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4장 백성들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民不畏死, 柰何以死懼之? 若使民常畏死, 而爲奇者, 吾得執而殺之 민불외사, 내하이사구지,? 약사민상외사, 이위기자, 오득집이살지, 孰敢? 常有司殺者殺, 夫代司殺者殺, 是謂代大匠斷, 夫代大匠斷者, 숙감? 상유사살자살, 부대사살자살, 시위대대장단, 희유불장단자, 希有不傷其手矣,
희유불상기수의,
백성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어찌 죽음으로써 두렵게 하리요. 설령 백성이 죽음을 두려워하며 이상한 일을 하는 것은 내가 잡아 죽일 수 있으나, 어찌 감히 하리요. 항상 죽임을 맡아 하는자가 있어 죽인다. 대저 죽임을 맡아 하는자 대신하여 죽이는 것을, 이를 일러 대장을 대신하여 깍는다 한다. 대저 대장을 대신하여 깍으면, 그 손을 상하지 않을 사람이 드물다.
백성들이 죽는 것이 두려웁지 않을 정도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어찌 죽이는 것으로 그들을 위협할 수 있겠는가?
이장은 위엄으로 백성들을 공포로 몰고 가는 형벌 정치를 비판 하고 있다.
권력자가 하늘의 심판에 맡기지 않고 인위적으로 멋대로 심판하여, 백성들을 위협하는 살육의 도끼를 휘두르게 되면, 도리어 이것으로 인하여 자신이 크게 상처를 입고 만다는 것을 경계한다는 것이 이장의 논지다.
5,18 광주 사태는 우리나라 건국이후 광주시민들에게는 최악의 불행한 사태였다.
1979년 10,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한 이후 유신체제는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해 12월 12일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 전두환 보안 사령관이 계엄사령관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해 반란을 일으킴으로써 신군부는 민주화 여론을 잠재우고 군부의 정치참여를 정당화하려는 방향으로 여론을 몰아 나가고 있었다.
1980년 전두환의 지시에 따라 보안사의 권한으로 국회와 내각을 무력화 시키고 비상계엄정국을 확대, 국회해산, 국보위설치, 등 을 궐자로 하는 집권 씨나리오 시국수습방안 등을 계획했다.
5월 18일 새벽 1시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 실시하고 새벽 2시 신군부는 국회를 무력으로 봉쇄해 초유의 헌정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김대중, 김종필, 등 정치인 26명은 합동수사본부로 연행 됐고 600여명의 학생 교수 재야인사 등이 채포되기도 했다.
또다시 계엄포고령 제 10호가 선포돼, 대학휴교령, 보도검열, 정치활동금지,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이와 같은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는 소식이 접해지자, 18일 오전 전남대학교 학생 100여명이 교문출입을 저지하는 공수부대원에 항의하면서 충돌이 발생해 학생들이 구타당했다. 이에 자극 받은 학생들이 300여명으로 불어나 교문에 있던 공수부대원들에게 투석하기 시작 했다. 이결과 일부 학생들은 금남로로 이동했고 나머지 학생들은 카돌릭 회관으로 집결해 시위를 시작하자 경찰이 채류탄을 발사했다. 드디어 당일 오후 4시 제 7공수여단이 시내에 투입함으로써 사태는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들 공수여단은 시위학생이 아닌 일반 시민들에게도 검문검색은 물론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
19일부터 시위의 성격이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최소 3000여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공수부대는 학생, 시민, 남녀노소, 행인을 가리지 않고 폭력으로 무차별 살상을 가했다.
20일에는 시위대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20만명에 이르렀고 광주시내 시내뻐스 200여대가 계엄군의 진입로를 가로막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드디어 공수부대는 시민들을 진압봉이나 총의 개머리판으로 무차별 구타했고 미친 사람처럼 대검으로 찌르고 옷을 벗기는 등, 과격진압을 자행했다. 뿐만 아니라 계엄군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를 시작했다.
시민들은 계엄군으로 하여금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경찰서와 파출소의 예비군 무기고를 열어 총을 들고 나와 시민군을 결성하여 계엄군에 맞서기도 했다.
아세아 공장에서 260여대의 차량을 탈취해 나주와 화순 등으로 광주의 참상을 알리려고 떠났다.
이와 같이 광주를 피의 바다로 물들게 한 이 기막힌 참상은 결국 계엄군의 진압으로 끝이 났지만 그 결과 전두환 장군이 장춘 체육관에서 전국 국민회의 대의원들을 모아 놓고 만장일치로 대통령에 피선 되었다. 일명 체육관 대통령이 된 샘이다.
광주항쟁을 빨갱이로 몰아 정권을 잡는 군부의 실세들은 그들이 정권을 잡는 당시에는 행복했을 런지 모르지만 결국 국민들의 저항에 부딧쳐 정권을 내주고만 전두환은 백담사로 귀양 갔고 문민정부 시절에는 사형선고까지 받아 풀려났지만 지금 그들에게는 대통령의 영광보다 국민에 대한 두려움에 더 떨고 있을 줄 모른다.
이상에서 살펴 본바와 같이 우리역사상 근대사에 있었던 이 참혹한 현상을 상기해 보면서 어쩌면 2500년전 노자의 말씀이 예언이라도 하는것 같아 서글퍼지는 생각이 든다.
모든 생명을 가지고 있는 생명붙이들은 죽기를 싫어한다. 이것이 본능이다. 누가 죽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광주시민들의 죽음을 불사한 붕기는 오직 정의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죽음을 초개같이 버릴 수 있겠는가.
법의 연원을 살펴보면 사람이 죽기를 두려워하는 것을 하나의 통치수단으로 여겨 법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법을 만들게 되면서 법을 어기는 휴악범을 잡아 법으로 죽일 수도 있는데, 그 죽이는 일을 감히 누가 하느냐고 노자는 묻고 있다. 그러나 그 일을 맡아 하는 자가 있어 그 일을 대신한다고 말한다. 통치자는 항상 죽임을 맡은 이를 두어서 사형을 집행하게 된다. 그런 일을 하는 자를 권력의 대행자라 한다. 이러한 대행자는 책임이 없거니와 책임지려고 하지도 않는다.
만약에 대행자가 아닌 사람이 죽이는 일을 하게 되면 그는 그 일에 대해서 자기 책임을 져야 하는데 잘됐는지 잘못됐는지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을 대행하게 되면 총을 쏜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고 판결한 판사는 법조항을 들것이니, 그 역시 대행자이고 그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부대사살자살,(夫代司殺者殺) 결국은 권력을 대신해서 죽이는 청부업자가 죽이게 된다는 말인데 이 말의 뜻은 대대장착(代大匠斲) 즉 목수를 대신해서 조수가 나무를 깎는 것과 같아 이렇게 되면 손을 다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는 뜻이다.
그래서 죽이는 일은 안 된다는 것이다.
노자철학의 흐름으로 볼 때 사람 죽이는 것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이럴 경우 억울한 죽음이 많이 있게 되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상기의 5,18 광주사태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5,18 광주사태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는 억울한 영령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권력자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이데오르기 싸움으로 법관이 시녀가 되고 검찰과 경찰이 한통속이 되어 진실을 속이고 양심 있는 젊은 청년들이 죽음을 당했다.
언젠가는 역사가 진실을 밝혀 낼 것으로 사료 되지만 권력의 시녀 앞에 무고한 시민들이 힘없이 죽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억울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더 이상 권력을 빼앗기 위하여 무고한 시민이 희생당하는 불행한 역사적 사건이 없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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