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새책소식
꿈농사꾼 김용복의 처음과 나중
흙농사 사람농사 그리고 사랑농사
오는 20일 신라호텔에서 열리게 되는 <새로운 100년을 향한 감사와 비전 한마당>- 월정 김용복 회장의 은퇴식에 때를 맞추어 발간된 책이다.
저자인 김용복 회장은 올해로 77세, 지나온 7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겠다는 마음으로 일곱 번째 (자서전 3권, 문집 3권) 문집을 회고록이란 명분으로 출판한 것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어쩌면 조용히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이 더 아름다운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러나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아오는 동안 지나온 내 삶과 머리 속에 간직했던 생각들을 진솔하게 정리해 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용기를 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제7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제1장에서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제2장에서는 사랑하는 이에게, 제3장에서는 살며 생각하며, 제4장에서는 축하합니다, 제5장에서는 잊을 수 없는 순간들, 제6장에서는 감사합니다, 제7장에서는 밖에서 본 김용복, 이다. 그래서 저자의 삶의 족적이 그대로 담겨있는 책으로 가족사는 물론 지인들과의 추억, 저자의 활동 등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나는 농자임을 자부하는 사람이다>에서는 많은 뜻있는 실력자들이 이미 각종 문화재단을 설립하여 훌륭한 공로자들을 발굴, 포상하고 있으나 대부분 높은 지위나 고급 공직자들에게 포상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나는 재산 규모도 작을 뿐 아니라 이미 성공한 사람보다는 소외계층 또는 하위계층 중에서 작으나마 농촌, 사회, 국가에 애국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발굴하여 격려해주고 지원해 주어 나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다 많이 확대되도록 앞장서는 문화재단을 설립하고자 했다고 속내를 밝히고 있다. 그래서 농촌에 뿌리를 두고 살기를 원하고 농자(農者)임을 자부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하면서 문화재단 명칭도 ‘한사랑문화재단.이라고 정했다는 것이다.
이 책 내용은 김용복 회장의 찬란했던 성공담도 있지만 <가장 슬펐던 일들>을 통해 쌀 한가마니가 없어 총살당한 영복 형님의 죽음이나, 축하객 없는 전교 수석 졸업식, 월사금 없어 중학교 2학년 중퇴 등의 아픔과 슬픔도 적나라하게 기록해 놓았다. 회고록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 뭉클한 대목을 만날 때마다 콧등이 아려오기도 한다.
도서출판 <다지리>에서 펴냈고 비매품이다.
새책
가장 먼저 읽고 싶은
어린이 난중일기
어려운 난중일기 쉽게 풀어 쓴 김옥애 중견 동화작가
어렸을 때 누구를 가장 존경하느냐고 물으면 이순신 장군, 하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학교마다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서 있고, 장군의 전설 같은 얘기를 들으며 자라나는 어린이들로서는 당연한 답변일 터이다.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김옥애 동화작가가 어린이 난중일기를 펴냈다. 저자는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던 날, 친구로부터 메일을 받았는데, 편지 제목이 ‘415년 만에 재현된 학익진’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내용에 경남 통영 한산도 앞바다의 사진들이 이어져 나왔다며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에서 일본군을 공격했던 모습을 상상해서 다시 보여주는 장면들 때문에 커다란 격려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중일기>를 잘 써낼 것 같은 예감까지 들었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은 적과 싸우기도 잘했지만 글쓰기도 좋아해서 전쟁터임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자기의 일기를 써왔다며 어린이 여러분도 날마다 일기를 잘 쓰고 있느냐고 묻는 김옥애 작가는, <난중일기>는 조선 시대의 일기라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읽기가 어려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을 가장 정직하게 담아내는 것이 일기라며 <난중일기>를 읽는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의 진실한 모습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어린이 난중일기>는 문장이 편하고 쉬워서 초등학교 3-4학년이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1-6학년까지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초등학생 수준에 맞춰져 있다. 또한 <병사: 조선 시대 군인의 직책 중 하나, 아전: 조선 시대 하급 공무원, 선창: 배를 대고 부리는 곳, 수령: 고을의 우두머리, 지금의 군수> 등 어려운 낱말을 풀어쓰기도 하고 도움말도 적어놓아서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쉽게 난중일기가 무엇인지 이해되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한국화를 전공한 원유일씨가 크게 그림을 그려서 당시 이순신 장군이 겪었던 일상과 전쟁의 참화를 손에 잡힐 듯 상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김옥애 동화작가는 197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래 많은 동화 책을 낸 바 있으며 전남문학상, 광주예술문화상,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았고,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읽고 싶은 어린이 시리즈를 낸 홍지에서 출판되었고 가격은 8,500원이다.
새책
전남도립대학 최한선 교수의
사랑 그리고 남도
- 그의 사랑에 대한 변주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모란촌>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최한선 시인이 <사랑 그리고 남도>를 펴냈다. 희망의 씨앗을 바지런히 키우며 이제는 제법 삶의 무게 견디며 못갖춘마디일망정 노래를 하고 싶었다는 게 저자의 마음에서였다.
잘 익은 우정으로 일상을 엮고, 넣어 둔 뒷골목 풍경들 하나씩 꺼내들면 애환의 반주가 시간을 낳아, 알 수 없는 남은 거리가 석양 속에 묻힌다며 저자는 속살거리고 있다. 고향의 어머니, 그 영원한 화두가 어찌 나만의 시발이겠는가마는 난 유독 원형의 섬유질이 많은 촌사람이란 생각으로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며 그 밭을 갈고 싶다는 게 저자의 심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탯자리 묻은 고향, 훈훈한 가족들, 그리고 잘 익고 삭은 친구들 이 세상 그 무엇이 이 보다 더 귀한 희망의 샘물이겠는가, 하고 반문하면서 퍼내고 퍼낼수록 맑고 시원한 저 자궁수같은 시질을 하고 싶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사랑1
이제는 그만고만/ 웃자란 것들에 묻힌/ 고향 뒷산 검푸른 솔/ 굵은 비늘 단출한 식솔은/ 한 세월 읽으라는데/ 머리 위의 실구름 가족/ 저리 여태 한량이고// 타고서 넘으라는 듯/ 오목조목 논둑길 같은/ 곱게 굽은 허리춤/ 넉넉한 가지들의 무성한/ 그림자는 한여름 달구는데/ 날로 가까워지는 대지의/ 숨결은 엄니처럼 살가웁고// 껍데기 벗어버린/ 무량하게 가벼운 몸뚱이/ 세상의 향신료에/ 헤무르지 말자고/ 에두른 마음 일망정/ 물 따라 산 따라/ 낮아지며 또 돌아가며
저자는 이러한 사랑의 노래를 120편이나 노래하였고, 그래서 그의 창작이 새삼스레 돋보이기도 한다.
경기대 국문과 이지협 교수는 “최한선 시인의 작품에는 원형으로의 회귀가 있고, 올올한 풍자정신이 있으며 차오르는 서정이 있다”고 평했다. 최 한선 시인은 한국예총 광주시 부회장, 계간 <열린시학> 수석부회장으로 있다. 펴낸 곳은 태학사이고 책값은 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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