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각하게 된다. 살아가는 것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그 어느 일에 종사하고 산다. 도중에 바뀌기도 하지만 그것이 직업이다. 개인이 사회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수입을 얻을 목적으로 한 가지 일에 종사하는 지속적인 사회 활동을 말한다. 그것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새로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그 직업을 선택해 평생을 살아간다. 그 직종에서 어떤 분야를 연구를 계속해 인류에 큰 이바지하는 사람도 있다. 명예와 부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한 가지 기술에 통달할 만큼 오랫동안 전념하고 작은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이고자 노력하는 정신을 장인정신(匠人精神)이라고 한다. 그런 장인 정신이 투철한 사람을 소개한다. 청자를 굽는 사람 이막동 강진청자협동조합장이다.
허준, 장영실 등과 같이 자신과 사회에 책임을 다하려는 장인 정신이 구현될 때, 사회 전체에도 건강과 행복이 깃들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옛 고사에 임금도 백성들처럼 농사를 지어야 할까? 라는 것에. 맹자는 허행(許行)의 군신병경(君臣竝耕)의 설을 반박하며 이렇게 말한다. 대인이 할 일이 따로 있고 소인이 할 일이 따로 있는 법이다. 또한 한 사람의 몸에는 각종 장인들이 만든 물품이 필요한데, 만약 모든 물품을 일일이 각자가 만들어 쓰게 한다면 이는 온 세상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일일 것이다. 라고 말했다.
맹자는 비록 사회에는 통치자와 피통치자의 구분이 있어야 하지만, 다만 그 구분은 순전히 사회적 분업을 통한 상호부조에 목적이 있다고 여겼다. 맡은 일이 다르기는 하지만, 요점은 모두가 서로를 필요로 하며 서로가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는 사실임을 말한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기가 하는 일에는 서로를 서로에게 돕는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하는 작은 일 하나가 사회를 이루는 하나의 구조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지만 함부로, 막무가내로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 고장 강진은 청자를 만들어 내고 있는 역사와 전통을 계승 발전하여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그 청자는 토기에서 발전한 것이다. 토기가 발전하여 고화도환원번조(高火度還元燔造)의 석기(炻器) 단계에 이르면 가마에서 자연히 생겨나는 재티가 고온의 토기 표면에 내려앉아 태토에 들어 있는 규사질(硅砂質)과 합하여져 녹아붙어 자연유가 되는데 이런 경우 재티를 많이 날게 하여 인위적으로 자연유를 입히기도 한다.
이러한 자연유의 성분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을 잿물 또는 회유(灰釉)라 한다. 이 잿물을 토기 표면에 바르고 고온으로 구워내면 회유토기(灰釉土器, 또는 灰釉炻器)가 되고 이 회유토기가 청자발생의 시초이다.
중국 회유토기의 시원은 은대(殷代)이며,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부터 연유(鉛釉)가 발달하였지만 동양에서 유약의 기본은 회유였다. 이 회유는 한대(漢代)에 들어오면서 전 시대보다 유약 표면이 매끄럽게 되는데, 이러한 단계를 시원적 또는 초기적 청자라고 할 수 있다.
육조시대(六朝時代)에는 태토도 점차 양질이 되고 유약도 장석유(長石釉)에 가깝게 발전하여 질적으로 청자에 한 발 다가서게 되고 당대(唐代)에 이르러 청자가 세련되기 시작하여 만당·오대에는 질적으로 완벽한 청자가 되었다.
강진청자협동조합장 이막동씨의 작품
시유토기와 우리나라 청자의 발생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 고화도로 환원번조한 토기를 만들었다. 삼국토기 중에서도 신라·가야토기는 질적으로 가장 우수한 것이어서 1,200℃ 이상이나 올라가는 고화도환원번조로 표면색은 회청흑색이고 무쇠같이 단단한 것이었다. 삼국시대의 토기를 거쳐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러 토기에서 자기로 이행되는 기반이 확립되었다.
통일신라시대 토기는 부장용(副葬用)보다는 주로 실생활용으로 안정된 것이었다. 이때는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토기 표면에 유약을 입힌 연유계(鉛釉系)인 녹유토기(錄釉土器)와 갈유토기(褐釉土器)가 발달하여 세련되고, 8세기경부터는 회유토기가 발달하여 시유토기(施釉土器)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있어서, 토기에서 자기로 이행되는 기반이 확립되었다.
자기에 대한 지식은 삼국시대부터 중국 육조청자(六朝靑磁)의 유입이 상당량에 달하고 있고(일부 백자·흑유자의 유입도 있음.), 8세기부터 성당(盛唐)의 도자기가 들어왔으며, 특히 9세기경부터는 월주지방의 만당도자기(주로 청자와 일부 다른 지방 백자)와 그 기술이 해로(海路)를 통하여 활발하게 우리나라 서해안과 일부 남해안에 많이 유입되어 초기 청자인 이른바 일훈문굽계청자(日暈文─系靑磁 : 햇무리굽청자)와 소량이지만 백자도 만들기에 이르렀으며 뒤이어 녹청자(綠靑磁)도 만들었다.
중국 저장성 월주청자의 영향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이 청자는 9세기 후반경부터 비롯되어 10세기까지 계속되었다고 생각되며, 일훈문굽계 청자요지는 주로 경주지방과는 멀리 떨어지고 중국과 가까운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에 분포되어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곳만 하여도 8, 9개소에 이르고 있으며, 그중에서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용운리와 계율리 일대에 집중적으로 많이 분포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첫째, 통일신라 말기가 되면 수도인 경주의 왕권이 약화되고 지방호족들의 세력은 확장되기 때문이다. 둘째, 그 대표적 호족세력인 장보고(張保皐) 등에 의한 중국과의 해상무역을 통하여 서남해안지역이 중국 도자문화의 영향을 가장 일찍 받게 되었다.
또한 풍부한 이 지역 물산과 함께 무역을 통한 부의 축적 등으로 이 지방의 사회·문화·경제적 요건이 경주 등 타 지역보다 앞섰다. 따라서 새로운 도자기문화에 대한 이해와 수용태세가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9세기 전반 동북아 해상무역의 왕자였던 장보고 등의 해상활동에 의하여 중국청자(백자·흑유자도 포함)가 수입되고 청자번조기술이 도입·전파됨으로써 이 일대는 이미 토기를 사용하는 생활문화권에서 벗어나 자기를 사용하는 문화권으로 진입하게 되었던 것이다.
강진 청자촌에 청자 체험장과 청자 태토 확보의 성과를 거양한 강진청자협동조합 이막동 조합장
-강진에서 나오는 태토(胎土)와 고려 백토(유약)는 우리나라 최고의것이다.-
2012년 청자공모전 우수상 수상
강진건형도요를 운영하는 강진청자협동조합 이막동조합장은 2015년부터 조합장을 시작해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올해 2018년 다시 강진청자협동조합장으로 재선되었다.
그는 흙과 만나는 인연이 장형 때문이었다. 19살 때부터 전주에서 흙을 만지고 그릇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옹기를 만드는 일에 열정을 다 했다.
그러다 광주에서 조기정 선생을 만나서 청자를 시작 했다, 고려청자 재현을 위해 평생을 바친 전통도예가 고현 조기정 선생을 만나던 그 때가 26살 되던 해였다. 광주에서 조기정 선생과 강진 대구를 오가며 청자를 굽기를 시작했다. 광주를 오가던 일을 멈추고 청자촌 도강요 윤도현씨 기술자로 강진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1997년 하저에 건형도요를 설립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그는 2008년에는 중국 용천에 한 달간 파견해서 강진 고려청자 기법을 전수해 주고 왔다. 강진 청자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큰일을 하고 온 것이다.
강진청자협동조합 이막동 조합장은 그동안의 임기 동안에 강진 청자 태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던 끝에 군에서 3,000만원보조를 받고, 조합원 자기자본 3,000만원을 합쳐 총6,000만으로 목리 앞에서 태토를 채취하였다. 채취양은 천 톤으로 향후 20~30년은 충분히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강진의 태토(胎土)는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의 양질의 청자토이다. 경기도 이천에서도 욕심을 내서 가져가고 싶어 하는 흙이다. 이 태토는 목리와 신전(논정), 명주리에서 청자토가 나오고 있다. 고려 백토(유약) 또한 강진 것이 최고임을 우리는 자랑으로 삼아야하고 그 소중성을 인지하고 지켜 나가야 해야 할 것이다.
이막동 조합장은 청자촌 입구에 현재 체험장을 짓고 있는데 3월 중순경에 준공이 끝난다고 한다. 이 체험장이 완공하면 이곳에서 물레, 코일, 판뜨기 등 다양한 체험형태를 맛볼 수 있는 시설이 된다고 한다. 강진청자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 시켜 여기서 나온 순 이익금은 강진청자협동조합재산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진을 찾는 관광객 유치에도 힘써 보겠다고 포부도 밝혔다.
이막동 강진청자협동조합장은 1976년 도자기 민예품 도전 입선을 시작으로 1977년 관광민예품 국전 특선, 1978년 관광민예품 도전 최우수상, 외 6회 이상의 수상과 동경, 워싱턴, 프랑스, 이탈리아, 네델란드 등 순회전을 가졌다. 2012년 청자공모전 입선 및 우수상과 2013년 강진군 명인 지정서를 받기도 했다. 이막동 강진청자협동조합장은 스스로의 완성품을 고집한다. 물레를 거쳐 조각을 하고 유약을 바르고 구워내는 전 과정을 손수 해결한다. 그래야만 직성이 풀리는 고지식하리만큼 완벽성을 고집한 사람이다. 사실 강진 도자기 발전과 후대를 위해서는 그런점이 필요하다. 계승 발전을 위해서는 화목 가마도 꼭 필요하다. 군에서 1년 예산을 1,000원을 받아 조합원들이 모여 월 1회 화목 가마로 청자를 구워 낸다고 한다. 사실 계승 발전 차원에서는 너무 턱없이 적은 예산이다. 좀 더 체계적인 연구와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민족의 빛나는 문화유산으로서 으뜸가는 비색의 수려함을 간직한 청자의 맥을 계승 발전 시켜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더 투자가 필요하다. 강진에서 나는 토는 다른 곳의 토와 차이가 있다. 유약 때문에 청자색이 다르다. 경기도 이천의 토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좋은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은 없다.
이막동 조합장은 자연성이 존재된 청자를 구현하는데 힘쓰고 있다. 앞서가신 도공들의 정신을 이어 받아 실천해가는 진정한 장인이 되고 싶은 것이다. 오늘도 그는 청자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보낸다. 장인정신으로 가득한 사람이다. 해맑은 미소가 사람을 끄는 사람이다. 앞으로 강진청자협동조합장 3년 임기동안 더 많은 노력의 산물을 바라보고 싶다. 그의 발길이 밝고 리듬이 있어서 좋은 기분이 든다.
* 태토(胎土)는 도자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흙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태, 일본에서는 소지, 한국에서는 태토라고 한다. 도자기는 무기물을 주원료로 한 흙으로 어떤 형태를 만들어 구워낸 것을 말하며, 원료와 굽는 온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도자기 제작이 가능하려면 태토는 가소성·내화성·수축률·색깔·질감 등이 각각의 용도와 목적에 맞아야 한다.
따라서 만드는 기물에 따라 알맞는 성분의 태토를 쓰며 그 성분과 성질에 따라 번조 후에 색과 질도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뛰어난 가소성, 건조 후의 형태보전, 가열 후의 내구성 등이 좋기 때문에 점토를 많이 사용한다. 점토의 주성분은 규산과 산화알루미늄으로 그 비율은 대개 2 대 1이며 이밖에도 철·티타늄·칼슘·칼륨 등이 5％가량 함유되어 있다. 이외에 장석·호분·벤토나이트·규석·골회 등의 성분을 첨가하기도 한다.
정관웅
힐링코칭상담연구소장
시인•칼럼니스트
강진고을신문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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