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우 시인의 쉽게 풀어쓴 노자이야기 73회>
제 77장, 사람의 도와 성인의 도
天之道, 其猶張弓與, 告者抑之, 下者擧之, 有餘者損之, 不足者補之
天之道, 損有餘而補不足,
人之道, 則不然, 損不足以奉有餘,
執能有餘以奉天下? 唯有道者,是聖人爲而不恃, 成功而不處, 其不見賢?
하늘의 도는 그것이 활을 메우는 것과 같다. 높는 것은 누루고, 낮은 것은 올린다. 남음이 있는 것은 덜어, 모자라는 것을 보탠다. 하늘의 도는 남음이 있는 것은 덜어 모자라는 것을 덮은다. 사람의 도는 그렇지 않다. 모자라는 것을 덜어 그로써 남음이 있는 것에 바친다. 누가 능이 남음이 있어 그로써 천하에 바치는가. 오직 도있는 사람이다. 이로써 성인은 하고도 믿지 않으며, 공을 이루어도 머무르지 않으며 그 어진 것을 나타내고자 않는다.
이 장에서는 이른바 도라는 것을, 인간의 도와 하늘의 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노자가 말 하는 하늘의 도란, 평등을 의미 하며 인간의 도란 불평등을 의미 하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만물은 도 앞에서는 모두 평등하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인간의 도는 불평등하다. 그렇다면 노자가 말한 하늘의 도란 무엇인가. 즉 남아있는 것을 덜어서 모자란 것을 보태준다는 이론이다.
이 말은 옛날부터 유명한 말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도는 일체 만물을 생성하고 길러내며 만물을 만물로써 있게하는 근원적 존재로 낳아주신 어머니, 길러주신 어머니로 불리기도 한다. 어머니가 자식에게 평등한 사랑을 갖고 있듯이 道 또한 만물에 대하여 차별하는 일이 없어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새나 짐승을 천하게 여긴다거나 하는 일이 없다.
또한 새나 짐승은 소중히 여기고 풀과 나무는 천하게 여긴다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더구나 사람 위에 사람 만들고 사람밑에 사람을 만들어, 날때부터 차별을 정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사람 스스로 가난 하다고 부르기도 하고, 부자라고 부르기도 하며, 또 아름답다고 하기도 하고, 추하다고 부르기도 하며, 혹은 착하다, 착하지 못하다, 현명하다, 어리석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므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 역시도 도 앞에서는 하나의 존재이며 물건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간이 만들어 낸 인의의 도 앞에서 하늘의 도인 평등이 무시되고, 귀천으로 계급이 정해지며, 어질고, 어리석고, 아름답고, 추한것으로 가치가 평가되며,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차별되고, 강자와 약자가 대립된다. 뿐만 아니라 강자는 약자를 괴롭히고,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착취하며, 귀한 사람은 천한 사람을 무시하며, 영리한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을 없인여긴다.
한쪽에서는 주채를 못할 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어 사치와 향락이 넘쳐나고 반면에 다른 한쪽에서는 먹을 것도 사는 집도 없는 사람들이 쪽방생활이나 노숙자 생활을 하면서 쓸쓸히 지내고 있어 그들의 몸과 마음은 병들어 가고 있다.
노자는 이러한 인간 사회의 현실을 바라보고, 이것은 하늘의 도에 반한 인간이 저지른 죄악이라고 본 것이다.
그는 인간사회의 귀천과 빈부의 격차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남는 사람이 모잘라는 사람을 보태주기는 커녕 오히려 없는 사람을 착취해가거나 그로 인한 사치와 낭비를 엄중히 규탄 하고 있다.
중국의 고전 가운데 공자의 손자 자사가 지었다고 하는 중용에 이런 글귀가 있다.
誠者는 天之道, 誠之者는 人之道也라, 무슨 말이냐 하면 정성(誠) 그 자채는 하늘의 도요 성실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람의 도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은 힘쓰지 않아도 저절로 되며 생각하지 않아도 얻게 되며 애쓰거나 서두르지 않아도 저절로 도에 알맞게 되나니 성인이다, (誠者 不勉而中, 不思而得, 從中道, 聖人也) 그러나 인간은 정성을 다하기 위하여 노력해야만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선을 가리어 굳게 잡아 고집 스럽게 나가야 한다. (誠之者, 擇善而固執之者也)
선을 가리어 굳게 잡아 나가기 위해서는 많이 배우고, 꼼꼼히 물으며, 신중하게 생각하며, 옳고 그른 것을 잘 가릴줄 알고, 돈독히 행동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통성기도(通聲祈禱)를 했다. 배우고 못 배우고를 떠나서, 우리는 사람인지라, 좋은 사람이고 그릇된 사람이고 신앙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천지신명에게 혹은 조상님에게 기도를 한다. 예컨대 조상님이시여, 내가 이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통성기도 하는 것은 내가 내 양심에게 약속하는 것이고 조상님에게 약속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자신을 개혁하기 위한 약속이기도 하다. 사람은 자기 스스로 개혁을 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존재다. 그것이 誠之者의 길인 것이다. 누가 잘하라고 가르치거나 교육을 시키는 것은 소용 없다. 그것은 가르처 준 것 뿐이다. 고칠改 가죽革은 자기 스스로, 자기개혁을 하고, 자기 陶冶를 하고 자기성숙을 말한다.
질그릇陶, 풀무冶, 즉 흙으로 질그릇 모형을 본떠서 구워 익혀야 그릇이 된다는 말이다
인류 역사를 통해서 봐도, 통성기도를 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하는 예는 거의 없다.
이와같이 사람의 도란, 작위 즉 人爲에 의해서 이루어진 규범으로 하늘의 도와는 거리가 멀다.
노자가 공자의 방문을 접견하면서 儒를 숭상하는 공자의 생각을 규탄 한 것은 이런 의미에서 시사라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노자가 꿈꾸는 성인 사회는 누가 만들었다고 보는가?
사람에 따라 능력의 차별화는 있지만 능력을 자랑하거나 능력에 의해서 얻어진 재물이나 지식을, 모자라는 사람을 위해서 보태주는 사회가 되었을 때, 성인의 도가 행해지는 사회라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높은 자리에 있을 수록 아랫사람을 억누르지 말 것이며 남는 것에서 덜어내 모자라는 것에 보태주라고 했다. 그러면 저절로 도덕은 얻어지게 된다.
높은 자리에 있다고 우쭐대거나 아랫 사람을 짓누르고, 가난한 자의 것을 빼앗아 부자의 뱃속을 채워주게 되면, 진리는 사라지고 세상은 난장판으로 변하여 시끄럽게 된다.
인간 개개인인의 꾸준한 노력으로 성인 사회가 되기 보다는 모자라는 사람을 위하여 보태 주는 사회가 되었을 때, 비로소 하늘 의 도가 행해지는 사회로 보는 것이다
이처럼 실천 가능한 도를 행하는 사회가 바로 아름다운 성인의 사회인 것이다.
오늘날 자선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봉사를 통해서 서로가 행복해지는 사람들, 기부를 많이 해서 사회를 활력이 넘처나게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그런 사회는 밝고 아름답고 행복한 성인의 사회가 된다.
도덕적인 생활을 실천 하기 위하여 아무리 노력해도 그것은 자기 수양일 뿐,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면서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성인 사회는 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공자가 노자를 방문 했을 때, 문전 박대했다는 사실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