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온 길 윤재준 (주)선도소프트 사장 회고록 (27회)
1지리정보 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을 만나다
시스템즈 콘트롤사는 에너지 관련 컨설팅 회사이므로 전력 및 도시가스와 관련된 일을 많이 했다. 그 고객 중 하나가 가까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PG & E(Pacific Gas and Electric Company)다. PG & E 는 전기와 가스를 공급하는 회사로 캘리포니아 북구 절반을 고객권역으로 차지하고 있다. 어느 프로젝트를 하면서 우연히 지도를 사용해서 전기 배전 설비를 조사 관리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80년대 초기였으므로 워크스테션는 출현하기 전이고 PC가 막 나오기 시작한 시기였으므로 이러한 용도로는 기능이 미달 이였다. 그러므로 컴퓨터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메인프레임 컴퓨터 그래픽용 전용 모니터(monitor)가 필요했다. 이렇게 전기 서설물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AM/FM(Automated Mapping and Facilities Management) 이라고 불렀다. 지금처럼 GIS 란 용어를 사용하기 전 이였다. 그 당시 GIS는 AM/FM 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능도 단순했고 주로 시설물 관리에만 사용 되었다.
지금은 GIS가 국가행정관리 계획에 사용되는 핵심 컴퓨터 기술로서 발전하고있다. 앞으로 모든 지자체 및 공공기관은 GIS 를 구축해서 업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GIS 를 국가정보인프라(NII: National Information Infrastructure)의 핵심 기술이라고 한다. 80년대 초기에 시설물 관리에만 사용되던 것과 달리 지금은 전기, 상하수도, 통신, 도시가스, 석유, 광 케이블 등 시설물관리 외에 도시화, 도시건설, 자원고갈, 에너지절감, 재난재해, 공중보건, 생활의 편의성, 환경개선, 생태보존 및 국가안보 등 지구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핵심기술과 GIS 산업은 앞으로 계속 발전하는 성장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외에도 금융, 보험, 물류 및 고객관리 등 다 방면에 이용되고 있다.
내가 샌프란시스코 PG & E 에서 AM/FM 시스템을 접하는 순간 미래사업 아이템으로 이것이구나 라고 생각 했으며 언젠가는 이것을 사용해서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묻어 두었다.
1오토캐드(AutoCAD)를 찾아 내다
오토캐드는 범용 CAD 소프트웨어로 건축 토목 기계 설계 도구로 거의 세계표준화가 된것 처럼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내가 처음 AutoCAD를 찾아낼 때는 AutoCAD 개발회사인 AutoDesk는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브리지 건너편 조그마한 소살리토(Sausalito) 마을에 있는 창고에서 18명이 개발하고 있었다. 미국생활에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한 나는 옛날에 가졌던 사업에의 꿈을 다시 되살리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10년 이상 살았지만 영어에 부담을 느끼고 미국 사회의 주류에 올라타지 못한 나는 모아 논 돈도 없이 늙으면 어떻게 되나 하고 불안했다. 미래에 대한 걱정도 걱정이지만 무엇인가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하자고 마음 먹었다. 무엇을 가지고 어디서 사업을 할까 궁리 했다. 사업 아이템은 컴퓨터와 내가 전공했던 기계공학을 활용하는 것을 생각했다. 이 두 가지를 접목할 수 있다면 내 전공도 살리고 미래 지향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계공학과 컴퓨터 활용을 접목시키니 기계나 설비 등을 컴퓨터로 설계하는 CAD/CAM 이 도출 되었다. 1983년에는 CAD 기술 현황을 조사 했다. AutoDesk는 AutoCAD의 초기버전 개발을 끝내고 약 3000 카피 정도를 시험용으로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 내 놓은 상태였다. AutoCAD 외에 VersaCAD가 있었으나 나는 AutoCAD를 선택했다. AutoCAD는 지금 세계 제 1위 CAD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었으나 VersaCAD는 10년 뒤에 시장에서 사라졌다. 나는 AutoCAD 개발회사인 AutoDesk를 찾아갔다. 그래서 한국 시장에 대한 판매권(Distributorship)를 달라고 했더니 바로 승낙을 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CAD가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며 판권을 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으니 AutoDesk로서는 빨리 CAD를 여기저기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렇게 해서 내가 AutoCAD 첫 판매권을 갖는 자가 되었다. 그리고 AutoCAD는 세계에서 미국, 캐나다 다음 3번째로 한국에 소개 되었다. 이것은 유럽보다 빨랐으며 일본에 비해 5년이 빠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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