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양 칼럼 2)
한번 살다가는 소중한 우리 인생(人生)
(수필가 이형문)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로 이 세상에 왔습니다. 요즘 현대의학이 발달하여 백 살까지 거뜬히 살 수 있다지만 그래도 천세, 만세 영원한 삶을 누릴 수는 없습니다. 옛날 진시황이 오래 살겠다고 백사(白蛇)를 삶아 먹고, 시황제로까지 이름을 바꿔도 50줄에 그냥 갔고, 시황제보다 더 편하게 산삼까지 먹고 독재하며 살다 간 김일성도, 지금쯤 천당에 있는지? 아니면, 불지옥 가마솥에서 달궈지고 있는지? 추측일 뿐 보고 온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언젠가는 우리 인간은 누구나 훌훌 다 털고 떠나야 합니다. 죽고 사는 것은 나이의 선후가 따로 없습니다. 그처럼, 알고 보면 우리 인생길이 허무하고 덧없이 잠깐 쉬었다가는 구름 같은 짧은 삶입니다. 사는 동안 자신의 건강을 챙길 수밖에 없습니다.
살아있으니 그 얼마나 아까운 인생살이이며 값지고 소중한 몸 입니까? 그러면 참으로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길일까요? 라고 물으면 사는 동안 사람답게 사는 것이지요. 남을 욕하고, 미워하며, 원망하다 보면, 밤잠을 못자고, 밥을 먹어도 소화가 안됩니다. 그래서 그것이 병(病)이 되는 길입니다. 남을 용서하는 데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그냥 용서하고, 털어버리는 길 뿐입니다. 헌데 그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수양이 곁들여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있는 것도 어차피 꿈속 같은데 그저 집착하고 살아가는 것뿐이겠지요. 사람마다에는 누구에게나 양심(良心)이란 쓸개가 있어 맛을 보고, 좌우 이정표로 갈릴 뿐입니다. 세상을 불평불만으로만 바라보면, 온통 나쁘게만 보입니다. 그만치 마음 씀씀이가 중요합니다. 인간은 가능의 존재입니다. 내가 마음먹은 곳으로 자신의 뇌(惱)를 어떤 메시지로 순간을 리드하여 정신을 공급해 주느냐에 따라 그 전달 방향이 바꿔지고, 달라지는 인생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령,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형제는 하늘을 나는 꿈을 자주 꾸면서 생시에도 자기 집 지붕위에 올라가 실지 아래로 뛰어내려 다리가 부러지기도 했지만, 기어이 그 꿈을 이뤘습니다. 누구나 사람은 처음 무모하리 만치 엉뚱한 생각의 발상이지만, 내가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음을 버리지 않고 자신과의 싸움인 신념(信念)을 올바른 방향으로 똬리를 틀 때가 중요합니다. 그것은 사소한 평상시의 생각이나 말이 현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살아온 날들이 마치 곡예사들처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같은 위기의 연속이듯 한숨이 절로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속고 사는 세상이라지 않습니까. 중국의 한(漢)나라 때 서문행(西 門行)이란 곳에 쓴 시(詩) 한 구절을 인용해 보면, 인생불만백 상회천세우(人生不滿百 常懷千歲憂)라 사람이 백년을 채워 살지도 못하면서 늘 천년어치의 근심을 품고 산다는 뜻입니다. 그처럼 세상살이는 누구나 근심 걱정을 품고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대궐 같은 집을 짓고 비단 금침에 오만 호사스런 짓을 하고 살아가는 것 같아도, 안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근심걱정, 증오, 욕심과 다툼, 신체적 불구의 결함 등 등 으로 뭔가를 충족치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욕심 없이 살아가는 서민생활에는 서로가 격이 없이 툽툽한 막걸리에 삼겹살 구워놓고, 소주잔에 오순도순 주고받으며 웃고 즐길 수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거리에 나갈 때 소형 마티즈 몰고, 때로는 대중교통이나 전철을 타고 가도 목적지는 다 갈수 있습니다. 돈이 많아 죽으면 호화 묘지에 꾸며 눕는 사람이나 어렵게 양심적으로 살다간 사람의 묘나 차이는 없고 오히려 천당 가는 확률은 가난하게 살다간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사는 동안 어떻게 살아온 흔적을 남겼느냐에 따라 하느님은 인간을 심판 할 것입니다. 법정 스님 같은 분은 무소유정신으로 불필요한 것은 다 놓아버리고 갔습니다. 세상은 어차피 마음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이라는 비움의 삶을 살다 가신 맑고 곱고, 아름다운 옹달샘이 넘치는 삶이였습니다. 행복은 성적순도 아니요, 돈으로도 살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영원하지 않고 언제나이지 않고 돌고 도는 것이지요. 너무 없이 산다고 기(氣)죽어 살 필요 없습니다. 한번뿐인 우리 인생 어차피 다 두고 갈 내 몸이니 살아있을 때 조금이라도 표시 내며 자랑치 말고, 남모르게 조용히 어려운 곳을 찾아가 덕(德)을 심어둘 때 그 씨앗이 훗날 몇 백배 수확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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