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의 소중한 네트워크 공간 꾸리는 막중한 임무 맡았어요
만만치 않은 귀농현실, 4년 접어들며 ‘안착’ 과정
강진군은 2009년 전국 최초로 인구 늘리기 지원조례를 제정하여 전입세대, 전입학생, 귀농자 등에게 전입 장려금 등을 지원했으며, 신생아 양육비, 출산준비금 등의 지원을 늘려가며, 귀농정책에 힘써왔다. 이러한 군의 귀농정책으로 한때 귀농일번지로 부상하며 귀농 희망자들의 발길이 이어져왔다. 귀농인들의 다수는 도시의 삶을 떠나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며, 꾸준히 늘어나면서 귀농 귀촌이 이제는 트랜드가 되어가고 있다
2016년 1월부터 강진군귀농인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강인선(51)회장 부부도 귀농지를 선택하기 위해 2012년부터 2년간 전국을 많이 다녔다고 했다. 그러던 중 2014년 5월 아내 양미경(55)씨와 함께 서해안쪽으로 내려오던 길에 ‘강진군’을 알게 되었다. 강회장은 “강진지명을 처음엔 몰랐다”며 “보성을 지나 장흥에서 1박을 한 후 해남으로 넘어가다가 ‘다산초당’ 이정표를 보게 되어 강진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산초당 이정표를 보면서 강진을 알게 된 강회장 부부는 다음날 다산초당을 오른 후 도암면 바닷가 해안도로를 가게 되었다. 그 끄트머리 즈음에 있는 마을, 그곳이 지금 살고 있는 도암면 옥전리다. 바다와 산이 평화롭게 어우러진 조용한 마을, 밭도 논도 적당히 있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듯한 이 마을이 부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옥전리에 반한 강회장 부부는 다음날 강진군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당시 귀농담당자이던 고형록계장을 만나 자신들의 귀농계획에 대해 상담을 하게 되었다. 마침 옥전리에 있던 빈집을 소개 받아 바로 가계약을 한 후 서울로 올라간 강회장 부부는 서울과 강진을 오가며 집수리를 마치고 6월말에 강진에 정착하였다.
강 회장은 “2년간 귀농교육을 많이 다녔다”며 “교육 중에 느낀 것은 작목을 먼저 선택하고 귀농을 결정하면 가고 싶은 곳으로 못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귀농지역을 먼저 정한 다음 작목을 정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귀농을 빨리 결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농사 작목은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당시 밤호박작목반이 결성되던 참이었는데, 저는 농사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작목반에서 함께 농사를 지으면 쉽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밤호박작목반이 처음엔 5농가가 시작했는데 지금은 25농가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농사는 밤호박 1,200평과 밭농사 5,000평에 연과 서리태, 황칠나무를 식재하여 재배 중이다. 밤호박은 처음엔 미약했으나 점점 수익이 늘어나 지금은 년 2,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강 회장의 경우 귀농4년째에 어느정도 안정된 정착을 하고 있는 셈인데, 2년간의 귀농준비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부부가 도시에서만 생활해서 농업을 전혀 몰랐고, 특히 강회장에 따르면 “아내 양미경씨는 농촌을 너무 몰라서 귀농할 수 있었다”며 “결혼 초에 50대가 되면 시골 가서 살면 어떨까 이런 대화를 나눈 것이 현실이 되었다”고 말했다.
귀농 준비를 2년간 한 강 회장 부부다. 그러나 “교육이 현실에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농사는 적은땅에서 수익을 내는 일이 정말 힘들다”며 “교육시에는 쉬울 것 같지만, 실제 돈이 안되 경우도 많고, 저녁 7시만 되면 캄캄해지는 시골문화에 적응하기도 힘들뿐 아니라 고령화로 어울릴만한 사람이 드물어서 스스로 단단한 결심을 했을 때 어느정도 정착된 귀농이 된다”고 말했다.
강진군귀농인협의회의 활동은 귀농인들의 네트워크 공간이다. 강진군은 칠량면에 귀농사관학교를 두고 강진군귀농협의회의 활동을 돕고 있다. 강진군귀농협의회는 이곳의 운영을 맡고 있으며, 문화수업 등으로 만남의 장을 열기도 하며, 서로간 정보교류와 지역적응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강 회장은 “귀농인들간 화합과 정보교류를 통해 지역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할 수 있도록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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