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범어음양, 화어술수’를 실현하는 길이 곧 건강한 생활 습관이다. 범어음양은 음양을 본받으라는 것이고, 화어술수는 하늘의 도에 부합하는 양생기술을 뜻하는 것인데, 네 가지의 습관으로도 현실화 될 수 있다.
첫째는 음식을 절제하는 일이다. 사실 오래 산 사람들의 식생활을 보면 소식이었다. 소식을 통해 위의 부담을 줄이고 몸을 가볍게 하는 습관이야말로 첫 번째로 해야 할 이인 것이다.
둘째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올바른 수면 습관이다. 아침에 일어나고 저녁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자연 법칙이므로 모든 활동에 있어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셋째는 과로해서는 안 되는데, 이는 노동과 운동을 적당히 병행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또한 부족하게도 하지 않아야 한다.
넷째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야 한다. 몸과 정신은 하나이므로 정신이 몸을 떠나 있을 수 없고 몸이 정신을 떠나서는 온전할 수가 없다.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었을 때 건강은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음식과 수면, 그리고 일과 정신 이 네 가지는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그렇다면 황제와 기백이 살았던 그때 사람들은 이와 같은 원칙을 지키며 살았을까? 그런데 불행하게도 '황제내경'에서는 ‘요즘 사람들이 옛사람들과는 달리 좋은 생활 습관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기백이 황제에게 어떻게 말했는지 살펴보면 이렇다.
요즘 사람들은 술을 무절제하게 마시고 몸에 해로운 것을 행하고 술을 마신 후에는 제멋대로 성교하며 여색을 즐기다가 마침내 정기가 고갈되고 진기가 소진됩니다. 정기가 왕성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절제할 줄 모르며 정력을 소모하다가 일시적인 쾌락만을 추구해서 양생의 법칙을 거스르고 마음 내키는 대로 향락만 즐기지요. 이처럼 생활이 무질서해서 쉰 살만 넘으면 늙고 쇠약해지는 것입니다.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겠다. 먼저 술을 무절제하게 마신다는 것은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다. 술을 자제해서 조금씩 마시는 것이 아니라 폭음을 했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몸에 해로운 것을 늘상 행했다는 것도 이로운 것이 아닌 해로운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정성적인 생활이 아닌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으로 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신체 건강에 가장 나쁜 해를 끼치므로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술을 마신 후에는 제멋대로 성교하며 여색을 즐긴다는 것도 몸을 망가뜨리기가 십상이다. 술을 마신 후 성교를 하는 부부가 있는데 두 사람 모두 건강에 좋지 않을뿐더러 아기라도 생기는 경우 태아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기가 고갈되고 진기가 소진된다는 부분도 함부로 살았을 때, 탐욕만을 추구했을 때 정기가 고갈되고 진기가 소진된다는 것이다. 물론 인간이라면 욕심을 갖기 마련이지만 특히 탐욕의 뒤끝은 그만큼 건강을 해친다는 것이다. 「황제내경」의 첫 번째 장인 ‘상고천진론’에서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선천적인 원기를 말하는 ‘진기’를 말하고 있다. 원기를 유지하는 것은 양생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기가 왕성한 상태를 유지할 줄 모른다는 뜻은 정기를 보양하여 온몸에 충만하게 하기 보다는 제멋대로 정기를 누출한다는 것으로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족하지 않고 탐욕을 계속 이어갈 경우 목숨까지도 잃을 만큼 위험해 진다.
정력을 조절할 줄 모른다는 것도 생활에 끊고 맺는 절도가 없다는 것이다. 즉 기분 내키는대로 정력을 남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정력의 조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순응하고 적응하며 심신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일시적인 쾌락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쾌락을 좋아한다는 것으로 심리적인 쾌락이나 재미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지 몸을 아끼지 않고 덤벼든다는 뜻이다.
양생의 법칙을 거슬러 마음 내키는 대로 향락만 즐긴다는 것도 양생의 도와는 거리가 먼 말이다. 생활이 무절제 하다는 것은 노동과 휴식의 구분이 없다는 것으로 일상생할을 함에 있어 아무렇게나 사는 일을 말한다. 이렇듯 잘못된 생활방식으로 인해 사람으로 태어나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하고 ‘쉰 살만 넘으면 늙고 쇠약해진다’고 기백은 지적하고 있다.
황제와 기백은 이미 오래 전의 옛사람이지만 생활 방식이 바르고 태도가 분명했을 때 건강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현대에도 똑 같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수명이나 목숨도 옛 사람이나 현대인이나 똑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봐야 옳다.「황제내경」에서 제시한 양생의 원칙과 방식은 수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양생에는 네 가지 결합이 필수적
「황제내경」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중국식 양생의 대표적인 의학서이다. 여기에서 양생의 가장 큰 특징은 네 가지 요소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첫째는 ‘형(形)과 신(神)’의 결합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알아야할 것은 비록 몸과 정신이 결합한다 해도 더욱 중시되는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라는 점이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지 몰라도 외형적인 건강만을 추구하는 서양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중국의 한 교수는 미국 시카고 대학의 인류학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주제는 베이징시의 시청 스치하이 일대 주민들이 어떻게 양생의 도를 실천하며 살고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두 교수는 설문지 200여 장을 준비해 주민들을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양생은 정신을 건강하게 하고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설문지의 내용처럼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양생의 비밀이며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두 번째는 동태적인 것과 정태적인 것과의 결합이다. 즉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의 결합을 의미하는데, 동적인 것은 움직임을 의미하고 있으나 전적으로 움직임에만 의존하지 않고 정신적인 고요함이나 평온함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적인 것은 ‘정(靜), 고요함과 마음의 정, 심령의 정을 가리킨다. 태극권의 예를 들어볼 때 외형적인 것과 더불어 내면의 고요함을 추구하여 이 둘을 조화롭게 하는 운동이다.
서양 사람들은 운동을 할 때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며 운동을 하지만 태극권은 정 반대이다.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태극권은 이와 같이 외면의 동태성과 내면의 정태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중국식 양생의 대표적인 운동이다.
세 번째는 시간과 공간의 결합이다. 여기서 시간은 하루 24시간을 자, 축, 인, 묘.....십이지지로 나눈 12시진, 혹은 현대의 24시간을 비롯해서 한 달 간 달의 모양 변화와 더불어 공간적인 요소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어떤 위치에서 어떤 방향을 선택하여 배치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네 번째는 약재와 음식의 결합이다.
약재와 음식 가운데 양생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물론 일상에서 먹는 음식이지만 신체의 어느 부분이 편치 않아 병이 났다면 적정 양의 약을 복용하는 일도 필요하다.
「황제내경」에서 말하는 네 가지 특징은 사실 ‘범어음양, 화어술수’라는 기본적인 원칙 아래서만 이루어지는 것들이다. 이 네 가지를 잘 실행하여 조화의 상태에 이르면 누구나 건강하여 장수하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중국중의약대학 국학원 원장 장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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