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할 때 엄마도 똑같이 새내기 학부모가 된다. 내색하지 않지만 아빠도 속으로 설레며 첫 학부모를 준비한다. 취학통지서를 받을 때의 느낌은 아이가 두 발로 도움 없이 일어서는 모습을 볼 때 떠오르던 감정과 비슷하다.
유아에게 있어 초등학교 입학이란 새로운 생활세계로의 지평을 여는 출발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찾는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으로의 진입은 인간의 발달에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일이지만 어렵고 불확실하며 혼란스러운 성장단계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특히, 특수교육대상유아들의 경우 이전에 학습한 것을 일반화 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새로운 학습환경에서 보다 상위의 기술을 배우거나 교사나 도래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활동에 유의미하게 참여하는데 심각한 문제를 가질 수 있기에 이들의 부모가 가지는 불안감은 일반유아의 부모보다 더 클 수 있다.
새해를 맞아 설렘과 긴장감이 가장 많이 교차하는 이들은 단연 자녀를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보내게 되는 예비 학부모일 것이다. 자녀의 입학통지서를 받아 드는 것은 부모라는 여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다. 하지만 아이가 단체생활에 잘 적응할 수는 있을지, 학업에 흥미를 갖게 될지 궁금하고 걱정스럽기 마련이다. 특히 여기저기 들려오는 이야기에 휩싸이다 보면 한글 쓰기와 읽기, 수 세기, 손 조작 등을 어디까지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 불안해진다. 초등 1·2학년에 형성되는 학습에 대한 흥미와 관심, 또래 아이들과의 관계는 평생의 디딤돌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긴장감은 더해진다. 입학 전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남보다 앞선 학습 준비가 아니라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전문가들과 함께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해야 할 사항과 마음가짐 등을 들어봤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비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과연 초등학교 교과목을 얼마큼 준비한 뒤 입학을 시켜야 하는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근 대형서점에 가보면 초등학교 1학년용 참고서 코너에 유독 학부모와 아이들이 많이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유아단계의 선행학습이 이미 보편화된 가운데 자칫 아이가 부모의 준비 부족으로 학교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린 나이부터 무작정 선행학습을 강행하는 것은 학습의 기초를 세우고 흥미를 유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기준점을 잡기 어려울 경우 1학년 교과과정의 평균 수준과 필요한 학습량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평균 학습량을 미리 이해한다면 지나친 선행학습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아이가 수업에 흥미를 지닐 수 있도록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수학 교과서는 수 세기가 50까지 나오고 2학기 교과서에서는 100까지 나온다. 물론 일부 아이들은 과일과 같은 물체를 이용해 '1+3=4' 같은 덧셈식을 '4-3=1'과 같은 뺄셈식으로 바꾸는 연산 단계까지 익히고 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50까지의 숫자 세기까지만 익히고 있다면 수업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다만 학교에서는 바둑알이나 공깃돌 같은 물체를 이용해 연산을 익히므로 각 가정에서도 구체적인 지물을 활용해 숫자를 익힌다면 학교수업에 효과적으로 임할 수 있다.
국어 과목에서 예비 학부모들의 관심은 과연 한글을 어느 정도 익히고 학교에 가야 할지에 쏠린다. 그러나 실제 1학년 교실에는 한글을 모르는 아이부터 2~3학년 수준을 갖춘 아이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다. 학교수업은 다양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평균 수준에 맞춘 게임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한글을 아는 아이가 'ㄱ' 'ㄴ'부터 다시 익히면 수업을 지루하게 느낄 수 있기에 낱말을 만드는 놀이나 문장을 만드는 놀이 등을 배우는 것이다. 읽고 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자음과 모음의 결합원리부터 배운다. 이렇게 1년여 국어수업을 진행하게 되면 선행학습에 치중한 아이나 그렇지 않은 아이나 입학 당시의 학습 수준에 따른 능력 차이는 거의 사라진다는 게 선생님들의 귀띔이다.
<초등학교 입학 준비⦁마음가짐은 이렇게>
. 숫자는 50까지 셀 수만 있어도 충분 - 시장놀이, 보드게임 통해 수학 공부 첫 단추 잘 끼워야
. 지나친 선행학습은 되레 흥미유발에 악영향
. 국어, 퍼즐놀이로 수업... 한글 몰라도 안 뒤져
. 통합교과선 손 많이 써서 평소 젓가락질 등 도움이 됨
. 학습보다 발표⦁정리정돈 습관 익히는 것이 중요
<초등학교 입학 전 꼭 가르쳐야 할 가지>
. 일찍 일어나는 연습하기
. 혼자 화장실 가기 -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 구분하기(쉬는 시간 10분에 화장실 다녀오기)
. 올바른 식사 습관들이기(학교의 점심시간은 1시간 이지만 30분 안에 식사 마칠 수 있게)
. 안전한 통학 길 익히기(학교가지 오가는 길을 미리 알려줘 익숙해지게 알려준다)
. 정리정돈 하기(준비물 꺼내기와 정리정돈, 가정통신문 파일에
. 다른 사람 말 경청하기(입학 전 기본예절교육 필수, 유아 어 없애고 존댓말 입에 붙도록 연습,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 안하기 지도. 다른 사람 말을 끝까지 귀 기울려 듣는 연습도 필요, ‘예’,‘아니오’등으로 또렷하게 이야기하는 습관을 길
러줘야 한다.)
. 이유 없이 친구를 괴롭히거나 때리는 아이를 방치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로 자랄 수 있으니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 아이가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을 때는 엄마는 아이의 상한 마음을 달래주고, 학교 생활의 즐거움을 기억하도록 유도한다.
. 시력 ⦁청력 검사는 필수, 배변 습관도 주의, 책가방 고를 땐 성장기 아이에 맞추어
부모들이 걱정하고 생각하는 것은 오늘날이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다.
선조조(宣祖朝)에 임금이 하교하기를, "근래에 사유(師儒)를 선택하는 데에 모두 문사(文詞)를 숭상하여, 덕을 닦고 학문이 밝은 선비에 이르러서는 그런 사람을 보지 못하겠으니, 이로써 학교에 유학하는 선비가 모두 문예(文藝)를 익히고 과거를 얻는 것으로 업(業)을 삼으며, '간절히 묻고 가까이 생각하는[切問近思] 학문'은 듣지 못하였다. 선비의 풍습이 이와 같으니, 다른 날 성취하여 장차 무엇을 보겠는가? 배움을 하는 방법은《소학》보다 먼저 할 것이 없으니, 입학할 때에 반드시 《소학》을 강(講)하여 시험하면 유학(幼學)의 선비가 스스로 향방(向方)을 알 것이다." 하였다.
명종 13년(1558) 10월에 임금이 대사성 이황(李滉)에게 명하기를, "학교는 풍속교화의 근원인데, 퇴폐함이 이미 심하다. 오직 그대는 글이 능하며 깨끗하고 부지런하여 가르치는 임무에 적합하기 때문에 내가 그대에게 위임하니, 나의 지극한 마음을 체득하여 마음을 다해 부지런히 가르쳐서 학교를 일으키고 선비의 버릇을 바르게 하라." 하고, 인하여 초모(貂帽)와 주찬(酒饌)을 내려 주었다.
<교육정책(흥학) 관련 기사 2 [興學-]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조선왕조 아동교육), 2004., 한국콘텐츠진흥원) 참고>
정관웅
힐링코칭상담연구소장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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