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농가 년 2~3천 만원 농박으로 수입 올리고
본업보다 농박으로 짭짤한 재미 느끼는 일본 농촌
일본 아지무 그린투어리즘이란 도시와의 교류를 통해 마을의 기간산업인 농업을 지키고 육성하여 새로운 연대를 통한 발상으로, 농촌의 각 가구마다 기반을 강하게 하는 운동이다. 또한 지역에 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농촌에서의 생활을 평소 즐겁게 보내는 가운데 외부에서 온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는 <풍요롭고 찬란한>을 지향하는 새로운 농촌경영의 운동이다. 그린투어리즘이란 도시(소비자)와 농촌(생산자)의 가식이 없는 마음이 통한 대등한 교류를 통해서 지연(정보로 이어진 친척)관계가 되고 공생을 길을 찾는 일이다. 또한 마을에 있어서 연대의식을 생활을 통해 경관에서 산업에 이르기까지 일체적 대처를 직업적이면서도 연대적 울타리를 넘는 차원에서 연대를 도모하는 가운데 지역 경제의 발전과 마을 전체의 활성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린투어리즘은 폐쇄된 농촌사회의 과거 이미지를 불식하고 자연환경이 지켜지며 그 속에서 사는 농촌 사람들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얻어내는 일이었다. 1992년 ‘이지무 표 그린투어리즘 연구회’가 발족한 후로 꾸준히 발전해 오이타 현의 그린 투어리즘 연구회가 17시읍면이 동참하게 되었다.
그린투어리즘 연구회에서는 ‘와라 코즈미(짚을 쌓아 아름다움을 경쟁하는) 대회’를 여는 등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1996년 연구회 발족 6년 후에는 오이타 현으로부터 고객 전용의 부엌을 만들지 않아도 되었고, 다음 해에는 33㎡의 방이 필요했던 것도 1방이라도 괜찮게 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일본의 그린 투어리즘은 폭발적인 확산을 보이면서 현재는 북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특히 큐슈에서는 강렬한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일본의 그린 투어리즘은 수학여행, 체험학습 등 중고생의 체험여행을 주제로 유지되고 있다. 기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5·6월과 9·10월이 많고 수학여행이 주종을 이룬다고 생각하면 된다.
농촌에서 체험하게 되는 수학여행은 학생들이 헤어질 때 서로 부등켜 안고 운다고 한다. 그만큼 농촌체험은 곧 일생동안 잊지 못할 좋은 기억과 추억거리가 되고 있다. 그린투어리즘 연구회에서는 앞으로 홍보에 주력할 것, 유럽연수생 모집, 그린투어리즘 실천대학의 적극 참가, 한국 등 해외, 그리고 일본의 기업 등 직장인들이 농박 연수나 체험의 장으로써의 홍보 주력, 선물은 농산물로, 바캉스법 개정 등으로 더욱 크게 발전을 꾀하고 있다.
기획개발부에서는 ‘오이타·아지우 슬로푸드페어 개최(전국 볏짚 쌓기 대회)’ ‘시골탐방 개최’ 등을 추진하고 있고, 환경미화부에서는 ‘깨끗한 마을 만들기 운동’ ‘리버사이드 워커의 계획’을 실시하고 있으며, 농박부에서는 ‘농촌 민박의 수용, 전승요리, 가정요리 연구, 자정 동아리 만들기’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응원단부에서는 ‘정례회, 이벤트, 유럽연수’ 등을 추진하는 부서이다.
도시와 농촌이 하나 되고 소통하고 상생하는 것이 곧 그린투어리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잔순히 농촌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즐기는 장소가 아니라 누구나 한번쯤을 경험해야할 필수적 코오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일본농촌의 활성화에 큰 초석이 되고 있다.
안심원의 농박
안심원은 농박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단체였다. 회장은 3.4ha 포도원을 운영하는 농업인으로 40년 전에는 350가구가 살았으나 지금은 반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안심원을 만들었다. 질문을 통해 안심원의 단체를 알 수 있었는데, 처음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지 않고 순수하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났다.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생각했고 귀찮아했지만 진심으로 고개 숙이며 설득을 했다. 20년 동안 해오다보니 돈이 되니까 모두들 즐거워하고 있다.
일년에 벌어들인 수입은 2~3천만 원이다. 2박3일 일정의 학생인 경우 1인당 20만 원을 받는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가리지 않지만 여중생을 가장 선호하는 편이다.
학생들을 상대했을 경우 가장 신경 써지는 것은 안전사고이다. 제철음식과 안주인이 잘 만드는 음식으로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매번 일지를 쓰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항상 119를 염두에 두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식중독 등 안전사고가 발생되면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시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농박을 봉사로 생각하면 오래 가지 못한다.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등 역으로 가야 한다. 이곳에서는 농박이 주가 될 만큼 수입이 짭짤하다 보니 일을 재밌게 하고 있다.”
안심원장의 말이다.
농가에서 저녁과 아침을 제공해 주면서 잠을 재워주고 일년에 2~3천 만원을 벌 수 있다면 대단한 수입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매일 반복되는 일도 아니고 일주일에 두 번 남짓 하기 때문이다. 농가에서 1박을 경험하게 된 필자는 농협에서 30년 가량 근무하고 퇴직한 후 농박을 연 주인 부부의 밝은 모습에서 재밌게 일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녁은 제법 먹을 것이 풍부했으나 아침은 조촐한 밥상이었다. 그러니 식사 문제도 저녁만 신경을 쓰면 되는 게 아닌가 느껴졌다.
저녁밥상은 회, 떡, 돼지고기 샤브샤브 등으로 특별히 준비한 음식이 나왔다. 술도 조금 마실 수 있는 분위기였고, 식탁은 일본전통식이었다. 대화가 통하지 않아 필담을 나누기도 하고 영어 몇 마디로 소통하면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필자가 숙박한 곳은 면장 정도 지낸 집이었는데 집의 규모가 매우 컸다. 2층집이었고 2층에서도 잠을 잘 수 있도록 준비된 집이었는데, 구순의 노부모와 자식, 그리고 주인 부부는 모두 별채에서 기거했다. 그러니까 본채를 모두 농박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오래된 집, 그러나 거실엔 편안한 의자가 여러 개 놓여 있었고, 식사를 할 때는 아래가 따뜻하도록 배려했으며, 밤에 바깥을 나가면 절로 전등이 켜지는 등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집 마당에는 오래 된 벚꽃이 박재하듯 만들어 놓아 운치를 더했고, 별도로 만들어진 차 마시는 장소는 애써 공들인 노력이 보였다. 뒤안에는 그리 크지 않은 정원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마당이 크지 않아 다소 답답함을 주었다.
그런데 일본 특유의 전통인 양 인형들을 모셔놓듯 진열해 놓은 것이나 조상을 모시는 신주(神主)가 큰방 곁에 있어 어떤 사람은 공포감을 느낀다고 했는데, 어쨌든 별로 달가운 모습은 아니었다.
손님이 들어서자 60대 부부의 모습은 시종 밝았고, 예의가 있었으며, 겸손했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농박을 통해 짭짤한 소득이 생기니 절로 힘이 나는 것 같았다. 수입도 솔찬하다 보니 차량도 크고 새 것으로 바꾼 모습이었다. 자기 집으로 정해진 사람들을 태워오고 태워다주는 차량이었다.
두 부부 중에서 남편은 사람들을 태워오고 태워다 주는 일과 부인의 일을 약간씩 거들어 주는 정도로 일을 하고 있었고, 모든 음식은 부인이 알아서 만들어냈는데, 주역은 부인이었다. 숙박에 따른 모든 자료정리는 물론이려니와 손님과의 대화나 교감을 갖는 것도 부인의 몫이었다. 남편은 그저 도와주는 위치였다.
저녁 만찬을 마치고나자 부인은 달력을 내보였다. 농박을 하는 이들이 예약된 달력이었다. 또한 한 장의 종이에 감회를 적어놓고 가는 글도 보여주었다.
사람들이 도회지로 빠져나가 죽어버린 마을이 농박을 통해 다시 살아나고 있었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나 찾는 사람이나 모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 - 그것이 일본 농박의 현장이었다. <일본에서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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