 23년간 한정식만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누군들 그 노하우를 따라잡을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음식은 첫째도 정성, 둘째도 정성, 셋째도 정성이지요. 그동안 명동식당의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 위해 좋은 재료만을 고집해왔지만 항상 마음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향에서만큼은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 음식을 만들 각오입니다”
어려서부터 음식 만들기를 좋아했다는 김정훈 여사. 가장 큰 기쁨은 자신이 만든 음식을 들고나서 만족해하는 표정을 보는 일이란다.
그런데 예향의 실내는 이만저만 고급스러운 게 아니었다. 옷장을 비롯해서 테이블이 있는 방, 앉은 의자가 있는 방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계모임이나 동창생들의 모임을 위해 대형 방이 준비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다정한 상은 1인 1만 5천원, 즐거운 상은 1인 3만원으로 상 이름도 마음에 쏙 들었다.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
대형 냉장냉동고, 작은 아파트처럼 생긴 종업원실, 휴게실, 흡연실이 골고루 갖추어져 있고 너른 주차장까지 갖추어져 있는 예향은 말 그대로 현대화된 기업형 요식업체임에 틀림없었다.“강진에서 야생녹차를 보급하는 데 맨 앞장을 섰었습니다. 통도사 스님으로부터 야샹녹차에 대한 얘기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차와 음식 만드는 일이 재미요, 보람입니다.그래서 맛집으로 인정받았을 때의 기쁨은 곧 제 행복입니다”
강진에 있는 자신의 분신 명동식당 역시 남도 한정식의 면모를 잘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달라고 말하는 김정훈여사는 끊임없이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주방으로 총총 사라졌다.(글 송하훈 편집국장)
가족처럼 함께한 직원들 앞 줄 가운데 김정훈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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