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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보초당 |
중국 전역에 거쳐 37곳의 두보초당은 가장 오래된 것이 천수시 두보초당이다. 756년 안록산의 난으로 인해 반란군에게 억류되는 불운을 겪었지만 그 이듬 해 4월 용케도 탈출에 성공한다. 안록산의 난 때문에 장안에서는 혼비백산한 현종이 촉(蜀 )을 향해 몽진하다가 호종하는 군대의 강요를 못 이겨 사랑하는 애첩 양귀비를 자결케 하는 꼴을 보아야만 했던 사건이었다.
두보는 섬서성의 봉상(鳳翔)에 옮겨와 있던 숙종(肅宗)의 행재소에 도착했다. 숙종은 두보가 기특하다 하여 좌습유(左拾遺)에 임명되었는데, 두보로서는 처음으로 벼슬을 해보는 일이었다.
그러나 동관을 지키다가 패한 재상 방관(房琯)을 변호하다가 노여움을 사고 만다, 그리고 이듬 해 화주(華州)의 사공참군으로 좌천되고 말았다. 두보의 고난이 극에 달한 것은 이때부터였는데 식솔들의 호구지책으로 벼슬을 버리고 진주, 동곡 등으로 방랑을 했지만 그 어디에도 살 곳이 못되었다. 동곡은 진주에서 남쪽으로 1.30km 떨어진 조그만 마을이다. 바로 동곡의 비룡협 봉황촌(지금의 성현 성관진 용협촌)에 두보초당이 오롯이 서 있는 것이다. 또한 진주와 동곡이 천수시와 성현이다.
두보가 진주에서 동곡으로 가게 된 것은 동곡현령이 와달라는 것 때문이었는데, 동곡현령은 두보가 오자마자 외면해 버리고 말았다, 두보는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는데, 일생 중 가장 비참한 생활을 해야만 했다. 기근을 피해서 동곡을 찾았건만 동곡현령의 배신으로 인해 그해 겨울 먹을 것을 찾아 산야를 헤매는 신세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도토리를 줍고 둥글레 싹을 캐야하는 기아의 막바지 모습은 ⌜비가悲歌⌟에 잘 나타나 있다.
乾元中寓倨東谷縣作歌七首 一(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칠 수 일)
나그네여 나그네여 그대 자(字)는 자미 有客有客字字美
흰 머리 헝클어져 귀까지 덮었구나 白頭亂髮垂過耳
세모에 원숭이를 따라 도토리를 줍는데 世拾橡栗隨狙公
산 속에 날씨는 차고 해도 가운다 天寒日暮山谷裏
중원에서는 편지가 없어 돌아가지 못하고 中原無書歸不得
손발은 얼어 터져 피부와 살이 죽어간다 水脚凍皴皮肉死
아, 첫 노래 부르니 그 노래 이미 슬프고 嗚呼一歌兮歌已哀
슬픈 바람 나를 위해 하늘에서 불어온다 悲風爲我從天來
갖은 고초를 겪은 두보는 촉(蜀)의 땅 성도(成都)로 정착하게 되는데, 당장 먹고 살 수 있었을 뿐 정치의 중심권과는 격리가 되어 있어서 관직을 통한 출세의 길은 멀었다.
두보가 지은 ⌜비가⌟는 총 7편이다. ⌜비가⌟ 2편에서는 만고의 대시인이 산에 올라가 언 땅을 파헤치며 풀뿌리를 캐는 처지라니! 그러나 둥글레 싹은 안 보이고 눈만 깊은데 짧은 옷이어서 아무리 끌어내려도 정강이를 못 끌어내리겠다고 노래했다. 그렇듯 몸부림쳐도 빈손으로 돌아와 가족들은 굶주려 누워있다는 것이었다. ⌜비가⌟3편은 동생들을 걱정하는 내용이다. 두보에게는 네 명의 동생이 있었는데, 막내인 점(占)만이 두보를 따라왔지만 세 아우는 소식도 모른 채 지내는 처지였다. ⌜비가⌟4편은 누이동생에 대한 그리움의 내용이다. 두보에게는 위씨에게 시집간 누이동생이 있었는데, 일찍 과부가 되어 어린 조카들을 데리고 사는 것을 생각할 때 가보지도 못하는 마음을 ‘원숭이도 느껴운지 대낮에 운다“고 노래했다. 제 슬픔을 남에게 주어 대신 울게 한 것이니 천지가 비창일색(悲愴一色)이 되어 버린 내용이다. ⌜비가⌟5편은 이런 궁벽한 산 속에서 나는 어찌 살아야 하나, 밤중에 일어나 앉으면 모여드는 만 가지 시름이 있다며 혼 없이라도 어서 고향에 갔으면 하고 고통을 토로하는 내용이다. ⌜비가⌟6편은 낙엽 진 가을 물 위에 도사리는 자신의 비애를 어쩌지 못하지만 ’봄‘이 오기를 열망하는 내용이다. ⌜비가⌟7편은 공명을 채우기는커녕 굶주려 산골을 헤맨 3년의 생활을 회고하고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이다. 황제에게는 밉보였고 모처럼 얻어 한 벼슬도 버렸으니 48세의 두보에게는 초조감 그것이었다.
두보의 묘지명에서 백년 뒤에 시인 원진(元禛)은 이렇게 말했다.
“시인이 있은 이래 두보와 같은 사람은 없었다”고.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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