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43)
칠량면 신암마을
강신관이장(63)
“농사 잘 되도록 돕는게 마을일 중 가장 ‘으뜸’ ”
신암마을은 칠량면소재지에서 지방도 837호선을 따라 관산쪽으로 0.7㎞를 가면 도로 우측으로 마을 진입로가 보인다. 신암마을은 크게 두 개의 촌락으로 나뉘는데 진입로 우측에 응암리가 있고 좌측에 신덕리가 있다. 응암리는 일명 매바위산(응암산) 이라 불리는 산 아래 형성된 촌락이며 신덕리는 평야지역에 형성된 촌락이다. 응암산을 제외하면 3면이 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경지정리가 잘되어 있어 농경에 별 어려움이 없는 마을이기도 하다. 응암리는 1894년 동학운동이 있기 전까지는 2~3호 정도에 불과하여 인접마을인 고현마을에 속했으며, 동학운동군이 진압되고 1910년 한일합방이 있기 이전에 이 지역을 휩쓴 대홍수로 폐촌이 되었다.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응암과 신덕이 합쳐져 현재의 신암마을이 되었다. 신암마을은 강진~마량간 구길이 통과하는 길목이어서 시장이 있었고 크게 번성한 마을이었다. 그러나 길이 바뀌고 시장도 옮겨감에 따라 평범한 농촌으로 변했다. 강신관이장은 신암마을에서 부인 윤윤자(61)씨와 16,000평의 농사를 지으며 4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2남2녀 강석, 강민영, 현아, 두선씨를 두었으며, 큰 아들 강석씨는 미국 캘리포니아 시청에 근무하고 있다. 그래서 겨울이면 혼자 3개월을 있게 된단다. 왜냐하면 부인이 큰아들 집에 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강이장은 “우리마을은 100여 년 전 동학 때 피난 온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마을이 생겼어요. 그때 당시 3족이 멸하다시피 하니까 가족들을 정착시키고, 나중 이주자들이 더 생기면서 동네가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28가호에 5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30대 이상이 80%가량일정도로 고령화가 되었다. 소득원은 논농사 위주이며 밭이 없는 까닭에 마을사람들은 논둑을 이용해 콩, 깨 등의 작물을 심고 있다. 마을 뒷산이 매의 형국으로 마을에는 매와 관련된 7개의 바위가 있었는데, 이를 칠석바위라 불러왔다. 그러나 7개의 바위인 매의 입, 매의 발, 발톱, 무릅, 가슴, 목, 먹이 중에서 매의 발과 매의 먹이가 경지정리로 사라졌다. 강이장은 “동학진압을 피해 왔던 진주강씨 집안은 당시 칠량에서 제일가는 부자였어요. 70대에는 마을 전기도 끌어다 놓아주기도 했지요. 현재 의학박사가 8명이나 배출된 집안입니다.” 라며 “회관 지을 때 등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있으며, 신암마을 출신 출향인들은 특별한 행사 등에 연락하면 언제든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이장은 “뒷산에 만덕사라는 절이 있었다는데, 만덕사에 있는 유물이 백련사로 옮겨갔다는 설도 있어요. 응암샘이라는 샘이 있었는데, 그 샘물을 떠다 부으면 자기네 우물이 절대 마르지 않는다고 해서 우물물을 몰래 떠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다들 알고 있는 일입니다.”라며 마을에서 구전 되어오는 이야기 등을 상세하게 들려준다. 그 응암샘 바로 위에 참빗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이 나무의 수령을 강이장은 600여년이라고 말한다. 시절나무라고도 불리는 이 참빛나무는 응암 앞 만덕들에 있었다가 만덕사 스님이 풍,흉년을 가리기 위해 심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주변마을 어르신들까지도 많이 찾아오기도 하는 이 참빛나무는 벌레가 많으면 그해 봄 잎이 무성하면 풍년이 들고 벌레가 많으면 흉년이 든다고들 말하고 있다. 강이장은 “금년에도 시절나무를 봤는데, 나무상태가 수시로 변한다.”며 “계속 지켜보지만 풍년이 들것으로 예측합니다. 지난 가뭄에도 물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것을 이 나무를 보고 서로 얘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라며 벌써 풍년을 맞은 듯한 웃음을 짓는다. 강이장은 신암마을은 경지정리가 잘되어 있지만 불편한 점 이 한 가지 있다고 귀뜸한다. 마을에 있는 다리가 농자재차가 들어서지 못할 만큼 좁다는 것이다. 농업이 주 소득인 마을인 만큼 매우 불편한 사항이다. 마을 이장으로서 하천공사나 농업용수로 공사 등을 통해 논농사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자신의 일이라 생각한다는 강이장은 힘든 농사지만 농기계를 다 갖추고 있어서 옛날보다는 쉽다면서 부지런히 주변 청소를 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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