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아트홀 광장에서 또다시 ‘190만 촛불함성’에 합류
26일 오후 6시 30분. 강진의 어느 한 음식점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리고 있었다. 시인과 소설가, 수필가 등 문인들이 모인 그 출판기념회에서 고흥에서 왔다는 한 초등학생이 단상 앞으로 나가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뜻밖에도 그 노래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는 노래였다. ‘하야’ ‘하야’ 하야‘ ’하야‘ ’박근혜 하야‘를 노래하는 초등학생의 노래에 순간 장내는 숙연해졌다. 어쩌다 일국의 대통령이 아직 솜털이 채 가시지도 않은 한 초등학생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하야‘소리를 듣는단 말인가. 어른들은 한숨을 푹 내쉬며 경청하고 있었다.
이날 밤, 강진의 한 가게에서 ‘박근혜 하야’란 노래가 울려 퍼졌듯이 26일 7시 강진아트홀 광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박근혜 촛불집회가 열렸다. 비가 오고 어둠이 내려앉았으나 촛불은 어둠의 자식들을 물리쳐야 된다는 것으로 사람마다 촛불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늦게까지 ‘박정권 퇴진’과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한편, 이날 광화문 광장은 주최측 추산 150만이 운집했고, 주요도시는 40만이 운집해 총 190만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청와대를 포위한 ‘인간띠’는 ‘박근혜를 구속하라’ ‘이제는 항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우주의 기운을 모아 외치면 박 대통령의 귀에까지 들어간다는 말과 함께 청와대 앞을 함성 소리로 메웠다.
이날 밤 광주에서는 비바람 추위를 무릅쓰고 7만 명의 시민이 모였고, 전남에서는 1만 8천 명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전해진 가운데 오후 8시 정각 전국적으로 1분간 촛불 끄고 어둠 속 시위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1분 침묵 시위를 하기도 했다.
한편, 다음 날 27일에는 전직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치권 내의 원로들이 긴급 회동을 가졌는데, 이날 원로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시국 수습을 위해 하야를 해야 하고, 적어도 내년 4월까지는 하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과 정치일정 등을 감안해서 2017년 4월까지는 하야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첫눈이 내리는 한파에도 최대 인파가 모였으나 축제 같은 평화시위를 한 서울의 촛불집회는 청와대 20Om 앞까지 진출했고 5차 촛불집회가 모두 비폭력 평화행진이었다는 점에 새로운 시위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에 외신들도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고 전국 언론이 보도했다.
최근 강진의 농촌에서는 “밤에 텔레비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으로 박근혜 정권을 빗대는 사람이 많았다. 텔레비전만 켜면 박근혜 대통령의 얘기와 최순실, 차은택, 김기춘 얘기가 난무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청할만한 뉴스가 많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상업을 하는 한 향우는 “지금 경기가 바닥이다”며 “왜 박근혜 같은 인물이 대통령이 되었는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웠다. 지나칠 만큼 경기가 바닥이라는 거였다.
강진의 촛불집회 관계자는 “박근혜 정권이 물러날 때까지 강진에서도 매주 요일 촛불집회를 이어갈 생각이다”고 말해 군민의 분노를 대변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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