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우 시인의 쉽게 풀어 쓴 노자 이야기(42회)
제 46장 만족할 줄 아는 넉넉함
天下有道, 却走馬以糞, 天下無道, 戎馬生於郊, 禍糞大於不知足, 咎
천하유도, 각주마이분, 천하무도. 융마생어교, 화분대어부지족, 咎
莫大於欲得, 故知足之足常足矣.
막대어욕득, 고지족지족상족의.
논어에 천하에 도 있으면 달리는 말을 물리쳐 그로써 밭갈이 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융마가 들에서 낳는다. 화는 넉넉함을 알지 못 하는 것 보다 큰 것이 없고 허물은 얻고자 하는 것 보다 큰 것은 없다. 그러므로 넉넉함을 아는 넉넉함은 항상 넉넉하다.
논어에 천하에 도가 있으면 예악과 정벌이 천자로부터 나오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예악과 정벌이 제후로부터 나온다 하여 공자가 노나라의 계씨 일족이 전권을 장악하고 천자의 권위를 무너트리고 대의명분이 사라져 버리는 당시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 하면서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타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숨어라. 하는 말로써 유도(有道 ) 무도(無道)를 논한바 있다.
공자의 이른바 유도 무도는 인륜의 도로써 노자의 도와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노자의 도는 무위자연의 도로써 천하에 도가 행해지게 되면 전쟁터에서 사용하던 말도 농부들의 밭갈이 하는 말로 이용되고 무위의 도가 천하에 행해지지 않으면 농민들이 농사로 이용되는 말 조차도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말로 차출 된다.
이른바 인간의 빼앗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전쟁이라고 하는 재앙에 부딪혀 무위자연의 도가 훼손 되는 것을 말 한다.
화(禍)란 무엇 인가? 내 자신이 조그만 일에도 만족 할 줄 모르고 욕심 부리는 일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죄는 물욕을 가지려 하는 것 보다 더 큰 것은 없다. 그러므로 만족할 줄 아는 넉넉함은 항상 넉넉하다.
사람들의 가지고자 하는 욕심은 저마다 다 다르지만 한없이 갖고자 하는 욕망은 모두가 공통된 견해인 것 같다.
민주국가에서 대통령이 되고 국무총리가 되고 장관이 되었다면 퇴임 후에 무슨 돈이 필요 하겠느냐고 우리의 상식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인데도 역시 돈 때문에 재판을 받고 돈 때문에 감옥을 가고 하는 사례들을 보게 되면 참으로 착찹한 심정 금할 길 없다.
옛날 선비들은 나라에 부름을 받다가 그만 두게 되면 낙향해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며 주경야독하면서 조용히 생을 마감하는 것을 일생의 낙으로 삼았다. 그런데 지금의 벼슬 하는 사람들은 이것과는 전혀 다른 인생관으로 살고 있는 것 같다.
주위를 의식해서 인지 은퇴하고 나면 호화스럽고 편안하게 살고 싶어 더 많은 재물을 모으고자하는 것이 요즘 벼슬아치들의 생각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사람들은 옛날 사람들과는 달리 많은 교육을 받고, 보고 듣는 것이 많아 누구나 지식인 이라고 할 수 있지만 소위 지식인이라고 자처한 사람들이 돈을 가지고 행복을 살려고 하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벼슬을 하고 꿈을 이뤘으면 돈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조용히 자기가 태어난 고향으로 낙향해서 부모가 계시면 효도하고 안계시면 부부지간에 살면서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여생을 마칠 궁리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돈으로 행복을 살려고 하는 것 보다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영국의 와빅대학 경제학자인 앤드류 오스왈드 박사는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전과 후를 조사하여 행복지수를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2천달러 당첨자와 25만 달러 복권 당첨자의 2년 전후 행복지수를 조사해 본 결과 25만 달러의 복권 당첨자가 2천 달러 복권 당첨자보도 더 행복함을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부자와 가난한 나라에서의 조사 역시 가난한 나라보다 부자 나라가 자신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는 돈에 대한 절대적인 가치보다는 돈 효과의 강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노벨 경제학자이자 프린스턴 대학의 다니엘 카네만 박사도 년간 9만 달러이상 버는 고소득자 들이 2만 달러 미만의 저소득층에 비해 2배 이상 행복하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도 있었다.
그러나 9만 달러 이상의 소득자와 5만 달러에서 8만 9천 달러 증산층 소득자들의 행복지수는 각각 43%대 42%로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결국 많이 번다는 것이 전반적으로 기분 좋게 한다는 것은 일종의 환상이라고 말했다.
카네만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사람들의 행복이란 그날그날의 생활과 그들의 감정에 따라 다르다고 하면서 수입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조사 결과도 많다고 말했다. 오스왈드 박사는 당신이 인생에 있어서 행복을 찾고자 한다면 봉급을 두 배 이상 올리려는 노력보다 올바른 남편과 부인을 찾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충고일 거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욕심일 뿐, 이러한 욕심이 인간의 행복을 영원히 담보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옛날과는 달리 중산층이 많은 나라다.
돈이 많고 적은 것은 별개다. 적어도 행복한 가정생활을 누리고자 한다면 항상 만족 할 줄 아는 넉넉함을 지녀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부터 나와 아내가 늘 함께하는 이야기지만 이제 우리 나이에 더 이상 무슨 돈이 필요 하겠소? 그저 빛없이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남은여생을 농촌에서 자연과 함께 지내면서 시간이 생기면 때로는 구경이나 하고 욕심 없이 살다가 떠날 때, 그 이상 행복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한바 있다.
이것은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과 일맥상통 하는 점이 있지만 결국 젊었을 때 아옹다옹 하고 사는 사람도 마지막에는 인륜의 도에 의탁하기 보다는 노자와 같은 자연주위 사상으로 회기 해 돌아가는 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고지순한 희망 사항이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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