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8장 부드러운 물을 이기는 것은 없다.
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莫之能勝, 以其無以易之, 弱之勝强,柔
천하막유약어수, 이공견강자막지능승, 이기무이역지, 약지승강, 유
之勝强, 天下莫不知, 莫能行, 是以聖人云, 受國之垢, 是謂社稷主,
지승강, 천하막부지, 막능행, 시이성인운, 수국지구 시위사직주,
受國不祥, 是爲天下王, 正言若反
,수국불상, 시위천하왕, 정언약반.
천하에 물보다 유약한 것이 없으나, 견강한 것을 치는 것으로 능히 나을 것이 없는 것은, 그것을 무엇으로 바꿀 것이 없음으로써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로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은, 천하에 알지 못라는 사람이 없으나, 능히 행하는 사람이 없다. 이로써 성인은 말한다. 나라의 때를 받는 이것을 사직의 주인이라 이르고 나라의 상스럽지 못한 것을 받는, 이것을 천하의 왕이라 이른다고 바른 말은 뒤집힌 것 같다.
우리들 눈에 보이는 것, 이것을 현상이라 이른다.그러나 현상의 너머에는 또다른 진리가 존재하고 있다. 푸라톤은 그것을 이데아라 이름했고, 불가에서는 색과 공으로 설명했으며, 유가에서는 기와 리로 이론을 전개했다. 눈에 보이는 현상과 눈에 보이지 않는 진리는, 진리를 깨달은 성인에게는 다 같은 존재라고 여기겠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평범한 우리들의 눈으로는 흡사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게 마련이다. 우리가 성인의 개달음을 얻는 것이 거의 불가능이라고 판단된다면 진리는 항상 우리들 눈에 비치는 현상과는 반대의 모습을 띠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아름다운 것이 오히려 진실하지 않으며 소박한 것이 세련된 것 보다 낳다는 것이 가능 하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고 할 때 우리가 만물에 내재된 진리를 판단 할 때는 항상 눈에 비친 현상과 반대로 하면 잘못을 저지른 경우가 줄어들지도 모른다.
본문 78장은 인간의 미혹을 밝히고 있다. 인간은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이기고 딱딱한 것이 부드러운 것을 이긴다고 여긴다. 이러한 생각은 목숨의 소중함을 모르고 하는 착각이다.
목숨이 유약한 것이고 죽음이 강강한 것임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살아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부드럽고 연약하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절대로 부러지거나 넘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죽어있는 것은 굳어지고 강강한 것이기 때문에 쉽게 부러지고 꺽이게 된다. 때문에 부드러웁고 강강한 것이야 말로 삶의 속성이며 살아있는 생명체인 것이다.
우리 인간이 가장 가까이 접하면서 항상 친밀하게 상대하고 하루에도 떨어져 살 수 없는 것이 물이다 그러나 이렇듯 항상 가까이접하면서 살고 있지만 물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고 지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자는 물에 대해서 최고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다. 라고 말했다. 또한 물은 딱딱하거나 강한 것이 아니고 가장 연약하고 부드러운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연약 하지만 연약한 것이 오히려 강한 것을 이긴다고 했다.
노자는 유약의 대표적인 것이 물이라고 했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고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기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막상 이것을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을 노자는 안타깝게 생각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드시 사람은 도를 떠나서 영생 할 수 없고 천하를 다스리는 군왕도 도를 지키지 않고서는 안락과 태평과 평등을 누릴 수 없다.
도는 무위자연이다. 따라서 위정자는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심오한 도리를 함부로 남에게 드러내서는 안된다.그러므로 도를 내 보이는 일 없이 염담하게 무위의 다스림을 펴야한다.
그래서 마땅히 인간된자라면 이와같은 물의 성질을 본 뜨라고 했다. 물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좁고 험한 곳이나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으로도 흐른다. 아무도 받아들일 수 없는 곳까지도 아서 들어가는 것이 물의 성질이다.
천하에 바다보다 더 큰 힘은 없고 한 나라에는 백성보다 더 큰 힘이 없다. 바다는 힘이 있어도 과시하지 않는다.
바람이 불면 바다는 파도를 짓고 강풍이 불면 이랑을 짓고 태풍이 불면 너울을 친다. 그러나 바닷물이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그렇게 할 뿐이다.
인생에 모진 바람이 불면 민심은 물보라를 일렁이는 노한 바닷물처럼된다.
강한 것은 힘으로 목숨을 정복해 굴복 시키려 하지만 약한 것은 목숨을 소중히 할 뿐 목숨을 해치지 않는다. 목숨을 해치면 그것은 지는 것이요 목숨을 소중히 하면 그것은 이기는 것이다. 강자가 남의 복숨을 해치는 짓을 하면 이겨도 지는 것이요 약자가 목숨을 소중히하면 져도 이기는 것이다.
세상에 부드럽고 약하기로는 물보다 더한 것이 없다. 그렇지만 굳어 있고 강한 것을 공격하자면 물보다 더한 것이 없다.
아무리 단단한 물질이라도 물 속에 오래 담가두면 부드러워지고 아무리 강한 바위덩이도 물을 넣어 자르게 되면 둘로 갈라진다. 그러므로 부드러움이 단단한 것을 이기고 연약함이 강한 것을 이긴다.
유약은 산 것이고 강강은 죽은 것이다. 쇠를 잘라내는 금강석은 물이 아니면 깍을 수 없고 산천을 태우는 불길도 물이 아니면 끌 수가 없다.
물이 있으면 생명을 유지하게 하고 물이 없으면 생명을 앗아가게 한다. 이처럼 생명이 있는 것은 물처럼 부드럽고 약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물질이 인간의 생명을 이긴다고 말한다. 돈만 있으면 인간의 생명을 살수도 있고 돈만 있으면 부귀영화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깡패가 생기고 강도가 남의집을 넘나들며 썩은 관리들이 부정축제를 저질르기도 한다.
세상은 유약이 강강을 이긴다는 원리를 모르는 것 같다.
성인은 누구인가.
부드럽고 연약한 것이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긴다고 하는 원리를 아는 사람이다.
부귀영화를 실천하는 자가. 성인이나 제왕이 아니라 세상의 굿은 일을 도맡아 실천 하는 자가 성인이나 제왕이 되는 것이다.
노자는 임금은 백성의 머슴 노릇을 해야지, 주인 노릇을 하면 안된다고 했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치는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를 실현하는 자이다. 구태어 도덕정치가 아니드라도 한 나라의 최고 책임자가 국민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발휘해서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게 해 줄 때 이것이 바로 제되로된 민주주의 정치라고 하는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한다.
백성이란 물이 맑으면 마시기도 하고 온갖 요리를 해서 먹기도 하고 물로 몸을 씻기도 하지만 물이 더러우면 발도 씻지 못하고 버리게 된다.
하나의 정권을 한사발의 물로 비유하자면 그 물이 맑으면 마실 것이요 더러우면 버릴 것이다.
백성이 정치를 못 믿고 정부를 싫어하면 그 잘 못은 백성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치자에게 있는 것이다.
이와같이 치자의 책임정치가 잘 실현됐을 때 성인이 될 수 있고 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찌 이것이 한 나라의 임금에게만 적용 될 수 있겠는가. 어느집단이나 그 집단의 리더로서의 자격은 지위의 권한이나 즐거움을 향유하기 보다는 힘든 자리에서 어려움을 감당하는 희생과 봉사정신이 투철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 하기를 나라의 허물과 치욕을 맡은 것이 사직의 주인이요 천하의 불상사를 떠받은 이가 황제라고 했다.
이러한 말을 누가 감히 황제에게 진언 할 수 있겠는가. 이와같은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황제가 있다면 제대로된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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