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이현숙기자의 시선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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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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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기자의 시선 0827
나 하나 꽃이 되어

나 하나 꽃이 되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활활/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전북 임실군 귀농귀촌기관단체 역량강화 워크숍에서 강의를 했다. 한 시간 동안 하게 된 강의에서 내가 선택한 주제는 귀농귀촌, 여성이 해복해야 성공적인 정착을 한다였다. 갑작스럽게 하게 된 강의였지만, 전문 강사도 아닌 나는 25년 동안 강진에서 살아온 농촌생활에 대한 경험 및 강진군귀농협의회 운영위원과 강진귀농귀촌여성회 부회장을 하면서 보아온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만으로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다.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이 되어라는 시는 강의 끄트머리에서 왜 귀농귀촌을 했는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참석자들에게 낭송해 드렸다.

사람들이 쉽게, 도시에서 삶이 지치면 농사나 짓지 하는 말을 한다. 그러나 귀농 귀촌을 한 사람들은 그 말이 얼마나 틀린 말인지 금방 실감할 것이다. 그처럼 일단 농사를 짓는 다는 것은 육체노동이기도 하지만, 돈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정신노동은 더 필수인 시대이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농토가 있어야 하는데, 농토 구입자체도 어렵지만, 농사를 지을만한 면적을 준비하려면 그 비용이 큰 금액이고 트렉터나 이양기 등 기본적인 농기계를 갖추지 않으면 수익도 줄어들지만, 기계를 갖추려면 큰 돈이 들어가게 되고, 농사를 지었다 해도 판로를 스스로 만들지 못하면, 헛된 노동으로 끝나버리는 것이 농업이다. 올해도 양파와 마늘 값이 폭락하여 농민들의 한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처럼 농업을 통해 돈을 번다는 것은 3년 농사지어 그나마 1년 잘되면 그 수입으로 2년을 버티는 게 농사여서, 귀농하여 3년 안에 수익을 내는 일은 스스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고 그만한 육체노동을 하고도 결코 쉽지 않다.

전주가 고향인 내가 강진에 와서 살게 된 것은 결혼과 함께였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귀농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훨씬 전이어서 어떤 사람들은 아직도 귀농인이냐고 물을 수 있지만, 나는 귀농인이 맞다고 생각한다. 농사짓는 남편을 따라와 정착했고, 아이들은 농부의 아들로 자랐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쳤고, 친정부모까지 모셔와 함께 살았지만 혈연, 지연, 학연이 하나도 없는 곳은 언제나 타지인 느낌이다. 강진군의 어떤 분은 병영면에서 살다 도암면으로 이사 가서 15년을 넘게 살고 있는데도 도암 사람으로 인정을 않더라는 말처럼, 타지정착은 평생 타지생활을 감내해야함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된다. 마침내 정착한 곳이 고향이 된다는 말은 같이 살아왔던 누군가가 그 땅에 묻히게 되었을 때라는 책 속의 글처럼, 나도 친정아버지가 7년 전 강진 땅에 묻히면서 그 뜻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귀농귀촌한 사람뿐 아니라, 공무원들도 지역출신이 아니면, 평생을 근무해도 타지생활을 하는 것처럼 타지인이라는 소리를 은연중에 달고 다니는 것을 본다. 또 도시타지라면 차라리 서로들 모르는 관계 속에 놓여있지만, 농촌타지는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정도로 여러 연으로 묶여 있어서 쉽게 섞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늘 타지라는 관계 속에서 갈등을 하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평생 고향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살았던 것이 그렇게 대단한 애향심인가에 대해서다. 그보다 그 터전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외부에서 들어와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 덕택이 크지 않을까 싶다. 직업 때문에 터를 잡고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 좋아서 아예 정착한 사람들, 이 사람들 때문에 그 지역이 발전하는 것이고, 그곳이 고향인 사람들의 터전을 외부인들이 와서 갈고 닦아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귀농귀촌 시 여성이 행복해야 성공적인 정착을 한다는 말은 여성에게만 하고자하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여성의 정착이 가정 전체 정착에 큰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귀농귀촌을 준비하시는 분들 중에 아내가 농촌으로 가지 않겠다고 하여 먼저 혼자 와서 생활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 실제로 내려와 아내가 농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자꾸 떠나자고 하게 되고, 결국 여자만 떠나는 경우도 있는데, 남편 혼자 남으면 행복한 삶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농촌에 대해서 너무 몰랐기에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면에서도 자동차로 15분 정도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하는 곳에서 살았기에 많이 불편했지만, 긍정마인드가 그 불편함을 즐거움으로 바꿔주는 나만의 기쁨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귀농귀촌을 하면서 정착지에 대해 너무 많이 안다면 오히려 실망이 더 클 수 있다. 농촌은 문화, 교통 등 도시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지만, 정신적인 여유와 좋은 환경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귀농귀촌의 성공은 이웃과 함께 웃으면서 즐거운 노후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와 남편은 둘 다 타지였기에 정착이 쉽지는 않았다. 사람보다 개가 더 많아 보이던 농촌, 풀 한포기도 못 뽑던 내가 할 일은 농부들의 새참을 챙겨주는 것이었고, 좀 더 발전해 점심을 준비해 주는 일이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러고 살 것인가 대해서 고민이 됐다. 나도 늙으면 저 이웃 할머니처럼 살고 있을 것인가. 그런 삶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떠나자고 하면, 언제든 떠날 수 있었던 농촌생활이었다. 당시 농업의 미래는 희망이 별로 없었기에 갈등이 있었다. 남편이 농부지만 내가 못하는 농사를 같이 할 수는 없다는 것, 그래서 빨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따로 찾지 않으면 장래 정착의 미래는 어둡기 때문이었다.

귀농귀촌은 새로운 삶을 계획하는 것이기에 큰 용기를 내는 일이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농업인들을 위해 정부에서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 정보들을 알려고 해야 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귀농귀촌 시 주택과 농토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귀농보다는 먼저 귀촌을 권장하게 된다. 미래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데 있어 그 지역의 생활권이나 문화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섞이어 아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7가지 해가 필수다.< 사랑해! 감사해! 소중해! 대단해! 미안해! 이해해! 함께해! > 다 중요한 해지만 귀농귀촌 시 현지인과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함께해! 이다. 조동화시인의 시처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활활/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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