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차 모두가 지켜야 할 질서
이정태(강진군청 교통행정팀)
최근 우체국 앞에서 접촉사고가 있었는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보통 차량 간 접촉사고 시 쟁점은 ‘당연히 누가 잘못했냐?’ 라는 것일텐데 예상과는 달리 사고차량 운전자들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본인들의 운전 부주의도 문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불법주정차 된 차량을 피하려다 접촉사고가 났다. 원인제공을 한 이 차주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며칠 전에는 도로 양방향 모두 주차된 좁은 도로에서 누구하나 양보하지 않아 서로 욕하며 계속 대치하고 있는 정말 웃기는 광경을 본적이 있다.
두 사건 모두 서로 조심하고 누구 한쪽이 양보하면 될 일일 수 있지만 그 전에 불법주정차가 없었다면 이런 광경은 애초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가끔 TV나 뉴스에서 119 신고차량이나 긴급환자 후송차량이 양방향 주차, 이중주차, 대각선 주차를 한 차량들로 인해 신속한 현장 도착은 물론 화재진압조차 하기 힘들어 사고현장에서 충분히 구조 될 수 있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보도돼 우리를 매우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위와 같이 불법주정차 문제는 교통소통의 저해요인이며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요인이 됨은 물론 심각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낳고 있는 사회문제가 되었다.
이제 누구나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은 불법주정차로 인한 폐해나 심각성을 최소한 한번쯤 경험해 보았거나 목격했거나 언론을 통해 들어봤을 만큼 불법주정차 해결은 성숙한 교통문화 정착과 교통선진화 이룩을 위한 첫걸음이자 척도가 되었다.
불합리하고 잘못된 법과 제도가 불법주정차를 유발시키고 이러한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지자체에서는 불법주정차 근절을 위해 지속적인 지도단속, 시가지내 주차장 확보 등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지만 인력 및 예산부족으로 인해 불법주정차를 근절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높은 과태료나 강력한 형사처벌도 해결책이 될 수 있으나 매년 늘어나는 차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결과적으로 법과 제도적인 문제로만 돌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법과 제도적인 개선은 지속적으로 모색해야할 것이나 유일한 해결책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불법주정차 해결을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할까?
우리 모두는 불법주정차로 인한 경제적 손실, 사고위험, 화재진압과 신속한 사고현장출동의 어려움 등을 보고, 듣고,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설마 내가 사고현장의 주인공이 되겠어?' 라는 식의 사고방식과 이기주의의 팽배로 인해 우리는 불법주정차 근절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렇듯 현실은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내가 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불평불만을 토로하고 요구만하는 것은 선진사회가 요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과는 거리가 멀다.
즉, 불법주정차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의식개혁을 통해 우리 스스로가 먼저 노력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병행되어야만 한다.
더 나아가 우리들만이 아닌 자녀들에게 또한 불법주정차로 인해 생기는 폐해와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경각심을 갖게 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가까운 미래에 더 큰 사회문제로 발전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고 먼 미래에 불법주정차 문제를 위해 법과 제도를 연구할 잠재적 자원을 양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불법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조금 불편하고, 조금 멀더라도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며 이를 통해 나오는 작은 실천과 노력이 비로소 지속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교통선진화를 실현 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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