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58회)
마량면 연동마을 김원진(52)이장
1500톤 케냐 원양어선 타고 세계 견문을 넓인 이장님
마량면에서는 제일 큰 마을인 연동마을. 마을이 이루어진 연대는 약 100년으로 보고 있다. 두루봉과 봉대산 사이에 옛 만호가 기우제를 지내던 당터가 있는데 금산당이라 불린다. 마을 주변의 논밭을 주로 마량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농사의 편리성 때문에 이거하여 살게 되었고, 초기에는 원포마을에 소속되었으나, 원포로 가는 길목이라는 뜻의 ‘담개목’이라 부르기도 했다. 해방을 전후하여 ‘월치’라 부르다가 마을 앞 저수지가 생겨 연꽃과 관련하여 연동이라 부르게 되었다. 동으로는 원포마을, 서로는 신마마을, 북으로는 봉대산과 그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겨울에도 매우 따뜻한 마을이며 건너편으로는 간척지가 기름진 옥토를 이루고 있다. 마을 뒷동산에 올라서 내려다보면 완도군 고금도와 약산도가 바다 가운데에서 우뚝 솟아 태평양으로부터 불어오는 거센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고 있다. 김원진(52)이장은 연동마을 태생이며 만4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김이장은 군 제대 후 원양어선을 8년가량 타다가 마량 철부선을 6년간 탔고, 농사를 지어오던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부인 유순이(50)씨와 함께 농사를 이어오면서 1남1녀(태호25, 형신22)를 두었다. 지금은 논농사 20마지기와 한우10두를 키운다. 마량항구가 가까운 이유로 예전에는 인근 사람들이 원양어선에 많이 종사했으나, 지금은 옛이야기가 되었다. 마을의 주 소득원은 논농사와 축산업이고, 60대 이하 부녀자들은 마량농공단지에 있는 미역공장에 다니면서 수입을 올린다. 연동마을에서 키우는 전체 마리수는 500마리가량으로 마량에서는 제일 많은 축산농가가 있는 곳이다. 김이장은 지금 축산 농가는 할만하다고 말한다. “kg당 만원 하니까요 600kg이면 600만원이죠. 500kg이상 나갈 때 출하를 하게 되니까, 괜찮은 금액이죠. 소 이력제를 시작한 뒤 소 키우는 일이 돈벌이는 됩니다.”라고 말했다. 연동마을은 옛날에도 부자마을에 속했다지만 지금도 좋은 소득을 올리는 마을이다. 그 또 한 가지가 부녀자들이 1년 내내 마량농공단지를 다니면서 소득을 보태는 일이다. 젊은 한때 기관사를 했던 김이장은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세상구경을 많이 했던 것이 삶에 큰 경험이었다면서 케냐에서 있었던 일화를 들려주었다. 케냐에서 혼자 돌아다니다가는 혼줄 나는 일을 당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케냐는 옷이 귀해서 옷을 팔라고 따라다니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한번은 아 다니는 케냐사람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모두 벗어 팔고는 팬티 차림으로 배로 돌아왔다는 거였다. 당시에는 주낙으로 고기를 낚았지만 지금은 그물로 잡는 것이 다르다면서 1500톤짜리 원양어선 배를 타고 나가면 24개월은 바다위에서 생활하였다고 했다. 그때 번 돈으로 동생들을 대학원까지 가르쳤다는 김이장이다. 그때처럼 젊다면 다시한번 원양어선을 타겠다면서 웃는 김이장이다. 연동마을은 옛날에는 마량에서 가장 큰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63가호에 120명 정도 살며, 농사짓는 사람으로는 김이장이 가장 젊은 층으로 고령화 되었다. 또한 면 공무원과 농협직원, 교사 등 공무원이도 4가구 정도 거주하고 있다. 마을 앞 동산위에 세워진 정각을 바라보면 한번쯤 올라가고 싶어진다. 그 둔덕 위로 약간 올라서면 마량 앞바다가 훤히 보인다. 2007년 참살기 좋은 마을로 선정된 연동마을은 군 보조와 마을 자부담으로 도로 주변 화단을 깨끗이 가꾸었으며, 말끔하게 정돈된 승강장과 회관 앞으로는 잔디를 깔았고 회관 앞에 또 하나의 정각을 세워 도로를 지나는 사람은 한번쯤 쉬었다 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도로주변 가로수는 전 마량면장인 최형택면장님이 후박나무 40그루를 심을 수 있게 해주었다며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회관 옆에 지은 다목적 창고는 마을의 행사시 요긴하게 쓰이고 있는데, 향우들이 1년에 2회 모임의 장소로 사용하기도 하며, 노인잔치 등을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이용된다. 연동마을 출신들 중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아서 마을에 십시일반 금일봉을 전해 주고 있다. 마량면 농민회장을 맡고 있는 김이장은 나락값좀 올려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인다. “우리마을에도 논농사 60~70마지기 정도 짓는 사람들도 있어요. 농사가 많은 사람은 그나마 조금 낫겠지만, 소농가들은 참 힘듭니다. 기계값 갚고 나면 빈손이지요. 노인들만 늘어나고 점점 힘들어지는 농촌입니다.” (이현숙 기자)
 |
| |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