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시조시인 윤광제의 탐진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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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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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윤광제의 탐진강 이야기

 

‘강진의 젖줄’, ‘어족자원의 보물창고’라 불리던 탐진강은 이제 없다. 점점 줄어드는 어획고, 사라져가는 패류, 쌓여가는 진흙으로 인해 예전의 명성마저 퇴색되고 있다. 심지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느낄 만큼 탐진강의 현재와 미래는 암울하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생기 넘쳤던 그 시절이 다시 오기를 기대하면서 탐진강이 강진의 미래가 돼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탐진강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고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원류를 따라 가본다. -편집자 주-

 

대구면 백사마을

 

백사마을을 벗어나서 대구초등학교 입구 쪽으로 올라온 나는 마량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구초등학교를 지나는 길은 지명이 청자로 되겠다. 청자촌과 이어지는 길이라는 의미의 청자로는 마량 부근까지 이어진다. 대구면사무소 소재지에서 마량방향으로 갈 때 나타나는 첫 번째 언덕을 넘으면 나타나는 마을이 구곡마을이다. 구곡마을은 남호마을과 함께 구수리를 구성하는 두 개의 자연마을 중 하나이다. 원래 수인마을까지 구수리 소속이었으나 마량면이 분면(分面)되면서 수인마을이 마량면으로 편입됐다고 한다.

 

1789년 ‘호구총수’에는 구석동(九石洞)으로 표기되고 1912년 ‘지방행정구역명칭일람’에는 구석리(九石理)로 1917년 ‘조선면리동일람’에는 구수리(九水里:九谷,古湖,修仁)로 기록됐으며 1923년 ‘강진군지’와 1967년 ‘강진군지’에는 구곡(龜谷)으로 표기됐으며 1987년부터 구곡(九谷)으로 쓰고 있다. 지명의 유래는 마을 앞에 거북바위가 있어 구곡(龜谷), 구석(龜石)이 되었다가 아홉 골짜기로 이뤄진 마을이라 구곡(九谷)으로 불렸다고 전하니 어느 지명이든 구곡마을이 가진 정체성에는 변함이 없으리라 본다.

500살을 넘긴 보호수가 구곡 마을 입구에서 굽어보고 있고 계단식으로 위치한 마을 모양,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는 국도 23호선에서 잠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탓에 평소에는 발걸음이 멈춰지기도 하는데 이날은 마음이 마량으로 쏠리는 바람에 구곡마을을 지나치고 말았다.

 

약 2km를 달리면 ‘제재소’가 나타나고 바로 앞에서 마량으로 가는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평소에 수 없이 달렸던 길은 놔두고 오른쪽 방향, 즉 서중어촌 체험마을 쪽으로 이동했다. 2km를 또 가다보면 서중어촌 체험마을이 나타난다. 서중마을은 서재동과 중촌을 합쳐서 앞글자만 따서 부른 마을이 되겠다. 특히 서재동은 서당이 많은 마을이란 뜻이었다고 한다.

서중어촌 체험 마을이 올 여름 손님 맞이를 위해 주변을 깨끗이 정리해 뒀다.

서충어촌 체험 마을 입구에 조성된 길

서중마을에서 바라본 까막섬. 섬 오른쪽에 노란색 등대가 눈길을 끈다.

현재 서중어촌체험마을에서는 통발낙지체험, 바지선 낚시체험, 갯벌체험, 맨손 고기잡이, 개막이 축제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다. 특히, 선상 숙박 및 낚시체험은 바다에서 야영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인터넷지도를 이용해 서중어촌체험마을을 하늘에서 보면 그 모습이 마치 거북이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영암군의 삼호읍이 거북이 머리 형상이라고 일컬어지더니 현대삼호중공업이 들어서고 대박을 쳤고 최근 우리지역 가우도가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다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더니 출렁다리가 생겼고 전국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거북이 머리가 어느 지역이든지 귀한 대접을 받는다는데 서중마을도 앞으로 주목하고 볼 일이다.

 

서중마을을 돌아서 마량초등학교 방향으로 가다보면 펜션 시설이 나타나고 그 옆에 비닐하우스와 검정색 종이가 덕지덕지 붙은 언덕이 보였다. 신기한 그 모습에 차를 세우고 언덕으로 다가갔다. 그 검정색 종이는 알고 보니 수제 건조김이었다. 이미 수차례 TV와 각종 매체를 통해 알려졌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마량면 서중길에 위치한 김 생산업체. 어민들이 건조가 끝난 김을 수거하고 있다.

작업을 하시는 분께서 ‘김의 작황은 나쁘지는 않은데 날씨가 항상 말썽이라 생산량이 들쭉날쭉하다’는 하늘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마량 서중마을에서 생산되는 수제김은 ‘해로달인 김’이라는 브랜드로 전국에 팔려나가고 있다. 산(酸)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무산(無酸)김이라고도 하는데 청정바다에서 생산한 안전하고 싱싱한 원초만을 사용하며 전통 지주식으로 하루 두 번씩 햇볕에 노출시켜 맛과 향이 뛰어나다고 한다.

특히 햇빛과 해풍으로만 건조해서 만들어졌다는 멘트가 호평을 이끌어내면서 이제는 주문에 비해 물량이 달릴 정도라고 하니 이야기를 듣는 입장에서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다.

수제 김 생산은 추운 날씨 탓에 비닐하우스 안에서 작업이 이뤄진다. 사진은 김 건조를 마친 발을 다음에 다시 사용하기 위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있다.

그러다가 말로만 들었던 김 익는 소리를 듣기 위해 건조장으로 걸어갔다. 그랬더니 정말로 김에서 익는 소리가 들린다.

‘틱, 틱, 틱, 딱, 따닥, 딱!’

사실 김 익는 소리는 김이 발에서 마르면서 붙어있던 면이 떨어지면서 나는 소리인 것이다.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보니 눈과 귀가 함께 즐겁다. 김생산지에 오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바로 카메라 삼각대를 세워 놓고 기다렸더니 마침 건조가 끝난 김을 수거하는 어민들이 나타나 바쁘게 셔터를 눌렀다.

신기한 체험을 했고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기쁜 마음에 일반 김보다는 3배나 비싼 수제김을 기꺼이 살 수 있었다. 집에 가서 살짝 굽고 간장에 찍어 먹을 생각을 하니 절로 군침이 돌았다.

이후 3월 29일 다시 찾았을 때는 더 이상 김 건조 작업을 하지 않았다. (다시 수제김을 만나 보려면 내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대오도, 소오도로 불리는 까막섬이 마량항으로 초대하듯 갯벌을 드러내고 객을 유혹하고 있다.

김건조장에서 뒤로 돌아 마량항 쪽을 바라보면 까막섬과 예쁜 노란색 등대가 눈앞에 나타났다. 마량항과 까막섬을 가까이서 보기위해 마량초등학교를 지나서 마량항 방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다음주 계속

 

◆마른 김

마른 김에는 김 10g(5장)에는 단백질이 달걀 9개 분량, 비타민 A는 피망 10개에 해당하는 분량이 함유돼 있고 칼슘도 39mg이나 들어있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유익하며 성인에게는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자질구레한 설명보다는 ‘밥도둑’이라는 낱말하나가 이 모든 자세한 설명을 대신한다고 하겠다.

우리지역 김의 특징이라면 탐진강 하구 영양염류가 풍부한 어장에서 생산되기에 금빛이 나고 달콤한 맛이 느껴지며 감칠맛이 난다. 수제김의 경우 지주식으로 키울 경우 밀물 때는 바닷물과 영양염류를 머금고 썰물 때는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그 풍미를 더한다. 게다가 육지에서는 햇빛에 직접 말리기에 그 맛이 깊어진다.

 

◆무산김과 유산김 논란

산(酸)은 무기염산을 가리키며 이 염산은 김 재배시 들러붙는 파래 등 잡태를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염산은 김 세포에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게다가 이 염산이 근처 바다를 오염시켜 조개나 굴 등을 폐사시키는 등 바다를 서서히 황폐화 시킨다는 주장이 있는데 세계 최대의 김 생산국인 우리나라가 바다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일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바다의 자연정화 작용으로 인해 염산이 희석됐는지 유산김을 먹어도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는 없다고 한다. 최소한 식탁의 안전에 대해서는 문제 삼을 것이 없다는 말이다.

어찌됐거나 불편과 수고가 무산김의 풍부한 단맛과 영양의 비결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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