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끼리 우애(友愛)하면 자식들이 행복하게 잘 산다
윤재평(강진군청 교육단체팀장)
지금 세계는 선진국, 후진국 가릴 것 없이 모든 나라가 상생발전, 원-원 전략 등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가 간 상호협력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올해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 후 아세안국 중 처음으로 베트남 방문을 통해 양국간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기로 하였다. 우리 군도 하우장성 풍힙구(HauGiang PhungHiep)와 우호교류 협정을 지난 5일 베트남에서 체결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베트남인은 슬기로움과 실용주의 사고방식, 위기가 닥치면 남녀노소가 모두 뭉쳐서 국난을 극복하는 저력과 단결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지금은 비록 우리나라 보다는 소득이 낮지만 이들의 과감한 개방정책과 국민들의 다양성으로 보았을 때 무섭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 “있을 때 보다는 없을 때 도와주어야한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우리 군과 지형적으로 비슷한 남부지역에 위치한 풍힙구와 협력관계를 맺고 타 지역보다 먼저 선점해 나가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베트남은 21개 APEC 회원국 중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적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해마다 꾸준히 7% 이상의 경제성장을 해온 신흥시장이다. 젊은 인력과 비교적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처럼 “메콩강의 기적”을 이룰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본다. 머지않아 인구 1억 명(실제 인구는 1억2천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 한반도의 1.5배달하는 국토면적을 가진 베트남이 우리나라와 인적, 물적으로 훌륭한 공동번영의 동반자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풍힙구는 호찌민시의 남동쪽으로 277㎞ 떨어진 곳으로 인구 19만 명, 면적 483㎢이고, 인구는 우리 군의 4.5배다. 우리 군과 비슷한 면적 규모의 행정구역과 연간 3모작으로 31만 톤의 쌀을 수확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업도시이며, 지금은 개방하지 않고 있는 미래 관광산업의 주축이 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습지보호구역(Lung Ngoc Hoang)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 OECD가 35개국 삶의 질(質)을 조사발표 한바 있다. 우리나라는 27위였다. 작년 24위에 이어 하위권을 맴돈다. 또, 항목별 평가를 보면 ‘사회적 유대가’ 32위로 밑바닥이다. ‘어려울 때 주변에서 도와줄 친척, 친구가 없다’는 답도 23%로 작년보다 3%포인트 늘어났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어도 서로 가족처럼 돕고 살던 한민족의 다정다감한 시절이 절실하게 그리워진다.
호찌민은 살아생전에 “학문을 익혀 성공하기보다는 남을 이롭게 하라”고 가르쳐 베트남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다. 다방면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적극 베푸는 것이 더 큰 강진군을 만들 수 있다. 우리 군은 선제적 물꼬를 터주고 자원봉사 단체가 주축이 되어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지원하고, 지원 받을 수 있는 것은 지원 받아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 농촌도 이제는 먹고 살만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연간 2~3억 소득도 올릴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 농촌의 남성들이 결혼하여 쉽게 정착하고 생활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고 도시여성들이 농촌으로 시집오는 것을 꺼려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 군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다문화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우리 군의 다문화가정은 245가구로 그 중에서 베트남 출신이 88가구(3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치하고 있다.
다문화사회를 맞고 있는 우리 보다 일찍 다문화사회를 형성하고 경험한 베트남의 근대사회와 이 때의 정책을 눈 여겨 봐야 할 것이다. 해마다 급증하는 결혼이주자들의 삶과 정책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세계사를 돌아볼 때 많은 국가들의 흥망성쇠가 다름 아닌 민족이동 즉 이주자들에 의해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강진의 미래, 다문화가족들을 어떻게 받아드리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번 교류를 통해 군에서 관내 베트남 출신 여성들이 강진에 빨리 정착해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마련해 지원하게 될 것이다. 심각한 농촌총각 결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풍힙구 출신 여성들과 우리 군 총각 간의 활발한 인적 교류 등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자 시책이 아닐 수 없다.
풍힙구와 우호교류협정으로 우선 내년에 그곳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열악한 의료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강진군의사협회와 약사협회, 종교단체에서 의료 자원봉사와 함께 의료품 지원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선진농업을 자랑하고 있는 친환경농업1번지 강진군의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상호 인적, 물적 교류도 함께 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베트남 하우장성과 풍힙구 사절단의 강진방문으로 사돈의 사이를 넘어 오랜 친구, 친자매와 같은 돈독한 사이로 발전하는 작은 불씨가 지펴졌다.
우리 군의 총각 결혼문제는 베트남 풍힙구와 인적, 물적 교류 협력을 통해 본격적인 물꼬가 트일 것이고 매우 희망적이다. 교류협력을 보다 더 속도를 내어 추진할 필요가 생겼다.
종국적으로 우리나라와 베트남 양국은 과거의 아픔을 딛고 지금은 이를 오히려 강점으로 바꾸어 나가면서 상호번영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우리 군도 군민들의 성원 속에 서로의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베트남 하우장성 풍힙구와 실속 있고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