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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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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시인
초가을 산에서 읊조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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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다란 상봉에서 정관하니
하늘도 산도 물도 광활한 들녘도
가을색이 충만하다.
청량한 하늘에 흰 구름과
가을이 펼치는 유유(悠悠)함과 서정이
심연 깊이에 흥이 한껏 솟는다.
가을이 쓸쓸하고 처량하다고
시간의 순환과 변화를 감수하는
의지가 남아 있는가?
무의식적으로 자문 하는데
소슬바람이 싸늘하게 불어와서
남은 주기(酒氣)를 빼앗나니
해질녘이라 으슬으슬해지는데
산짐승소리 또렷이 들려오고
뉘엿뉘엿 석양은 오히려 나를 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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