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 미친 김영호씨의 잔잔한 감동
사람이 살다가 어려워지면 별 짓거리도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고, 아니면 정신적 스트레스에 별아 별 흉측한 꿈을 꾸게 되는 질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누군들 못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 있으랴만 무장 불황기가 길어지다 보니 인심 또한 사나워지는 것은 아닌가 염려스러워진다.
그런데 군동에 사는 김영호씨의 행보는 그야말로 감동을 뛰어넘어 괴력의 사나이이거나 혹은 마징가제트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의 부지런함 때문이다. 부지런하다는 것은 일체 헛시간이 없다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소 100마리를 키우는 그는 아예 화투나 윷놀이 같은 것은 담을 쌓은 지 오래다. 어쩌다 친구들과 만나 윷한판 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몸은 한시반시도 노는 법이 없다. 그토록 부지런하다보니 자연 살림두량은 늘어나기 마련이고, 그의 자수성가는 뭇청년들의 모범이 될 정도이다.
그의 말을 빌리면 지금 농촌은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고, 결국 일이란 자신이 찾아서 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농촌이라고 해서 못 살 이유가 없는 것은 게으르거나 놀면서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한 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자그마치 2억원이라면 특히 직장생활에 목에 매인 봉급쟁이에겐 천문학적 숫자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만큼 벌어들이기 위해 농기계를 이용, 수많은 논배미와 싸움을 벌이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만큼 기반이 잡혀지면 자연 고된 노동 정도는 하지 않아도 될 것임에는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그 기반이 잡혀지는 속도는 일반인들과는 사뭇 다른 빠른 속도일 것이다.
김영호씨의 철학은 닥치는 대로 일을 한다는 점이다. 일을 무서워하거나 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주변에서 도움을 청하면 자신의 일은 내팽개치고 달려가 해내는 마음씨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구나 군동청년회원으로서 자신의 맡은 바 의무를 성실히 해내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과도 가까이 잘 지내는 흠이 없는 사람이다.
우리는 김영호씨를 통해 이 세상 누구도 원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왜냐하면 열심히 일하면 된다는 사고방식과 그 사고방식이 현실과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김영호씨의 곁에는 닮아가려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사람은 상대방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법. 그의 주변 역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굳이 김영호씨를 말하려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려운 취업문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이나 구조조정으로 인해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귀감이 될 듯해서다. 우리 농촌도 수입개방에 따른 별 볼일 없는 곳이 아니라 희망을 키울 수 있고, 더구나 부자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의 땅임을 말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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