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사랑하는 이사람
김주식씨(79)에게 듣는다.
고향사랑이 남달랐던 김주식씨는 지금도 책상머리 위에 강진지도를 붙여두고 틈나는 대로 바라본다고 한다. 김씨는 작년까지 동성리 동문안에 살다가 집이 도로계획에 편입되면서 광주에서 살고 있다. 당시 강진에 집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아 광주 아들집으로 거처를 옮긴 것이다. 그러나 그 후 매주 금요일마다 강진을 오가고 있는 이유는 150여년의 역사를 가진 강진읍 모범경로당 수성당의 당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도암면 용산리에서 8남매 중 장남이었던 김주식씨는 “도암초등학교 재학시 우리나라가 해방되었어요. 그 당시 중학과정인 순천사범학교 재학시에 여순반란사건이 발생했고 고등학교 재학시에 6.25사변을 겪었으니 현대사의 파란만장하고 고단한 세월를 다 지켜보았지요.”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경찰에 투신 지리산 지구 경찰 전투대 근무를 2년간 한 후 대학교에서 초.중등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65년부터 3년간 마을 이장을 맡으면서 새마을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으며 당시 마을 아이들이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분교 설치 추진위를 구성하여 고생 끝에 분교 부지를 마련 도암동초등학교 설립의 초석이 되었다. 노부모님을 모셔야 했기에 늦게 시작한 교직생활은 1967년 강진 도암초등학교 임시교사였고, 1972년 중등교사 발령으로 해남 여자중학교, 성전중학교, 강진중학교, 광주금남중학교 등에서 수학을 가르쳤고 문교부장관상, 대통령 국민훈장 등을 수상했다. 1997년 광주 효광중학교에서 정년퇴직이후 줄곧 고향에서 살아온 김주식 선생은 고향에 머물면서 고향의 후손들에게 사라져가는 유교사상과 조상 숭배정신을 일깨우는 일을 해왔다. 그래서 강진향교 기묘장의회 회장을 10년간 맡아 왔으며 향교의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임해왔다. 또한 강진경우회 및 강진 참전경찰국가 유공자회 활동 및 강진에 몸담고 있는 행사에는 지금도 빠지지 않고 달려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지역후배들에게 예의상제 및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고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존중 하는 일을 늘 강조해 온 김주식씨는 “호적조차도 없어지는 세상이 참으로 안타까워요. 그런 점을 일깨우고 싶은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나라도 먼저 실천해보자는 생각에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조상의 묘를 찾기 쉬운 곳으로 이장을 했지요. 그때 각 봉우리마다 태어났던 곳의 흙을 약 20kg 정도씩 올려 가족 묘소를 조성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바로 우리 후손들이 해야 될 일이라 생각합니다. 조상이 있었기에 내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지요.”라고 강조한다. 김주식씨는 이복순(76))씨와 3남3녀를 두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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