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동면 불우이웃에게 겨울 담요 10벌 전달하기도
남미륵사 창건 37주년 기념식이 11월 30일 관음전에서 신도들과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남미륵사 주지 법흥 스님은 남미륵사 발전에 공이 많은 신도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유정숙, 김정애, 김준, 양연승, 김종숙, 김종순, 고인숙, 이현희, 고의태, 윤미정, 최정자, 이상미, 임성주, 임정님, 이구연, 이종재, 윤정호, 최대승, 오재용, 박재룡 씨 등이다.
남미륵사 법흥 스님은 “37년의 성상을 보내면서 아이들 1300여 명을 도와주고 가르치는데 힘이 되어준 것이 큰 보람으로 남는다”며 “한때 교도소에 있을지라도 그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남자는 100살을 먹어도 어린애 같고, 설령 남자가 딴 짓을 하다가도 여자가 내조를 잘 하면 돌아오는 게 남자이다. 그런데 이혼을 해서 갈 길을 잃은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올해 350여 명이 대학을 스스로 들어갔다는 말도 덧붙였다.
법흥 스님은 “앞으로 바램이 있다면 어려운 사람에게 보시를 하는 일이요, 불사에 있어서는 79m 지장보살상을 세워 백제권이 새로운 기운을 얻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흥 스님은 새로운 시집 ⌜꽃길에 서면 당신이 그립다⌟를 발간해 신도들에게 나눠주었다.
이현희 신도는 법흥 스님이 지은 시 <동백꽃을 그리며>, <강>, <해탈> 세 편을 낭독했다.
'꽃길에 서면 당신이 그립다' 법흥 스님 시집
세계불교 미륵대종 종정인 법흥 큰스님은 1980년 출가한 뒤 고향인 풍동마을에 포교당을 개설하여 전법에 나섰다. 1994년 남미륵사 창건 불사를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도록 오로지 미륵도량의 건설과 불법 홍보에 전념해 오고 있다.
법흥 스님은 이번에 ⌜꽃길에 서면 당신이 그립다⌟ 시집을 발간하였는데, 제1부 나의 기도, 제2부 철쭉 앞에서, 부처님을 그리며로 나뉘어져 있다. 스님께서 걸어온 자신의 얘기로 가득 찬 시집이다.
제1부 나의 기도에서는 스님께서 몸소 새벽마다 기도생활을 해온 내면의 성찰이 잘 나타나 있다.
나의 기도
아직은 샛별조차 아득한 새벽
당신 앞에 서면
불두화 향기가 한 발 먼저 와
당신을 예경합니다.
지난 밤 꼭꼭 감춰 둔 이야기
꺼내려 하면
뒤따라 온 별빛이
두 손 모아 절 올리며
당신 뜻대로 쓰시고
당신 뜻대로 거두소서,
30년 그래왔듯이
내 전부를 바칩니다.
별빛, 내 서원 가로챈 뒤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당신께 던져 버린 내 삶의 나날들
나의 기도는
서원마저 내어 준 빈 손이 되어
그렇게 끝이 납니다.
제2부는 철쭉 앞에서이다. 사실 남미륵사는 철쭉이 수 만 그루 심어져 있다. 봄이면 철쭉의 세계로써 그 화려함이 천지에 가득하다. 스님은 20년 동안 철쭉을 심어 왔고, 앞으로도 경내가 넓어질수록 철쭉을 심을 것이다.
철쭉을 심으며
어른이 된다는 건
외로움에 익숙해지는 과정일진대
나이 먹을수록
또 다른 허전함이 두려워
공허한 웃음만 날리며
떠나는 그대, 보낸다.
모두를 안으리라.
열어두었던 마음의 창
꼭꼭 잠그고 만다.
내일이면 다시 열릴 테지만
오늘 만큼은
온전히 내 것이고 싶다.
알몸뚱이를 내보여도
믿지 않는 사람들
어쩔 수 없이 밀짚모자를 쓰고
꽃밭에 선다.
삽날에 헤쳐지는 그리움의 흔적들
또 한 그루의 철쭉을 심는다.
제3부는 부처님을 그리며이다. 바라밀 찬가, 무량한 마음의 노래, 신 보현행원가로 나뉘어져 있다.
보시의 노래
나란 생각, 너란 생각
일체의 상(相)을 떠나
보시하면, 그 복덕 너무 커 헤아릴 수 없다는
당신의 가르침
오랜 세월 가슴에 묻고
뜻을 찾아 헤맸더니
재물 보시, 법(法) 보시
두려움 없애주는 무외(無畏) 보시조차도
오직 한곳 향하는 길
깨달음을 이름이라.
상(相)을 떠난 보시는
쌀 한 톨도 해탈의 씨앗 되리니
보시하는 마음에 어느 욕심 곁들이리까.
법흥 스님의 자비보시는 유명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자비보시는 1년 내낸 진행되고 있는데, 거금의 장학금, 해년마다 되풀이되는 김장김치 보시. 김장김치 보시는 그 양이 어마어마 하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위로 격려해 주고 있어 어쩌면 지비보시의 화신처럼 느껴진다. 스님은 늘 “나는 옷 한 벌 가질 일이 없다. 어차피 삶이란 아무 것도 갖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있다. 욕심도 없다. 그러므로 나는 많은 중생들을 구제하고 보시하는 것이 소원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실천을 위해 묵묵히 걸어가는 모습이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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