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19회)
작천면 토마리 이마마을
장관홍(71) 이장님
마을의 남쪽을 화방산이 가로막고 있어 겨울에는 다른 곳에 비해 훨씬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마을로 마을의 정면에는 병영면의 널따란 들판이 펼쳐져 있다. 마을의 토양은 화방산의 줄기가 뻗쳐 2미터만 파들어 가도 암반으로 쌓여 있어 관수가 힘들어서 물이 적고 가뭄을 잘 타는 마을이다. 행정상으로는 19세대이나 22세대가 살고 있으며 연령은 평균 70대로 30여명 정도가 생활하고 있는 작은 마을로 남자 9명 정도 여자 21명 정도가 오순도순 한 가족처럼 생활한다.
11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장 이장은 14살에 학교를 가기 위해 떠났다가 30대 중반에 돌아와 이마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으며 흥덕장씨 5대손이다. “논농사와 밭농사로 살아왔으나 물 사정이 좋지 않아 지금은 휴경지도 있어요. 다른데 네 공 다섯 공 팔 때 한 공 파기도 힘들어요. 암반이 깔려있어서 그렇지요. 자급자족하며 넉넉지 못한 살림으로 빈촌이나 교통부장관까지 나온 마을이지요.” 이마마을의 인물이라하면 전남도지사를 지내고 내무차관, 교통부장관을 역임한 김창식씨가 있다. 김창식씨는 마을 어른들의 효도관광시 차비를 보태주기도 하고 마을 입구 표지석을 세울 때도 일조를 해주었으며 지금도 마을일에 찬조금을 주고 있다고 장 이장은 말한다. 이마마을은 또한 물이 귀한대신 암반수의 좋은 물이 흐르며 마을에 병신이 한명도 없었다는 점을 자랑한다.
화방산 자락 산골마을로서 1950년대 전국을 깜짝 놀라게 했던 사건으로 70년대 MBC법창야화의 제1호로 방송된 강진갈갈이사건을 장 이장은 회고했다. “우리 마을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화방산 자락 마을로서 병영시장을 왕래하는데 통과하는 마을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지요. 그러니까 피해자는 군동면 화방마을에서 주막을 하던 사람인데, 가해자와는 친한 친구사이였던가 봐요. 그란디 피해자가 자신의 부인과 가깝게 지낸 것을 알게 되었는가빈디 둘이 병영장서 술을 나눠 마시고 돌아가다가 화방사 밑에서 사오던 삽으로 죽였는가본디, 아마도 피해자가 곰보였던가 봐요. 얼굴을 못 알아보게 하려고 얼굴 껍질을 벗겨버렸는갑디다. 시체를 솔깨비로 덮어 놨던본디 봄에 해동이 돼아 나무를 하러 간 사람들이 소나무 잎이 빨갛게 말라서 낙엽되니까 시체가 보였던거지요. 그런데 살인을 한 사람은 부산으로 가서 죽은 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우편물을 송부하기도 했다는데 결국 잡히고 말았지요.” 전형적인 산골마을로 산하를 뒤덮은 맑은 공기처럼 마을 어른신들의 얼굴 표정이 맑고 순박하다.
마을사업으로는 작천면 정주권사업이 활발히 진행되어 80~90% 마을 안길과 하천 정비 등이 잘 되어있다. 금년까지 하천 정비사업은 완료 될 것이라고 한다. 식수는 개인이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다. 대형 관정을 90년도 초에 했으나 아무 쓸모가 없이 남아 있다. 장 이장은 “그때 대형관정을 할 때도 제대로 시운전을 해야 하는데 처음에 물이 조금 나오니까 그냥 했던가 봐요. 3,000만원 들여서 했으나 장소부터 틀렸고, 아무 쓸모가 없는데 차라리 치웠으면 싶어요.”라고 말한다. 지금은 전답물이 부족하여 휴경지가 생기고 고속도로가 마을 뒤로 나고 있어 산골마을의 평화로움이 깨지고 있어 안타까워한다. 고속도로 킬로수가 방음장치를 해줄 킬로수가 아니다 해서 방음벽장치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마을은 이쪽 산 저쪽 산에서 진동된 소리로 늘 요란하다. 또한 고속도로 공사 시 나오는 것이 사방에 버려지고, 절개지에서 나오는 토사가 밀려와 저수지가 매몰되어 잡히던 새우 붕어 등도 없어졌다. 가깝게 다니던 선조 묘들을 엉뚱하게도 멀게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함과 여러 가지 산나물을 채취하여 팔아 가용 돈을 쓰던 일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고속도로 공사장 먼지 때문에 마을은 점점 폐촌처럼 되어가고 있는데, 잠자고 일어나면 누가 버리는지 건축물 폐기물과 폐냉장고며 텔레비전 등을 주변에 마구 버리고 가는 일조차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마을을 청결하게 하기위해 돈은 없어도 깨끗이 하고 살자고 서로 쓰레기 줍기에 앞장서고 있다. 외각 도로주변까지 한달 2회 쓰레기 줍기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장 이장은 “마을 사람들이 순진해서 다 참고 아무 말도 않고 있는데 타 마을에서 이상한 소문이 들려오는 것이에요. 공사피해로 우리 마을에 엄청난 경비를 줘서 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놀러 다니고 할 것이다. 하고 말입니다. 저런 피해를 보면서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니다 허고 말입니다.” 마을회관에 모여 있던 마을 어른들은 이구동성으로 “마을 뒷 꽁지를 딱 처분 꼴이지요. 사람 같으면 맥을 따분 판이요. 좋은 마을 배려버렸어요. 냇물하나 못 쓰게 됐으니 말이요.” 그러나 마을 어르신들은 목소리도 크게 내지 않는 그야말로 순박하고 평화로운 모습이다. 회관 또한 왜정 말에 지은 회관을 그대로 보존하며 이어가고 있다. 장이장은 “빈한하기는 하나 자식들이 소문안난 효도마을이며 갈등 없이 편안한 품성들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3남2녀를 둔 장이장은 작천면 이장단장과 강진군 이장단 협의회 부단장을 맡고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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