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양조장 김견식 사장이 6월 14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 김견식 사장은 산림추모관 강진1분향실(1층)에 모신 후 18일 발인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병영양조장 김견식 사장
병영양조장 김견식 사장은 1938년 7월 20일 장흥군 부산면 내안리에서 태어 났다.
1957년 병영양조장 근무를 시작으로 1991년 병영양조장을 인수하여 2013년까지 57년 이상의 전통을 지켜오며 우수한 재료와 엄격한 제조공정을 통해 일반증류주(사또주)를 비롯한 막걸리, 동동주 등 전통주를 생산해 왔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제조방법에 현대적 제조공정을 도입함으로써 단점은 최소화시키고 전통의 맛은 살리고자 끊임없는 연구개발울 위해 힘써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제품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전국 및 전라남도에서 개최되는 품평회에서 다수 수상했으며 강진군 명인(강진 명인 육성 조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전남도의 ‘자랑스러운 전남인’을 수상했고 2012년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자랑스러운 전남인’ 수상은 1년에 130여 톤의 우리 쌀을 소비함으로써 지역농가 소득 증대에 앞장섰으며 이러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병영설성사또주’는 조선시대 강진 병마절도사들이 즐겨 마시던 전통주를 병영양조장에서 현대기술을 가미해 강진을 대표하는 명주로 탄생시킨 것으로 장기간 숙성과정을 거쳐 향취가 은은하고 40도의 고도주임에도 목 넘김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사또주는 기존에는 특별한 이름 없이 병영소주라는 이름으로 항아리에 담아서 전남지역에 주로 판매하였으나, 1970년대 술 제조 시 쌀 이용 금지라는 정부의 양곡정책에 의해 생산이 중단되었다가 2004년 일반증류주 제조면허를 취득하여 ‘병영설성사또주’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생산, 판매해 오고 있다.
증류식 전통주인 사또주는 흔한 희석식 소주가 아니고 전통방식으로 쌀을 발효시켜 각종 한약과 청정자연의 재료들을 첨가하여 만든 술로서 특히 오디가 첨가되어 양주에 비해 부드럽고 향이 깊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도수는 40도로 높은 편이지만 목 넘김이 부드럽고 다음 날 숙취가 없는데, 이는 우리 쌀 100%를 깊은 땅속의 지하수에 3주 이상 발효된 후 증류를 하는 오랜 숙성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기존 증기냉각 방식은 잡냄새가 나는 것에 비해 사또주는 감압증류방식을 통한 제조법으로 잡냄새를 제거해 애호가들과 신세대 입맛에 쏙 들며 특히 유럽 브랜디 애호가들의 기호에 딱 맞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와 같이 우수한 재료와 50여년 간의 장인정신으로 빚어지는 사또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2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일반증류주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2012년도 남도 전통술 품평회 일반증류주부문 우수상, 2013년 2월 남도 전통술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심사를 할 때는 6명 정도의 주류 전문가가 우리 농산물 사용 여부와 맛, 색상, 향, 후미 등 종합적인 심사과정을 거쳐 일반증류주 부문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최고의 명주로 선정되었다.
병영양조장에서는 증류주를 비롯하여 국내 햅쌀만을 사용하여 설성막걸리와 설성동동주를 생산해왔고, 이는 청와대 공식 만찬주로 사용되었다. 2010년 월드컵 16강 기원 대표 막걸리 선정, 제1회 남도 전통명주 선발대회 우수상, 2010년 전라남도 대표 막걸리 선발대회 장려상, 제2회 남도 전통술 품평회 3관왕(생막걸리, 살균막걸리, 증류식소주) 등을 수상함으로써 병영양조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조장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과거 병영상인으로부터 이어져 온 3대에 걸친 김견식 사장의 전통주 제조는 우리나라 전통음식의 계승 발전과 더불어 조선시대 개성상인과 함께 대표적인 보부상인 병영상인의 경영정신을 함께 계승하는 가치였다.
병영양조가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대표 술이 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깨끗한 물과 지역에서 재배되는 친환경 쌀, 오디, 복분자 등 좋은 재료만을 엄선해 술을 제조하고 있으며, 숙성과정 중에 오디나 복분자를 검출하여 천연의 향과 자연의 색을 갖추는 등 우리 전통주의 고급화에 힘써 왔다.
김견식 사장은 국내산 햅쌀과 수인산 맑은 물을 사용하여 고품질의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효모의 활성을 조절하고 외부 공기가 들어가는 것을 막는 발효제어기술을 적용해 10도 이하 냉장상태에서 30일 이상 저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 생막걸리 제품의 유통기한을 3배가량 연장시킬 수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량생산을 위해 낮은 원가의 수입쌀이나 정부미를 사용한 저품질의 막걸리가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유통기한이 냉장상태에서 길어야 10일 정도로 저장성이 낮은 점 등은 막걸리의 수출 및 세계화에 있어 큰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고품질의 막걸리 생산과 저장성의 증가로 병영양조장은 2008년 최초 일본 수출을 시작으로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도록 도수와 용량을 조절함으로써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현재 연간 약 1억원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판매 대행업체와의 MOU 체결을 통해 일본 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막걸리 고유의 특성을 고려해서 직접 냉각방식으로 온도 관리의 중요성과 편의성, 위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냉디스펜서(VEST COOLER)를 일본 전역에 공급 설치했다. 이를 통해 생산·유통·판매 관리를 일원화함으로써 온도변화와 시간의 경과에 수반되는 생막걸리 맛의 변화를 최소화하고, 발효식품의 고유한 맛을 장기간 보존하여 위생적인 관리에 의한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일본 내 막걸리 수요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병영양조장의 김견식 사장은 병영설성사또주를 비롯하여 설성막걸리와 설성동동주 등을 지역 대표의 전통식품에서 세계를 겨냥하는 우리나라 대표주로 그 이름을 날리고 있으며, 고품질과 저장성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노력함으로써 우리 전통주의 세계화를 위해 한걸음 다가가고 있다.
이와 같이 병영양조장이 발전을 거듭하기까지는 50여년 이상의 역사가 있었다. 1864년 출생하여 1913년에 사망한 박기현씨는 밀양박씨 사문진사공 30세손으로 조카 박윤원에게 제조법을 전수했다. 이 내용은 강재 선생의 ‘강재일사(강재 박기현 선생이 28세인 1891년부터 40세인 1903년까지 13년 동안 써온 일기를 수록한 글로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06호로 지정됨)’에 기록되어 있다. 1883년생인 박윤원은 1908년생인 김남식에게 제조법을 전수했다. 김남식은 해방직후 병영양조장을 설립한 사람으로 집안동생 김견식에게 제조법을 전수했다. 김견식 사장이 1957년 18세의 나이에 친척 형님인 김남식씨가 병영에서 큰 주조장을 한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병영양조장에서 전통주 제조법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일을 배우던 중 1959년 12월 군 입대를 하게 되어 3년 후인 1962년 9월 바로 주조장에 입사함으로써 지금까지 50여년 이상 전통주를 제조해 왔다.
김견식 사장의 전통주 제조는 여러 언론기관에서 경쟁하듯 취재되었다. 목포 MBC 뉴스데스크, KBS2 생방송 ‘병영으로 추억 나들이 가보랑께’를 시작으로 2008년에는 조선일보 「술 빚기 50년 외길 전통주 명가로」, 2009년에는 동아일보, 2010년 한겨레신문, 2010년에는 시사매거진, 그 밖에 전남일보, 광남일보 등 지역신문에도 대서특필되었다.
김견식 사장은 향년 86세로 2023년 6월 14일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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