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김기현(강진군보건소 공중보건의)
대한간학회의 2008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방간 유병율이 30%대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2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방간이란 간에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이상일 때를 가리키는 용어다. 지방간은 크게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눌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일주일에 남성은 소주 1병 반~2병 이상, 여성은 소주 2/3~1병 이상 섭취하는 경우 주로 발생하며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지방간이 지속될 경우 20%의 환자에서 간에 쌓인 지방에 의해 염증이 생기고 간조직의 영구적인 변형이 초래되는 간경변 또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최근에는 당뇨, 고혈압, 대사증후군 등의 성인병이 증가함에 따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늘고 있다. 보통 이런 분들은 보건소에서 혈액검사를 하고 결과를 보면 음주를 전혀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간수치가 상승한 경우를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5~60대 여성에서 지방간 환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지방의 분해보다 축적이 쉬워지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간은침묵의 장기’란 말처럼 1/2이상이 손상되어도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 황달, 피로감,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간세포가 파괴된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 지방간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은 없다.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면 금주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체중감량, 식이요법, 운동 등 원인이 되는 성인병을 치료해야 한다. 간 해독에 도움이 되는 약들이 시중에 많이 팔리고 있지만, 간장약은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 원인질환을 해결하지 않고 간장약에만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민간요법과 생약제재들은 대부분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간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특히 현재 간염이 있는 경우 급성 간부전 등의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스테로이드나 소염진통제 등에 의한 지방간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으니, 해당약제를 장기간 복용 시 간기능 검사 및 간초음파 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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