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찾아야 할 아이들의 인성교육
전라남도완도교육장 곽영체
우리국민은 세계에서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교육방법이나 과정이야 어떻든 걸어 다니기만 하면 아이의 머릿속에 남들이 하는 모든 것들을 집어넣으려는 욕망으로 사로잡혀있다. 그러나 그것은 주로 지식교육에 치우쳐있고 유치원부터 일과가 끝나면 학원가로 숨 가쁘게 달려 다닌다. 어느 대도시에 사는 초등학생이 일주일에 열두 군데의 학원을 다닌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입장에서도 사교육 절감 등 늘 얘기는 되지만 이렇다할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자식을 둔 부모는 의례 학교 끝나면 학원에 보내는 것이 일반화 되어버린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우리의 가정도 부모가 맞벌이 전선에 나서면서부터 이제는 가부장적인 정서가 약화되어가고 있다. 가정에 따라서는 바쁜 직장생활로 인하여 자녀들의 교육은 외부에 맡기고 관심은커녕 가족이 마주 식사하는 시간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은 시간만 있으면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를 보고 돈 몇 푼 있으면 PC방으로 달려가는 것이 예사이다. 그러나 텔레비전이 교육에 순기능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흉측한 사건, 범죄 현장, 비교육적인 오락물이 판을 치는 매체들이 범람하기 때문에 우선 흥미위주의 채널로 아이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살인, 강도, 성적탈선, 등 반 윤리적인 내용들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모르는 사이에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로 접어들면서 우리 아이들에 대한 가정교육이 약화되고 인성교육이 후퇴하는 현상들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인성교육의 회복을 위해서 옛 우리 조상들이 시행했던 가정교육이 되살려져 더불어 살아가는 예의범절이 갖춰진 아이로 성장토록 하는 부모와 사회의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의 가정교육은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면 언제나 수시로 이루어졌다. 특히 식사시간이나 가족이 안방에 같이 보내는 시간은 자연스러운 인성교육의 장이 되었다. 따뜻한 아랫목에는 어른이 앉고 차려진 밥상 앞에서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에는 아이들이 먼저 젓가락질을 하지 않는 예의라든지 가족의 질서에 따라 언행의 존댓말 등이 엄격히 지켜졌었다. 부모의 카리스마가 사라져버린 오늘날 잃어버린 과거속의 가정 위계질서와 이에 따르는 언어예절교육이 반드시 강화되어야한다.
우리 조상들이 강조했던 교육내용은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싸우고 돌아오면 내 아이부터 야단쳤으며 남과 싸우는 것을 금하였다. 내가 어렸을 적에 구걸하는 사람이 오면 적선하는 사람의 손이 복을 받는다고 직접 나에게 곡식을 주고 끼니때 찾아오는 걸인에게 소반에 밥을 차려 대접하는 인명 중시의 선행을 행동으로 가르쳤던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현대와 과거의 차이는 있지만 명심보감이나 유교사상이 우리들의 생활속에 녹아서 인성, 효행, 교육관계, 언어생활 등의 덕행 및 예의범절 교육으로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현대사회는 각박하다. 이 각박한 사회를 훈훈하게 만드는데 중요한 것은 가정교육에 옛날의 교육을 되살려 현대사회에 맞는 가치관을 정립시킴으로써 제도적 학교교육이 못 미치는 영역을 보완하는 일이다. 이러한 보완책 없이는 어떠한 물질적 경제적 발전도 우리사회를 선진국으로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국민의 도덕적 해이가 국민 총생산량1%를 떨어뜨린다는 어느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를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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