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33회)
신전면 삼인리
이광열 이장(53세)
“오순도순 산골 마을은 모두가 화목한 이웃사촌들”
삼인마을은 우측으로는 주작산, 좌측으로는 덕룡산의 웅장한 봉우리들이 뒤를 에워싸고 있다. 수양천을 따라 길게 촌락을 이루면서 펼쳐진 넓은 들판은 봉양마을과 수양마을과 연접되어 이어져 있다. 신전면 소재지를 못 미쳐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우람한 주작산의 자태와 덕룡산 자락이 울타리가 된 것처럼 웅장하다. 삼인마을의 지명은 마을 뒷산에 있던 왕골이라는 골짜기의 서당에서 유래하고 있다. 서당 훈장은 늘 말하기를 ‘제자들 중 어진사람 셋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였는데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 뒤 제자들과 마을 사람들이 훈장처럼 검소하고 소박하면 꼭 이루어지리라는 뜻에서 마을 이름을 三仁이라고 했다고 전한다. 지금도 왕골에는 서당터가 남아 있다. 주작산 아래 자리하고 있는 삼인마을은 온기가 돌고 생기가 솟아나는 마을로 옛말에 ‘선박골’이라 부르기도 했다. 선박골이란, 봉양마을과 삼인마을의 중간쯤으로 마을 앞 들녘을 가리키는데, 일부에서는 인삼을 재배했던 곳이라 하여 삼밭골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나 주변 지명과 연계하여 선박골이라 칭했다는 설도 있다. 또한, 논이 그만큼 기름져서 생산되는 쌀은 밥맛이 다르다 하여 선박골이라 칭했다고도 하는데, 아주 먼 옛날 이곳이 간척지였기 때문에 간척지쌀이 그만큼 질이 좋다는 뜻에서 연유되었다고도 한다. ‘선박골 내리 쌀은 하다못해 죽은 송장이라도 무게가 다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의 들녘은 기름진 땅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주작산 아래까지 바닷물이 들어왔기 때문에 높은 지역인 동산에 처음 터를 잡았던 곳이라고 추정되는 삼인마을은 조선시대 후기에 집중적으로 간척지가 막아지면서 인구가 늘어났다. 그래서 한때는 31가호에 200여명이 살기도 했지만 농업의 위축으로 인구가 점점 줄어 작은 마을이 되고 말았다. 이광열 이장은 삼인마을에서 2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20가호에 50여명의 적은 인구지만 40~50대 젊은 층이 50%로 60대 이상과 반반을 이루고 있는 활동적인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마을은 복합영농을 하고 있다고 봐야지요. 주로는 논농사이고 고추, 마늘 등 밭농사와 축사를 임승식씨와, 박영근씨가 크게 하고 있습니다. 느타리 버섯 재배도 작목반을 구성해서 했었는데, 올해도 가을쯤에 할 예정입니다. 주민이 많지 않아서 서로 이웃사촌처럼 살아간다고 봐야지요. 산골마을이라 모두들 순박한 편입니다.”라고 말한다. 농번기가 되어 엄청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는 이이장은 고추7000주를 작업하기 위해 당일도 인부를 10명을 샀기 때문에 마음도 몸도 무척 바쁘단다. 가족으로는 부인 윤인숙(51)씨와 논농사 6000평 정도를 하며 딸셋 동비(25), 지혜(23), 지은(20)을 둔 딸부자이기도 하다. 마을 뒷산 주작산은 바위산으로 이루어져 여러 바위모양들이 있지만, 할미바위라 불리는 전설의 바위가 하나 있다. 등이 굽은 할머니가 보따리를 이고 걸어가는 모양이라 ‘할미바위’라고 불린다는데, 옛날부터 삼인마을 동남쪽에 있던 장동(壯洞)마을이 폐촌되고 말 것이라는 말이 전해 내려왔다. 그런데 어느 시기에 정말로 장동마을이 폐촌이 되어 그곳 주민들이 모두 봉양마을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그 뒤 할미바위가 복을 몽땅 짊어지고 떠났기 때문이라고 말해왔다고 한다. 마을의 조직은 개발위원회와, 부녀회, 노인회가 있으며 매년 부녀회 주최로 봄나들이를 가고 있다. 이이장은 “이장으로서 마을 심부름하는 일과 회관 주변과 마을을 깨끗이 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주작산과 덕룡산을 병풍으로 하고 있는 마을로서 등산객들이 자주 목격하게 된다는 삼인마을은 작은 마을이지만 반듯반듯한 집들과 뒷동산 전경이 매우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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