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주홍 군수의 옥에 티
황주홍 군수는 지리적으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강진군을 전국에서 손꼽히는 ‘축구메카’로 키워냈다. 그 같은 공로가 인정되어 지난 12일 조선일보 제정 원저어워즈 한국축구대상에서 축구인프라상을 받았다. 원저어워즈 한국축구대상은 조선일보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만든 상이어서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 최고의 상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더구나 언론기관에서 주최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널리 홍보가 된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황 군수는 중앙초등학교와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에 축구부 창단을 지원했음은 물론 강진군청 여자축구클럽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열의를 보였다. 그래서 강진군과 황군수는 전국 시장군수들이 뽑은 잘하는 군으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기염을 보였다.
사실 그동안 강진을 알리고자 군수와 공직자들은 노력을 많이 해왔다. 특히 청자문화제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은 군민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다. 어떻게 하든지 열세인 강진군을 탈피해서 좀 더 잘 사는 군을 만들고자 애를 썼던 것이다.
그러므로 황 군수의 축구인프라상 수상은 강진 모두가 기뻐하고 박수를 보내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제일의 일간지에 강진이 오르내린다는 사실은 그만큼 국민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옥에 티가 생기고 만 것은 황 군수가 군정 질문에 불참했다는 사실이다. 이 점 또한 황 군수의 잘못이라고는 볼 수 없다. 중앙 일간지가 주관하고 장관이 참석하는 큰 행사에 군수의 입장으로는 불가항력이기 때문이다. 의사일정에 따라 그 큰 행사가 앞당겨지거나 뒤로 밀쳐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의회에서는 의사일정을 무시하고 수상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는 이유로 사과를 요구했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의회로서도 참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문제는 상호 권위를 무시하는데서 비롯된 불협화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군수가 강진군을 위해 자리를 비운 것은 탓할 일 보다도 이해를 해야 한다. 군수 역시 발끈 화를 낸 의회를 서운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이해를 해야 한다. 특히 군수나 군의원들은 군민이 뽑은 대표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도 평범한 사람과는 달리 권위가 있기 마련이다. 바로 그 권위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군의원들은 발끈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군수 역시 권위가 훼손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군수나 군의원이나 권위를 가장 지켜야 할 자리다. 권위가 무너지면 한낱 이삼장사의 보통 사람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상호 권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매끄럽고 지혜로운 견제의 처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명약관하한 일이다. 축구인프라상 수상이라는 좋은 일에 군수의 권위가 손상된 이번 일은 옥에 티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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