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도서관 한자동아리반 한문교실 훈장님
문재동(67)씨는 강진군도서관 3층에 한자동아리반 교실을 열고 있는 한문교실 훈장님이시다. 10년 전인 2006년부터 이곳에서 한문을 가르쳐왔으니 10년이 되었다. 7년 전까지는 수강료를 받고 한문을 가르치다가 재능기부로 바꾼 지가 3년 되었다. 문 훈장님은 당시 강진군 장애인심부름센터 센터장을 하면서 저녁 7시~9시까지 한자를 가르쳐왔는데, 계속해서 한문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방치할 수 없어 나중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문 훈장님이 한문을 공부하게 된 연유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이었다. 6남매 중 장남이었던 문 훈장님은 초등학교졸업 후 부모님을 도와야했기에 중학교에 가지 못했다.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어느 날 한학자 한분을 집에 모셔오셨다.
“아버님께서 한학자이신 박행규 선생님을 집에 모시고 오셔서 한문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집안 형편도 어려웠는데, 어르신을 집에서 숙식을 시키시며 저와 주변 사람들이 한문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한 것 이지요”
한학자를 집에 모셔와 한문 공부를 접하게 한 아버님이나 어려운 살림에 어르신을 모시며 숙식을 제공하신 어머님의 학구열이 현재의 문 훈장님을 한문 선생님이 되게 했다. 한문 실력을 갖춘 문 훈장님은 20대 초에 강진읍에서 한문학원을 차리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학원을 차리려면 초급대학 이상 졸업증 및 한문 급수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교육청 지침을 접하면서 포기하고 다른 일을 했었다. 당시 한학자에게 배운 한문공부는 그러한 자격증을 갖추며 배운 공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후 다른 일을 하던 문 훈장님의 마음은 그러나 늘 한문에 가 있었다.
한문을 가르치려면 “학력과 자격증을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고입검정고시를 치렀는데, 한문을 공부해온 평소 실력인지 한 번에 합격하고 목포 방송통신고와 성화대학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게 됐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나니 나이가 50이 다 되어 있었다. “목포에 있는 전남 한문 연수원을 2년간 다니면서 수료하고 자격을 취득했지요. 사회복지과에 다니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였기에 사회복지시설장 공개 채용에 임용되어 근무하다 정년 후에도 그곳 운영위원장으로서 인성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강진에서 한문을 가르치다보니 길을 가다보면 꾸벅 인사하는 청년들을 보게 된다는 문 훈장님이다. “2006년도에 북초등학교에서 한문을 가르쳤는데, 그때 애들이 청년이 되어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월이 이리 흘렀구나 싶대요. 또 꾸준히 한문을 배우러 다니시는 분도 있고, 잠깐 배우는 분도 있는데, 길가다 인사하면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내가 말하면, 선생님한테 한문 배웠잖아요 라고 말해야 그때서야 알겠는 사람도 있고 그래요.”라고 말했다.
요즘도 매주 목요일 7시~9시까지 도서관 3층 한자동아리반 교실에서 한문을 가르치신다. 7~8시까지는 국어교사를 정년퇴임하시고 재능기부를 하시는 박기재 선생님이 갑골문자를 가르치고, 8~9시까지는 문 훈장님이 생활한자를 가르친다. 요즘은 9명 정도가 수강생이다. 문 훈장님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한문을 배우면 좋겠지만, 한문 배우기에 지레 겁먹고 못 오시는 분들이 있고, 한자 시험에서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며 “배우는데 의미가 있기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한문 공부를 지도하기 때문에 한자 몰라도 전혀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 후학들이 한문을 접했으면 좋겠다”며 “한문 실력보다도 한문을 배우면서 자동적으로 인성교육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또 매주 2회 칠량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아이들에게 한문을 가르친다는 문 훈장님은 “한문을 배우는 애들이 처음과 달리 점점 자세가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며 “한문교육을 통해 계속 반복되는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기에 바른 아이가 되고, 한문자격증 취득도 칠량면 쪽에서 많이 나오는 것을 보게 되고, 공부한 애들이 3급까지도 따고, 준2급도 시험을 치렀다”고 말했다.
문 훈장님은 “젊었을 때 열심히 살았기에 지금은 경제적인 부분에 어려움이 없고 오히려 재능기부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1남 2녀의 자녀들도 자기 앞가림은 하며 생활하고 있기에 여생을 아이들의 인성교육과 한자실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재동 훈장님은 대한검정회 소속 전남지역 한문시험 감독도 맡고 있으며, 미술과 서예대전에서 수상 경력 및 노인복지 레크레이션 1급 자격, 한자급수 자격1급, 한자,한문지도사1급 자격증 등 다양한 재능과 자격증을 취득한 다재다능한 분이다. 가족으로는 김일례(63)여사와 큰아들과 딸은 교사직에, 둘째 아들은 강진지역자활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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