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선제 ‘역선택’ 부작용 심각
‘민심왜곡’ 초래 ‘공정경선’ 바라는 유권자 뜻에 배치
3군 의장 공동성명 “결과에 멋지게 승복할 것” 촉구
오는 4월 총선 후보공천을 위해 민주통합당이 도입한 국민경선제가 진행중인 가운데 무소속 출마예정인 ‘컷오프’ 탈락 후보가 상대적으로 약한 후보를 골라 지원하는 이른바 ‘역선택’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역민들은 “일부 후보들의 이같은 ‘역선택’ 행위가 민심을 심각하게 왜곡할 뿐 아니라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을 바라는 유권자의 뜻을 무시한 처사”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1월 당지도부 경선에 이어 4월 총선에서도 모바일투표와 현장투표를 병행한 국민참여경선제를 전격 도입, 현재 광주∙전남을 비롯 전국 각 선거구별로 일제히 투표가 진행중이다. 장흥∙강진∙영암 선거구의 경우 12~13일 이틀 동안 모바일 투표를, 14일엔 현장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령애∙황주홍 두 후보가 맞붙은 이번 경선의 결과는 14일 오후9시 쯤 모바일투표와 현장투표 결과를 합산해 발표될 예정이다.
민주당이 이번에 도입한 국민참여경선제는 정당의 국회의원 후보를 유권자인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사실상 최초의 선거라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급하게 제도를 시행하면서 준비가 미흡한 때문인지 전국 각지에서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선거인단 모집 후에 ‘컷오프’를 진행함으로써 탈락후보에 의한 ‘역선택’이 가능하게 한 점은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장흥∙강진∙영암 선거구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민주당은 지난달 20~29일 사이에 선거인단을 모집한 뒤 공천신청을 한 5명을 상대로 면접심사 등을 거쳐 2명만 경선에 올리는 ‘컷오프’를 지난 5일 단행했다. 그 결과 이 지역에서는 국령애∙황주홍 두 후보가 경선에 올라 있고, 유인학∙김명전∙김영근 후보 등 3명은 탈락했다.
이런 결과가 발표되자 유인학∙김명전 두 후보는 ‘밀실공천’ ‘고무줄 공천’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무소속 출마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유 후보는 6일자 보도자료에서 “이 번 심사결과는 공천이 아니라 사천(私薦)”이라면서 무소속 출마가능성을 내비쳤다. 김명전 후보도 같은 날 “지역민을 깔보는 경선후보 결정을 개탄한다”며 역시 무소속 출마 뜻을 내비쳤다
이처럼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는 유∙김 두 후보가 경선에 오른 후보 가운데 유독 국령애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자 지역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우려했던 ‘역선택’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후보를 지원, 본선에 오르게 함으로써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유∙김 두 후보는 지난 7일 장흥토요시장에서 어깨띠를 두른 채 국 후보와 동행한 데 이어 8일엔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국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 두 후보의 국령애 후보 지지에 대해 또 다른 경선후보인 황주홍 후보는 “민심을 왜곡하고, 부도덕하고 비상식적인 ‘역선택’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황 후보는 지난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는 유인학∙김명전 두 후보는 민주통합당 경선에 관여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황 후보는 “민주당에 공천신청을 했다가 컷오프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의사를 보이고 있는 두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 개입하는 것은 중대한 경선 질서 왜곡행위로 주민들을 우롱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따라서 두 후보가 국령애 후보를 계속 지지하고자 한다면 무소속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표명을 먼저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장흥군의회 황월연∙강진군의회 김은식∙영암군의회 박영배 의장은은 지난 7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민주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한 모든 예비후보들을 향해 “당의 결정에 멋지게 승복할 것”을 촉구했다.
주민 김모(강진군 옴천면·55) 씨도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승자를 축하하고 승자는 패자를 위로해주는 것이 일반의 상식인데, 지금 우리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태는 그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고 말했다. 송하훈 기자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