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강진고을신문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호응에 힘입어‘지금은 초고령화 시대,를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강진고을에서 살아오신 어르신들의 삶을 조명해보고 후대인들로로 하여금 거울로 삼고자 하는 의도에서였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관심과 채찍을 부탁드리며 이번호부터는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이란 란을 만들어 각 마을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이장님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장님들과 마을 주민 여러분의 각별한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군동 문화마을 오준호(49) 이장
조선대 정책대학원 졸업, 군동농협 감사, 강진고등학교부운영위원장, 강진군교육발전협의회 운영위원, 군동면 청년회장(9대)역임
문화마을은 군동면에 속해 있으면서도 강진읍과 매우 가까운 거리여서 시내권에 속하는 마을이다. 정남향으로 둥지를 튼 문화마을은 오른손쪽으로 우두봉이 자리잡고 있고 뒤쪽으로는 비파산이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으며 마을 앞 저 멀리로는 탐진강과 탐진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곳이기도 하려니와 사방이 툭 터져 답답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마을이다.
“문화마을은 우리나라 10여군데의 문화마을 사업 중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영암 같은 곳에는 10여 가구에 마을회관도 없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마을은 59가구가 살고 있어 제법 큰 마을이지요.”
문화마을 이장 오준호씨의 설명이다. 오준호 이장은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고향에 내려와 농사도 짓고 떡방앗간도 운영하다가 이장직을 맡은지는 2004년부터 시작해 올해가 4년째다. “문화마을은 강진군에서 토지를 매입한 후 농촌공사에 이관, 문화마을사업이 추진된 곳입니다. 10년 전 일입니다만 그 때 한 가구당 114평의 대지를 신청자들에게 불하했습니다. 땅이 들어간 분이 1순위, 호계리가 2순위, 군동면이 3순위, 강진읍이 4순위, 나머지는 5순위였는데, 88필지 모두가 신청자들로 채워졌었지요. 그러나 IMF가 터지자 주택이 들어서질 못했지요. 처음에는 3가구 정도였는데 해년마다 서너채씩 늘어나는가 싶더니 지금은 59가구나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화마을은 명칭에 걸맞게 모두 전원주택이다. 공무원, 사업가 등이 구성원이고 농사짓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누가보아도 고급아파트가 부럽지 않는 집들이고보면 누구나 한번쯤 살고 싶은 욕구가 일어난다. 특히 그런 마음이 생기는 것은 집집마다 집 앞의 잘 정리된 화단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정원수를 심어 잘 가꾸어 놓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전원주택인 것이다. 건축비가 많이 들어갔을 것 같은 흙집도 두 채나 보인다.
“문화마을은 본디 천수답지역이었습니다. 땅의 구조가 볼록렌즈처럼 불거진 상태여서 농사짓기는 힘든 땅이었지만 집터로는 그만인 것 같습니다.” 이장의 설명이다.
그런데, 문화마을은 남은 필지에 집들로 다 채워진 것은 아니다. 남은 필지가 여러 곳이다보니 풀이 웃자라 사람의 키를 넘어섰다. 분양 안 된 곳이 잡초밭이 되어버린 것이다. 오준호 이장은 이러한 휴경지를 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였다. 마을 꼴이 우습게 될 것 같아서였다. 더군다나 사람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 바람에 쓰레기장이 웃을 정도로 쌓여만 갔다. “결국 군수님 쫓아다니며 풀과 쓰레기를 없앨 테니 꽃밭을 만들어야겠다고 졸랐습니다. 두 달 동안 막노동하듯이 꽃을 심었더니 지금은 꽃밭이 되어버렸습니다. 보기에 좋지요?”오준호 이장이 환하게 웃어보였다. 아닌게아니라 문화마을은 꽃잔치가 한창이었다. 해바라기가 무더기무더기 피어 웃고 있었고, 철이른 코스모스가 만개해서 이른 장마 속에서도 마음을 환하게 만들었다. “제가 이정세도 안받고 이장노릇을 하는 것은 뭔가 봉사를 해야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문화마을은 흩어진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대대로 내려온 자연부락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무엇보다도 화합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에서 이장일을 봉사차원에서 도맡아 하고 있지요” 오준호이장은 다른 마을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있는 상조회가 없어 결성을 서두르기도 했다. 애경사에 서로 상부상조한다는 취지인데 지금 30여 가구가 입회를 한 상태다. 경로당도 지난 해 만들어 텔레비전, 냉장고, 싱크대 등 스스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장치를 했고, 썩고 위험한 어린이놀이터도 금년에 착공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추진했다. 물론 지원금을 받아서 했지만 어쨌든 다른 마을에 비해 어린이들이 많고 30대가 주류를 이루는 젊은 마을 문화마을에 오준호 이장의 역동적인 일솜씨가 가미되어 올 여름 이꽃 저꽃으로 뒤덮혀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인 박정자(47)씨와 1남 2녀를 둔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하다.
마을전경 모습 마을주민들의 공동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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