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슬픈 사연들과 가슴 미어지는 많은 애환에 담긴 몇 분의 글을 실어본다.
자식을 둔 부모라면“내리사랑”을 확인하며 흐뭇해하는 어버이날, 하지만, 시부모와 남편 아들마저 잃은 어머니는 이날도 죄인이었다.
소박한 일상마저 그립고 아파서 마른 눈물을 쏟아내야 하는 “오월의 어머니”이정자(65)씨의 사연은 듣는 이의 가슴을 절로 미어지게 만들었다.
평범한 농부의 아내이자 며느리, 어머니였던 이 씨는 어버이날이면 가슴앓이를 한다. 그녀도 35년 전까지만 해도 어버이날은 그토록 그리고 바라던 날이었다. 하지만,1980년5월20일 시동생을 찾으러갔던 시어머니가 광주대앞길에서 계엄군 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하면서 그녀의 삶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의 떠난 빈 자리가 컸던 탓일까. 아내의 억울한 죽음에 시름시름 앓던 시아버지가 병(病)으로 세상을 떠난 뒤 술로 날을 보내던 남편마저 그녀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하늘도 이토록 무심할 수 있을까.그녀의 곡소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시부모와 남편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군대에 간 둘째 아들의 비보(悲報)를 전해 듣게 된 것이다. 제 인생에 원망스러움과 억울함을 늘어놓을 법도 하지만 그는 우선 마음을 다잡아야했다. 남은 자식들의 생계를 책임져야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식당종업원, 일용직 노동 등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했다. 당장 먹고사는 것도 문제였지만, 아마도 먼저 떠나보낸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해마다 5월이 돌아오면 악몽이 되살아난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기일(20일)21일(부부의 날)등 시부모와 남편, 아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버이날도 홀로 맞는다. 시부모의 묘서를 홀로 찾아가 카네이션을 바친 뒤 그간 삼켰던 눈물을 마음껏 쏟아내고 싶지만, 두려움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그녀는 “5월만 되면, 집밖에 나서는 게 무섭고 가슴이 떨린다.”어버이날 매년 시부모님을 챙기지 못해 미안하고 죄스럽다. 자녀들이 아버지 없는“어버이 날 보내는 것도 가슴이 미어진다.”고 울먹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5월. 그녀에게도 슬픔 눈물이 아닌 기쁜 눈물을 흘린 날로 기억되는 어버이날이 언제쯤 돌아올까?(광주일보 이 종행 기자의 글)
또, 우리고장 강진군에서는 2015년 어버이날에 강진원군수가 효부 박 영란(79)(강진군 신전면)며느리에게 국민포장을 받도록 하였답니다.
102세를 일기로 별세한 양어머니 박 재욱 부부를 친 어머니같이 한평생 효행한 며느리 박 영란할머니인데 이들의 인연은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63년 해남군 북평면에서 이사와 한약방을 열며 새로운 삶을 꾸려갈 무렵 시부모의 친구였던 박 할머니를 알게 됐다.
생활형편이 어려울 쩍 마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 가족처럼 지내던 1980년 경 박할머니의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부부는 큰 결심을 해 박할머니를 모셔와 함께 살기로 마음작정 해 한 가족이 됐다. 이때부터 이들은 자식이 없는 박할머니를 35년간 친 어머니로 모시며 농사를 지으면서 3남 3녀를 키우고, 큰 며느리로 시부모까지 함께 모시며 효심을 다해 박할머니를 모셨다.
저이를 효부, 효자라고 부르는 분들도 있지만, 오히려 어머니가 있어 지난 세월이 즐거웠고 행복했다. 어려웠던 시절 정을 함께 나누며 가족이 돼 준 어머니의 지난 얼굴들이 오늘따라 더 스치운다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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