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29회)
성전면 신기마을
이용수 이장(57)
수양리에 있는 신기마을은 예부터 이웃마을인 동령마을, 수암마을과 한 동네처럼 길을 연결하여 한 마을처럼 지내왔다. 세 마을은 수암산의 남쪽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마을 앞으로는 성전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금강천이 넓은 농토를 기름지게 해주어서 일찌감치 논농사가 발달되었다. 마을의 지형이 디딜방아 형국이라 하여 길이 사방으로 뚫려서 많은 사람들이 통행해야 마을이 흥한다고 구전되어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동령, 수암마을과는 밭과 밭사이 논과 논사이 사방으로 길이 나 있다. 따라서 세 마을의 어르신들은 매일 함께 수양리 양로회관에 모여서 하루를 지낸다. 수양리 양로회관은 세 마을이 합동으로 지은 양로원으로 세 마을에서 화합과 친목을 오래오래 이어가기 위해 힘을 합쳐 만든 양로회관이다. 신기마을의 개촌 성씨는 평산신씨로 약 500여 년 전에 처음 들어와 살면서 ‘신시촌’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신씨는 없고 묘지만 있으며, 광산이씨와 청주김씨가 다수 살고 있다. 기름진 너른 평야 덕분으로 성전면에서는 제일먼저 경지정리가 실시된 마을이기도 하며 농업의 선진화로 인해 일제시대부터 모범부락으로 지정되어 전기혜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성전에서는 모든 면에서 앞서가는 마을로서 인정되어 왔으며 세 명의 면장을 배출하기도 하는 등 단합과 협동심이 강한 마을로서 전통의식과 교육열이 높은 마을에 속한다. 이용수 이장은 신기마을에서 12년째 이장을 맡아오고 있다. 오랫동안 마을일을 맡아와서인지 마을의 변해온 과정을 시원시원하게 파악하고 있다. 59가호에 142명 정도가 거주하며 70대 이상이 50%이다. 이 이장은 “우리마을은 일찌감치 모범부락으로 지정되었듯이 단합도 잘되고 어른공경을 덕목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젊은 사람보다는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젊은 우리가 그분들이 힘써 이루어놓은 모범마을을 잘 보전하는 일이 중요하지요.”라고 말한다. 해마다 음력 6월 15일엔 유두절 행사를 통해 마을사람들 모두가 모여 하루를 즐기기도 한다. 마을 앞에 있는 신기모정은 5년 전 일제시대에 지어진 모정을 허물고 17평 정도로 신축한 모정으로 여름철에는 어찌나 시원한지 지나는 사람들과 주변에 공사하는 사람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신기마을은 너무 일찍 선진화되었기에 지금에 와서는 조금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신기마을에서 평생 살아오신 김이원씨(72)는 “경지정리가 65년경에 되어서 지금은 큰 농기계가 들어 다니기 힘들어요. 그러니까 옛날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너무 오래되어 농사짓기가 불편하지요. 보수차원에서 새롭게 농지정리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이장은 마을을 위해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계신 분을 빼놓지 않는다. “병원원장을 오랫동안 하시다가 마을로 돌아와 사시는 이무원 어르신은 마을에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마을동답 908평을 희사하셨고, 마을 샘도 파주셨고, 지금까지 마을 행사 때마다 찬조를 해주셔서 마을일에 큰 힘이 됩니다.” 마을의 주 소득이 너른 평야에서 얻어지는 곡식이다. 그래서 신기마을 사람들 거의가 20,000평 이상의 대농이며 이 이장도 25,000평 정도의 농사를 아내 도복순(52)씨와 짓고 있다. 아들 병민(28)은 삼호 현대에에서 근무하며, 딸 진주(24)도 대전에서 학원 강사를 할 수 있도록 농사를 지으며 길러냈다. 옛날 신기마을은 곡식이 최고로 많이 나오는 마을로도 유명했다고 한다. 그때는 마을 머슴만도 30여명이나 될 정도로 부자마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이 그때만 못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며 이이장과 김이원씨는 대답한다. 마을의 구성은 노인회(회장:이한규), 노인부녀회(회장:김지순), 개발위원회(위원장: 이병진), 마을부녀회(회장: 유옥순)로 구성되어 마을행사 등을 해나간다. 일제시대부터 모범부락으로 지정되어온 마을답게 부지런한 마을 사람들의 근성이 곳곳에 나타나는 마을, 신기마을은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는 마을이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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