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일찍이 있지 않았던 일이나 처음 벌어진 일이라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놀라운 사건이나 일을 표현할 때 미증유(未曾有)라고 한다. 강진에 그런 행복한 대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1일 토요일 밤은 대한민국 남녘의 조그마한 고을을 전국에 알리는 감동과 환희가 넘실대는 강진 최고의 날이었다. 일찍이 강진에 이처럼 뜨거운 밤이 올 줄을, 만들어낼 줄을 감히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한 번도 강진방문이 없었던 젊은 남녀들이 KTX와 고속버스 편을 이용해 서울 경기는 물론 부산과 대구, 대전, 광주, 여수, 목포에서 오전부터 강진종합운동장으로 속속 도착했고, 심지어는 파란 눈의 외국인 청년들도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강진군이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 공모를 신청해 군 단위 최초로 유치해낸 ‘강진 K-POP콘서트’현장 얘기이다.
제법 나이를 든 축에 든 내가 보기에도 벅찬 감동이었다. 외지에서 온 청년들은 어떻게 한류를 이끄는 가수들이 출연하는 K-POP 콘서트를 이런 시골의 군 단위가 유치할 수 있었느냐며 크게 놀라는 얘기들이었다. 화려한 무대와 조명, 그리고 이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소리를 맞춰 호응하는 한류 팬들 역시 또 다른 볼거리였다. 질서정연하면서 공연 자체를 즐기는 젊은이들과 가족단위 팬들, 남녀노소 따로 없는 참여 열기와 분위기는 일대 장관이었다. 2만 여명이 가득 찬 강진종합운동장 공연장은 한 편의 파노라마 그 자체였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우리 지역 청소년들은 강진이 고향이라는 자부심을 크게 가졌을 것이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서만 접하던 한류의 선봉 K-POP콘서트를 누가 이렇게 강진에 멋지게 펼쳤을까. 정답은 강진군청 공무원들이다. 단지 돈이 많다고 문화계에 영향력이 크다고 해서 이 같은 세계적인 행사를 유치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해당 부서 책임자와 실무자들은 정부, 특히 문화관광부의 정책과 방향을 면밀히 검토 분석하고“우리도 할 수 있다. 반드시 유치해내겠다”는 불퇴전의 각오로 뛰었을 것이다.
부산이나 인천, 대구 등 인구 200만, 300만 도시들과 맞붙어 당당히 유치해낸 것이다. 인구 4만이 안 되는 우리 강진에 ‘기가 막힌’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다. 1년 전 공직을 퇴직한 필자이기에 이들 공무원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공력을 들였을지 짐작이 간다. 정말 존경할 만한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강진군 공무원들의 공격적 행정에 대해 군민은 물론 향우들도 일찍이 경험한 바 있다. 2년 전 개장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마량놀토수산시장과 초록믿음 직거래지원센터, 푸소체험, 가우도 출렁다리와 청자타워, 짚트랙, V-랜드와 석문공원 사랑+구름다리, 세계모란공원, 강진만 생태공원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강진군청 공무원들은 주말과 휴일을 반납했다. 어떻게 하면 강진으로 사람이 오게 하고 이들이 강진의 농수축산물을 사가게 할 까 고민했다.
다른 시군은 엄두도 못내는 기초 지자체 최초의 ‘강진방문의 해’선포와 성공, 2019년 올해의 관광도시 강진 유치 등은 그야말로 대단한 성과이다. 일찍이 이런 쾌거들을 이룰 것이라고 공무원 자신들도 짐작 못했을 것이다. 전국의 지자체가 가장 배우고 싶어 하고 따라해 보고 싶은 벤치마킹 대상이 강진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 두 개 사업도 아니고 이렇게 크고 대단한 일들을 마치 고구마 줄기 캐듯 척척 해내는 강진군 공무원들의 파이팅 넘치는 활약에 큰 박수를 보낸다. 창의행정과 군민을 위한 실천행정의 모범이 바로 강진군이라고 확신한다.
군민들께 감히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휴일과 연휴를 반납하고 가족들과도 차분하게 외식할 수 없을 정도로 노동 강도가 센 강진군 공무원들에게 도적질 안하고 뇌물 안 먹고 법규위반하지 않는다면 아낌없는 관심과 애정, 칭찬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
지금 강진군청 직원들의 연고지 분포를 보면 70% 이상이 강진 이외 지역이라고 한다. 연고를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공무원 신분으로서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동기나 선후배들보다 몇 배나 더 땀을 흘리고 어쩌면 희생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에게 친자식들처럼 대해주면 좋겠다.
공무원으로서 강진군민으로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오로지 강진발전에 헌신하고 있는 강진군 공무원들에게 나 또한 공직선배 입장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 하고 싶다. “후배 공무원들이여 그대들이 있어 강진군민들은 행복합니다. 당신들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힘내십시오”라고.
김정식
강진군생활체육회
상임부회장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