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여성 사망률 1위
김기현 (강진군보건소 공중보건의)
’금연’, 새해 벽두부터 빠지지 않고 세우는 계획 중의 하나다. 흡연은 폐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흡연을 하면 비흡연자에 비해서 폐암 발생 가능성이 13배 높고, 하루 2갑을 20년간 흡연한 남자의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비흡연자의 60~70배이다. 그렇다면 여성은 폐암으로부터 자유로울까?
(현재 서울시는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세 곳을 금연구역으로 설정하고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흔히 여성의 암이라 하면 유방암 또는 갑상선 암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폐암으로 가장 많이 사망한다. 2009년 국가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은 발병 후 5년간 생존할 확률이 90%나 되지만 폐암은 15%에 불과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여성 폐암 환자의 90%는 여성 스스로가 흡연을 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비흡연자로 간접흡연에 노출된 것이라는 점이다. 여성의 경우, 흡연에 노출될 경우 폐암 발생에 대한 상대적 위험도가 남성보다 1.5배 정도 높기 때문에 간접흡연만으로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간접 흡연은 크게 2가지의 경로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흡연하는 사람이 들이 마셨다가 내뿜는 주류연(主流煙)이고, 다른 하나는 타고 있는 담배의 끝에서 나오는 부류연(副流煙)이다. 문제는 이 부류연이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일산화탄소는 8배, 암모니아는 73배, 아닐린은 30배, 나프탈아민은 39배로 주류연에 비해 독성물질이 2-3배 정도 더 많다.
여성의 폐암 증가원인은 흡연습관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의 경우 ‘순한 담배’, ‘저타르 담배’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순한 담배를 피울 때 연기를 깊게 들이마시면서 기관지가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 외에도 음식을 하면서 태우거나 튀김요리를 할 때 나오는 연기를 그대로 흡입하게 되고, 간을 맞추면서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를 마시게 되는데, 이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의 양이 담배를 피울 때 발생하는 것보다 더 많다. 평생 담배를 손에 대보지도 않은 우리네 어머님들의 폐암발생은 남편, 또 자식들을 위해 음식을 하시면서 알게 모르게 발암물질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최근 보건복지부가 담뱃갑에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흡연경고 그림 도입과 ‘마일드’, ‘순한 맛’ 등 흡연을 유도할 수 있는 문구 사용 금지 등의 금연 정책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강진군보건소에서도 금연클리닉을 연중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방문 시 체내 일산화탄소를 측정하고 니코틴 보조제를 지급받을 수 있다. 금연보조제가 필요한 경우 6주간 무료로 제공한다. 올 한해 담배연기 없는 강진군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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