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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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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식 시인 ,그때 그 시절-가설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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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이나
마을 빈터에
가설극장이 들어섰다.
영화 선전은
확성기를 통해
시골마을 구석구석
외치고 다녔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밤 영화는……“
확성기 소리
마을 젊은이들은
가슴이 설레어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공터에 하얀 당목 포장이
둘러쳐진 가설극당
저녁을 먹은
사람들이
이 마을 저 마을에서
모여들었다.
가설극장 확성기에서는
구슬픈 대중가요가 흘러나왔다.
포장이 둘러쳐지고
입구엔
여름밤
영화나라로 가는 표
돈이 없는 아이들은
가설극장 주위를 맴돌았다.
아이들은
표를 살 돈이 없어
틈만 있으면
포장을 뚫고
몰래 들어가려고 했다.
나라 소식 듣는
대한뉴스
영화상영이 시작 되면
주위가 조용해졌다.
영화는
가끔
필름이 끊어지기 다반사였다.
에이, 와
비난의 함성소리 들릴 때면
영화 필름이 끊어질 때였다.
영화가 거의 다 끝날 무렵
포장이 걷혔다.
그때까지
주위를 맴돌던
아이들을 위한 맛보기 영화
영화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은
도란도란
영화감상소감
밤이 깊어갔다.
 | | 김관식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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