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향토사 조명>
귤동 윤취서 불염당의 유래
청광 양광식(문사고전연구소장)
명당실기(名堂室記)를 위주로
주희(朱熹 1130-1200) 지음
마루와 안방에 대한 명칭의 기록
자양산(紫陽山)은 휘주성(徽州城 안휘성)의 남쪽 5리에 있다. 일찍이 은군자(隱君子:숨어사는 선비)가 거처했다. 현재는 그곳 위에 노자사(老子祠: 춘추때 사상가, 초나라 고현인, 이이(李耳 자는 담聃)가 있다.
선군자(先君子:죽은 아버지)의 고향집은 무원(婺源:절강성)이다. 어려서는 고을의 학교에서 배우고 그로 인해 유람 다니며 즐겼다.
민중(閩中: 진때 군영, 복건성 일대)에 와서는 생각이 나서 유독 그만 둘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일찍이 자양서당(紫陽書堂)이라고 인장(印章:도장)에 새겼다. 대체로 그러한 뜻(意)은 하루라도 고향에 돌아갈 것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지만 죽게 되어도 돌아갈 수가 없었다. 죽으려 할 때 아들인 희(熹)를 불러와 담계(潭溪 : 광서성의 유강)에 살게 한 지 현재 30년이다. 병들고 가난하며 구차하게 살기를 탐하니 이미 고향에 돌아갈 수가 없었다.
또 합려(闔閭:거실)를 위대하게 해서 선조의 사당에 제사를 지낼 수도 없었다. 그러나 선군자는 지(志:뜻)를 잊을 수 없었다. 인장에 새겨 살던 장소는 청사(聽事:관청의 집무소)에 방(牓:내걸방.편액)하여 공경했다. 이른바 락(樂)은 저절로 생장함을 즐기고 례(禮)는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음에 가까우니 후손은 관찰하고 연구할 것이 있을 것이다.
선군자는 또한 항상 성격이 조급하고 도리를 해치는 것을 자신의 병으로 여겼다. 위우계(尉尤溪:벼슬이름) 근무 때는 일찍이 옛 사람이 패위(佩韋:급한 성질을 느긋하게 고침)한 의(義:뜻)를 취하고 청사(관청)의 동쪽 실(室:방)의 방(牓:편액)은 위재(韋齋)라 써 붙이고 편안히 쉬거나 책을 읽었다.
연평 나중소(羅仲素)가 실기(實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은 기록)하고 사양 조령덕(曹令德)은 명(銘)을 지었다. 관서(官署:관청건물)는 중간에 도적이 불을 질렀는데 유적(遺跡)을 복구하지 못했다.
근세에 희(熹)의 벗 석자중(石子重)이 고을의 장관이 되어 방(牓:편액)을 다시 써 붙였다. 또한 기(記)와 명(銘)은 돌에 새겨서 후손들이 보게 했다. 희(熹)는 오직 선군자의 지(志)를 대대로 가문에 전하게 하지 않을 수 없으나 희(熹)의 급박과 조급함이 점점 더 지나치다.
더구나 선인(先人)의 경계를 잊을 수가 없으니 또한 취하여 침실에 걸어놓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자손에게 내보인다. 대체로 청사(:관청) 침당(寢堂:잠자는 방) 가정의 정처(正處:한가운데)는 모두가 선군자가 부르거나 시키던 곳이다.
오호라! 희(熹)는 어쩔 수 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에 늦게 자되 올라감과 내려감(:조상의 영혼이 은연중에 도움)이 여기에 있으니 혹시라도 경건하지 못하여 어버이의 가르침에 욕됨이 없게 해야 되겠다.
회당(晦堂)은 편안히 쉬던 장소이다. 희(熹)는 태어난 14년에 선군자에게서 세상에 버려졌다. 적계호(籍溪胡)선생의 초당(草堂)과 병산(屛山)의 이류(二劉)선생의 문하에 와서 배우라고 명령했다. 선생의 음식과 가르쳐 인도함을 모두 도달하고 병산(屛山)은 유독 일찍이 자(字:본 이름 외에 다른 이름)를 지어 축(祝:빌축)하였다.
「목회어근(木晦於根), 춘용엽부(春容曄敷), 인회어신(人晦於身), 신명내유(神明內腴): 나무가 뿌리에 회(晦: 숨길 회)하니 봄은 무성하게 펼친다. 사람이 몸에 회(晦: 숨길회)하니 마음이 넉넉해진다.」고 했다.
뒷날은 연평 이선생을 섬겼다. 선생은 희(熹)를 가르친 이유 모두가 두 선생의 학설과 다름이 없는데 그가 이른바 회(晦)는 병산(屛山: 류씨2인)의 지(志)와 같았다. 희(熹)는 오직 이행하고 유지하며 따르고 행동함을 잘못해서 쓰러지고 넘어졌다. 이제야 이것으로 당명(堂名:집의 이름)을 삼아 여러 선생의 뜻을 잊지 않으려 한다.
또한 오회(吾晦)를 지(志)로 하되 이후로는 여기에서 주선한 일을 요청하여 얻으려 한다. 당(堂)의 양쪽 곁채의 방에서 일이 없어 한가한 날이면 말없이 잠자코 앉아 그 사이에서 책을 읽는다.
왼쪽은 경재(敬齋)라 하고 오른쪽은 의재(義齋)라 한다. 대체로 희(熹)는 일찍이 주역(周易)을 읽어서 공경함으로써 마음을 바르게 하고 정의로써 몸을 바르게 한다는 두 마디의 말을 얻어 학문하는 요점으로 삼는데는 이것과 바꿀게 없지만 마음이나 힘을 쓰는 방법은 알지 못했다.
중용을 읽을 때 도리를 닦는 것이 가르침이라 논하는 것을 보고 반드시 경계하여 삼가고, 놀라고 두려워함으로 시작하였다. 그런 뒤에 지경(持(敬:공경을 지킴)하는 근본을 얻었다.
또 대학(大學)의 어질고 덕성스러운 행실을 드러내어 밝히는 순서를 논하는 것을 보고나서 반드시 격물(格物:사물의 이치를 궁구함)과 치지(致知:선악과 인간의 본분을 아는 것)를 우선함도 알게 되었다. 그런 뒤에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밝히는 일의 실마리를 알게 되었다.
또한 주자(周子)의 태극(太極:주돈이의 우주 만물이 생긴 근원이라고 보는 본체)에 대해 논한 것이 합치된 것이었다. 그런 뒤에 또다시 천하의 이치(理致:사물의 정당한 도리나 취지)인 ‘어둠과 밝음, 가늘고 큰 것, 깊음과 얕은 것에 꿰뚫지 않음이 없구나’ 라고 알게 되었다.
복원해야 할 곳 불염당
즐기고 익히니 참으로 내 몸이 죽은 후 불염(不厭: 싫어하지 아니함) 하겠기에 만족했다. 또 어느 겨를에 세상에 들리는 좋은 이름과 재물의 이익 따위를 그리워하리요. 그래서 경(敬:공경, 삼가서 예를 차려 상대방을 높임)과 의(義:정의, 정당한 도리)라는 것으로 나의 이재(二齋)를 명칭했다.
또한 당실(堂室:마루와 방)의 명칭에 대한 서문을 드러내서 희(熹)가 아버지나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까닭과 각각 다른 장소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학습하는 소문이 미치는 것도 이와 같다. 옥벽(屋壁:집안의 벽)에다 써서 붙이고 나아가고 들어갈 때 감상하고 반성하면서 자신을 가르쳐 지도하려고 한다.
정약용을 다산 초당에 살게 허락한 곳
불염당(싫어하지 않는 집) 터는 귤동 윤관석 소유의 대밭이다. 불염당 주인이던 윤취서는 파지대면 귀라리 제2통 제2에서 옮겨왔으며 마을 뒷 채동에다 글공부할 집을 짓고 다산 초당이라 하고 자신이 살던 집은 아니 불(不) 싫어할 염(厭) 집 당(堂)이라 했다. 1690년에 작성된 호패에 주소가 있다.
내용은 싫어하지 않는 집이란 뜻이며 중국의 학자 주희(1130-1200)가 지은 명당실기에서 본을 땃다고 했다. 그러나 본래에는 불염당기가 있었을 터이지만 아직까지 못찾고 있다.
그는 부친인 해남 윤씨 18世 윤경(尹儆 1665-1697 자는 경숙 敬叔)과 모친 경주 김씨 사이에서 이남(취서, 유서) 이녀(이하좌:전주, 이삼석:평창)로 태어났다.
부친 윤경은 그의 죽은 아버지 17世 진미(晋美 1640-1685 자는 자보 子保)가 남긴 집터에서 살았다. 선대의 사업을 잘 지키고 유유히 편안하게 취미를 즐기며 살았다. 취서와 유서 형제에게 한문을 새김으로 읽히되 날마다의 일과로 정해 놓고 하는 공부를 매우 엄중한 규정대로 했다. ‘글을 쓰거나 글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정신을 수양하고 원기를 보양하되 아무런 구속도 없이 마음껏 즐겼다’고 기록을 남겼다.
17世 윤진미(1640-1685)는 배위가 남양 홍씨 성일(誠一)의 여와 양천 허씨이며 이남(경 儆 이근 爾謹) 삼녀(이료, 이옹, 이태룡)를 두었다.
의지와 정신 그리고 성질이 호탕하고 영리했다. 일찍이 무예를 익혀 1676년 3월21일 병진에 무과 급제했다.
1677년 정사에 한성에서 벼슬을 시작하고 조봉대부, 선략장군, 그리고 일정한 인원의 수효 밖인 금라위 부사용(종9)을 지냈다.
1680년 경신에 허견( - 1680 남인 영수)의 난에 김석주(1634-1684. 서인 영수) 정지화(1613-1688) 박순 등과 정의를 부르짖고 협력을 도모로 계책을 결정하여 나쁜이들을 물리쳤다.
1681년 신유에 보사원종 공신 2등훈의 임금의 명령서가 내렸으며 기록은 보관된 록권(錄卷)에 있다고 했다.
불염당은 윤취서 개인이 살던 집의 이름이지만 공신인 그의 조부 윤진미와 엄하게 글공부를 가르쳤던 부친 윤경의 뜻을 이어가는데 싫어하지 않는다는 깊은 뜻이 있다.
그의 손자 윤단이 살고 있을 때 정약용이 찾아와 인사를 드리고 처지가 가련함을 보다 못해 살도록 허락해준 집터이기도 하다. 이제는 그러한 연유로 실학 성지까지 되었으니 머지않은 장래에 복원시켜서 윤씨들의 조상 받듦과 유물 보존에 대한 감사와 보답이 함께해야 되겠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