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양칼럼 113
인간이 머문 자리가 아름다워야 (3)
우리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간다.
법정스님이 말하기를 “아름다운 마무리의 내려놓음이 깨끗이 비움”이라고 한 말을 기억합니다.
다산(茶山) 정약용선생이 과거급제 이후 1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하면서 청렴(淸廉)이라는 덕목(德目)으로 공무(公務)에 정성을 바쳐 일했습니다.
한번은 암행어사(暗行御史)로 농촌의 지방관 업무현황과 실정을 파악키 위해 나섰을 때 탐관오리들을 무섭게 다뤘는데 황해도 곡산도호부사인 목민관으로 나가시는 공렴에 기본하여 그 조그마한 고을에서 형조참의로 형사사건을 엄정하고 정확하게 처리하여 억울한 죄수가 없도록 온갖 지성을 바쳤습니다. 그의 명저 목민심서에 그대로 들어나 공렴과 지성이 없는 목민관은 백성을 위하는 공직자가 아니라고 역설했습니다.
다산이 28세가 되던 정월 27일 임금님이 직접 참관한 자리에서 글을 지어 문과에 급제한 내용은 루응임간시(屢應臨肝試), 종우석갈영(終紆釋褐榮), 상천심조화(上天深造化), 징물후생성(徵物厚生成), 둔졸난충사(鈍拙難充使), 공염원효성(公廉願效誠), 옥음다격려(玉音多激勵), 언위노친정(顔慰老親情) 공정(公正), 청렴(淸廉), 지성(至誠)을 언약한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임금님 맞아서 여러 번 응시했으나, 마침내 포의(布衣)벗는 영광 얻었네. 하늘의 조화(造化)란 깊기도 해서, 하찮은 사람 후하게 키워주셨네, 둔하고 졸려해 임무수행 어렵겠지만, 공정과 청렴으로 지성껏 봉사하리, 임금님의 격려말씀 많기도 해서, 그런대로 나이든 아버님 위로되셨네.
이런 다산(茶山)의 공렴정신(公廉精神)은 썩은 우리나라 현실 사회에 귀감(龜鑑)이 되고, 공직자들이나 위정자(爲政者)인 고관 관료들이 나라를 다스리는 새 정치인들의 몫임을 깊이 본받아 통찰 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글을 실어봤습니다.
다산 선생이 쓰신 ‘목민심서’ 12편의 마지막 편 쪽에 해관 편 6조목 마지막 유애(遺愛)에서 밝혔듯이 목민관이 재직하는 동안 백성을 사랑한 행적이 백성의 가슴속에 깊이 남아, 그가 떠난 뒤에도 오래도록 사모하는 마음을 지니는 것이야말로 목민관의 가장 큰 영광이라는 것입니다. 백성들이 그를 사모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가 심어놓은 나무하나도 사람들의 아낌을 받을 것이지만, 백성들이 사모하는 정신이 없으면, 그가 자랑하는 업적이나 칭송을 뒤돌아 비웃음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일찍이 맹자말씀에 이상적인 정치를 하는 지도자의 덕목을 칭송하는 대목에“군자는 지나가는 자리가 감화(感化)되고, 강직(强直)한 마음이 신묘(神妙)하게 감응(感應)한다”고 하였습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미국 역사상 가장 막강한 여인’이라는 제목으로 국무장관을 역임한 ‘힐러리 클린턴’을 표지모델로 선정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미 공화당 상원의원인 ‘죤 메케인’은 “비록 정적(政敵)이였지만 그가 한 일에 대해선 경의를 표 한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왜 우리는 그런 장관이나 위정자를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하는 걸까? 생각해 봤습니다. 실상 높은 벼슬자리가 얼마나 부럽고 영광스러운 자리입니까? 그 명예로운 자리에서 자랑스러운 가문을 위해서나 자기 후손을 위해서라도 아낌없는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참신한 정치인이나 높은 벼슬아치들은 오늘날 왜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필자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곰곰이 생각하며 한탄 해 보기도합니다.
그 모두는 개인의 영달(榮達)과 사욕(私慾)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어리석은 소치(所致)에서 비롯되어 욕심(慾心)이나 사욕을 버리지 못하고 마음을 비우는 참신한 정신이 없어서입니다. 마치 이번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자격(資格)도 도덕성(道德性)도 전혀 없고, 심지어는 성 추행(性 醜行)한 사실까지 들통이 나는 모 차관을 보면서 결국 낯짝을 들지도 못하고 다섯 사람이나 중도하차(中途下車) 하는 망신만 톡톡히 당하는 꼴을 보면서 매우 측은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떠날 때의 아름다운 뒷모습은 참으로 품신(稟申)있는 고귀(高貴)한 모습입니다.
진정한 부자(富者)나 정치인은 자기 재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配慮)하면서 명예를 존중하며 스스로 지키며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자신이 머문 자리가 언제나 구리지 말고 깨끗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이번 18대에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만이라도 5년후 임기를 마친 뒤에도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입니다.
과연 그가 머물던 자리가 아름답고,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으려면 이기적(利己的)인 욕심이나 당리적 (黨利的)차원을 벗어나 백성들의 아픈 곳이 어디며 왜 우리는 이런 오염되고 험악한 사회 속에 휩쓸려 살아가야 하는가? 를 먼저 파악하고 가슴깊이 감동을 주고 한 마음으로 통합시켜줄 수 있는 대통령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해 봅니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