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계절의 여왕 5월, 가정폭력을 근절하자
조만종(강진경찰서 교통조사계장)
계절의 여왕 오월이다. 오월은 어린이날부터 시작하여 어버이 날, 성인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날들이 많다.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게 된 연유는 시인 노천명 선생님의 '푸른 오월'이란 시에서 '계절의 여왕 오월'이라고 칭하게 된 데 있다고 하는데, 또 다른 것을 들자면 가장 중요한 가족이 자주 모일 수 있는 달로서 여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2013년 새로이 맞는 요즘의 오월도 변함없이 하늘에서부터 땅까지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나는 오월에 들어서면서 무척이나 화창하고 포근한 날씨로 변화되는 것을 느꼈는데, 그 느낌이 저절로 마음속까지 파고들어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보였다. 그런 감정이 또 오월의 날짜아래 표시되어 있는 글자들을 보면서는 가족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만들었다. 가정이라는 것이 한 개인에게 있어 사랑의 기초적인 보금자리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드는 달이 오월인 것이다.
가정은 또 한나라의 초석이 되는 조감도처럼 중요한 밑바탕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고 튼실하지 못할 때 가족은 모이지 않는다. 기쁜 날과 슬픈 날을 함께 하지 못한다면 가족이라고 해도 남만 못할 것이다.
안정된 국가는 각 가정의 화목에서 출발한다. 국가의 가장 기초단위는 개인이지만, 한 개인의 기본적인 성장은 가정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 기초를 불안정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가정폭력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가부장적인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고, 가정 내에서 어느 정도 위계성이 남아 있어, 힘으로서 가족을 마음대로 휘둘러 벌어지는 폭력이 많다.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폭력은 대부분 힘이 센 남편이 아내에게 또는 부모가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다문화 가정 일부에서 가끔 일어나는 폭력은 일반가정보다 훨씬 도를 넘어서서 비인간적인 끔찍한 면까지 보이게 된다.
아내를 가족의 구성원으로 생각하지 않고, 물건 취급하는 인간적이지 못한 행태가 그것이다. 가정 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누구하나 하소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다문화가족 주부들이 겪는 가정폭력은 가끔 사회문제가 되어 크게 보도되는 것을 보게 되는데,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얼마나 비인간적인 가정구성원이란 말인가. 이러한 가정폭력이 더 이상 은폐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와 같은 가정폭력의 특징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가정폭력이 일어나면 가정 파탄의 근본적인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그 폭력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웃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남의 가정 일이라고 방관하지만 말고, 폭력이 있다면 반드시 신고하여, 한 사람의 인권이 존중되게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가정폭력을 사전에 예방하려면 가족구성원 개개인의 인식전환이 중요하다. 가정폭력은 피해자나 가해자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 있다. 가령 남편은 아내와 자식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그래서 여러 사회적 통념에 대한 재인식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가정교육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정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수다. 대화가 없는 가정에서는 오해를 통해 마음속에 독버섯을 키우게 되고, 결국 독버섯은 여러 사람에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래서 가정폭력은 국가의 기초적 단계인 것이다. 이러한 기초단계가 바로잡히지 않으면, 그 어떤 폭력도 풀 수 없을 것이다. 가정폭력은 서로를 이해하려 하는 자세에서 맺힌 삶의 매듭들을 하나씩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허물과 상처들을 고스란히 제 몸의 살로 간직한 채 대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진통을 약으로 해결하듯이 아름다운 계절,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5월에는 사랑의 제물로 가정폭력을 예방하고 부부지간이라도 자주 속마음을 함께 나누었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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