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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2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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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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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도(道)
소설가 송하훈

임상옥은 조선의 거부였다. 조선이 낳은 최대 무역왕이었고 상업의 도를 이룬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죽기 전 전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였는데,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는 유언을 남겼다.

평등하여 물과 같은 재물을 혼자서 다 가지려는 욕심은 언젠가는 반드시 그 재물에 의해 비극을 맞을 거라는 교훈이다.

임상옥이 중국으로 인삼을 팔러 갔다가 겪은 일화이다.

임상옥은 5천근의 인삼을 갖고 중국 연경에 도착하자 약재상들은 모두 인삼가격이 얼마인가에 대해 몹시 궁금해 했다. 개인은 살 수 없었으므로 공시가에 의해 사고팔고 했는데, 약재상들은 임상옥이 인삼 1근당 은자 40냥을 내걸자 입을 딱 벌렸다. 평소 은자 25냥에 거래를 하였고, 품귀현상이 빚어진다 해도 30냥이면 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조선의 인삼은 역관들과 만상들에 의해 소량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가격을 담합할 조직력도, 힘도 없었다. 그러나 임상옥은 조정의 인삼 교역권을 갖고 있었으므로 드디어 중국 상인들과 한 판 겨뤄볼 기회가 왔기 때문에 은자 40냥을 내걸었던 것이다.

그런데 약재상들은 불매동맹을 일으켜 그 누구도 조선의 인삼을 사지 않기로 단합을 했으니 임상옥으로서는 기가 막힐 일이었다. 단 한 근의 인삼도 팔지 못하면 도로 조선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단 한 가지 길이 있다면 종전대로 은자 25냥에 팔 수 밖에 없었는데, 이 때 임상옥은 스승 석숭 스님이 위기 때 읽어보라는 글자 <죽을 >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 뜻을 해석하기가 어려워 때마침 연경에 온 김정희를 만났다.

내가 지금 죽을 지경으로 백척간두에 서 있소이다.”

김정희가 말했다.

백척간두에서 내려올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겠소?”

백척간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다시 한 발짝 나가는 일입니다. 죽음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오직 죽음뿐입니다.”

그제야 임상옥은 머리끝을 섬광처럼 스쳐가는 무엇이 있었다. 임상옥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스승 석숭스님이 써준 <죽을 >를 떠올렸다.

그렇다!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하질 않았던가.

다음 날, 임상옥은 인삼 가격을 알리는 게시판에 새 글자로 갈아치웠다. 인삼 1근당 45냥이라고 밝힌 것이었다. 그러자 중국사람들은 욕을 하며 등을 돌렸지만 임상옥은 태연자약했다.

며칠 뒤, 임상옥은 이제 귀국을 해야 하므로 짐을 꾸리라고 아랫사람에게 일렀다. 그러자 아랫사람들이 5천근의 인삼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임상옥은 덤덤하게 장작을 준비하라 말한 후 다 태워버릴 것을 지시했다.

중국의 연경 상인들은 이러한 임상옥을 거동을 일일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많은 인삼이 하나 둘 불에 태워지고 있질 않는가.

이럴 수가!”

연경 상인들은 엄청난 양의 인삼이 시방 불구덩이 속에서 태워지고 있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이제 저 많은 인삼이 한 줌 재로 변하고 말면 연경에서는 수년간 인삼의 그림자도 볼 수 없을 게 뻔했다.

연경 상인들이 당장 불을 끄라고 아우성을 쳤고, 끝내 45냥 그대로 모두 팔 수 있었다. 이로써 임상옥은 죽고자하면 살 것이라는 <죽을 >의 비밀로 조선 최대의 상인이 될 수 있었다.

임상옥은 자신이 쌓은 재물을 모두 환원하고 표표히 세상을 떠났지만 모든 상인이나 사업가가 임상옥처럼 상도(商道)를 지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니, 상도를 말하기에 앞서 일본의 경제적 침략 앞에 우리 경제를 어떻게 지켜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시급한 실정이 아닌가 싶다.

임상옥이 죽을 각오의 마음이 없었다면 연경 상인들의 농간에 놀아나 알거지가 되었을 것이다. 임상옥의 지혜와 고도의 책략이 아니었으면 돈을 벌기는커녕 남 좋은 일만 하는 바보멍청이가 되었을 것이다.

모든 경제가 어려운 이때 임상옥과 같은 비장한 마음을 가졌을 때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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