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길목에서 =박양배(장계)
1935년 강진 칠량출생 수필가.시인
고향 찾아온 관광객을 위한 망향가
고향은 자기가 나고 자란 곳으로 마음의 안식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산업사회가 만들어준 직장 때문에 출향인의 입장이 되어 고향을 떠나 살게 되었지만 일년이면 몇 번은 꼭 고향을 찾는 날이 있다.
여기에는 해마다 개최되는 청자문화제 때 찾는 고향방문의 날이 포함되어 있다. 고향은 나이가 든 사람에게는 더 가슴깊이 와 닿은 어머니 품속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분명 찾아가면 어린이 마음으로 되돌아가고 옛날 헛되이 본 것도 새삼스럽게 느끼는 것은 눈과 마음이 달라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올해도 변함없이 제13회 강진청자문화제가 열리게 되었다는 축제추진위원회의 초대장을 받았다. 흙과 불 그리고 사람이 천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선조들의 숨결을 찾아 나선 고향사람들의 진취적인 마음은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문광부선정 7년 연속대회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고 2007년 대한민국대표 브랜드 축제부문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됨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싶다. 더구나 개최시가가 폭염을 피해 가족들이 피서를 찾아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각종 주요행사를 통해서 깊은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출향인 마음이 바쁘게 서두르고 싶어진다.
때때로 찾아 간 곳이지만 사적 제107호로 지정된 문화제 다산초당을 찾으면 유배생활 속에서도 목민심서를 비롯하여 수많은 집필을 했던 산실을 비롯하여 다산선생의 손길이 그대로 느껴진 다산사경을 구경할 수 있었고 천일각에 오르면 유배간 형을 그리는 형제의 정을 찾아간 이가 느끼게 되었고 1999년에 개관한 다산유물전시관을 찾으면 서화, 사진, 조형물 영상실에서 다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강진을 찾는 사람이면 많이 찾는 곳으로 읍내에 있는 현대 남도서정시의 대표인 영랑생가는 생가의 원형을 찾기 위해 정화사업이 이루어졌고 비록 시기가 모란꽃은 이미 시들어 버렸어도 시인이 읊은 대표시가 가슴깊이 다가오고 시인이라면 한 조각의 시심에 떠오르기도 할 장소이다.
월출산 남쪽 성전 무위사를 찾으면 목조 아미타 삼존불좌상, 극락전아미타후불벽화, 극락전 백의관음도 등 보물 13건을 살펴보면 500년을 지켜온 불교미술의 백미를 느낄 수 있다. 만덕산 기슭에 자리잡은 백련결사운동의 본거지 백련사를 찾으면 사적비를 비롯 원구형 부도를 구경할 수 있고, 백련사 동백 숲은 비록 동백꽃은 지고 없어도 동박새들의 노래소리, 시원한 그늘은 마지막 더위를 식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강진의 북동쪽 병영 땅을 찾으면 조선시대 호남최대의 군사 주둔지였던 전라병영성지가 복원되어 옛 모습을 통해 어느 시대나 국토방위의 중요성을 새겨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최우수 축제인 강진청자문화제를 찾아온 관광객은 고려청자 도요지 청자촌 상설무대에 있는 청자자료박물관 관람을 통해서 천년의 신비를 느끼게 될 것이고, 직접 참여한 경진대회를 통하여 도공의 입장과 정신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청자촌을 찾아가는 길 우측의 강진만, 바닷가 드나들은 곳에서는 옛날에는 개무지 방식으로 고기잡이하기에 안성맞춤이었고 맛의 고장으로 대표적인 음식, 한정식 밥상에는 살아 숨쉬는 개펄에서 잡은 바지락 국물을 먹으면 고향의 맛이 절로 느껴지기에 출향인들은 더욱 그 맛을 못 잊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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