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이론과 선플운동
문상민(마량파출소 경장)
전남지방경찰청에서는 최근 인터넷상 익명성을 바탕으로 ‘소리없는 총’이 되어 버린 악플문제를 우리 사회 구성원이 모두 인식하고 사회 전반에 칭찬과 격려문화를 확산시켜 나가는데 힘을 모으겠다는 취지로 ‘전남경찰 선플달기’ 선포식을 가졌다.
2007년 초 악플에 시달리던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 사건을 계기로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가 선플운동본부를 발족하면서부터 선플달기운동이 이어져 왔으며 선플의 영문표기인 ‘sunfull’은 full of sunshine 을 의미하며, ‘햇살이 가득한 사이버 세상’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학생 14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50%이상이 선플운동이 본인의 언어순화와 학교폭력 감소에 도움이 됐고, 논술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악플을 달던 학생도 선플운동 후 25.2%에서 3.1%로 크게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각종 게시글에 대해 선플을 달기 시작하자 악플은 감소하고 계속하여 선플이 달렸다는 사실이다. 이 상황을 오프(OFF)라인 현실세계의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의 깨진 유리창이론(Broken window theory)에 대입해 보자.
깨진 유리창이론이란 어느 건물에 깨진 유리창이 하나 있는데 그것을 바로 새것으로 갈아 끼우지 않으면, 그 건물의 다른 유리창뿐 아니라 그 주변 건물의 유리창들도 깨지게 됨으로써 그 동네는 사람이 살기 힘든 우범지대가 되고 집값은 떨어져서 슬럼(Slum)화 된다는 뜻이다.
실제 미국에서 있었던 사례로 뉴욕시장이 줄어들지 않는 지하철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직접현장을 시찰해 보니 지하철역이 대체로 어두컴컴하고 음침한 분위기일 뿐 아니라 벽과 차량 곳곳에 온갖 낙서들이 도배되어 있었고, 길바닥에 뒹굴고 있는 술병 그리고 쓰레기들이 무성하여 그것들이 범죄를 일으키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인식하고, 무당횡단, 노상음주, 무임승차, 낙서 등 기초질서 위반자에 대해 집중단속을 함과 동시에 낙서를 지우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대대적인 환경개선에 나서게 되는데 그로부터 5년이 지난 뒤 뉴욕시의 범죄가 살인사건의 경우 연간 2,200건에서 1,000건 이상 감소하였고, 지하철 범죄율도 75%나 급감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온라인 상의 ‘깨진 유리창’은 무엇일까? 필자는 바로 악플이 아닌가 싶다. 이 악플을 바로 선플로 갈아 끼우지 않으면 그 게시글 뿐만 아니라 다른 게시글에 까지도 악플로 이어져 온라인 상이 악플화 되어 버린다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환경이 급속도로 성장하여 국민 대부분이 인터넷을 사용, ‘온라인 참여지수’ 세계 1위를 기록하였다. 익명성을 띈 악성 댓글은 인터넷이 발달된 나라일수록 대두된다고 할 것이다.
매트릭스 영화의 한 대사 “우리는 모두 자신의 생각에 의해 정의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라는 말처럼 한 사람의 개인적 이기주의를 넘어 ‘사촌이 땅을 사면 내가 행복하다’라는 생각의 전환을 통해, 먼저 자신의 깨진 유리창부터 갈아 끼워 선플달기 운동을 실천함으로써 보다 진보된 인터넷 문화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