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량 줄다리기
줄다기리는 농경사회나 어로생활을 영위하던 동남아 일대에서 행해지던 놀이로써 풍수해 등 거친 자연과 싸우면서 농사와 어로를 하던 지방에서 주민들의 단결심을 꾀하고 그 해의 풍요와 풍어를 기원하는 의식에서 행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벼농사를 위주로 하는 중부 이남지역에서 널리 행해지는 농경의식 중 하나였다.
마량에서는 대보름 날 밤에, 휘영청 둥근 달빛 아래, 성인과 성밖 사람들이 편을 나누어 줄다리기를 했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구전에 의하면 각 집에서 짚을 각출하여 줄을 만들었는데, 그 길이만 마량 구장터에서 과거 수협의 위치까지 닿을 정도로 길었다고 한다. 줄은 설날이 오면 만들었다. 만드는 사람이 따로 있었는데 약 세명 정도였다고 한다. 편은 성안과 성밖 두 편으로 나눴다. 남녀노소 제약 없이 모두 참여 했으며 옛날에는 성안 사람들이 머릿수로 밀어붙여 이기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성밖 사람들이 이기는 때도 많다고 했다. 보통 승부는 삼세판으로 세 번 겨뤄 승부를 냈다. 이기는 마을에게는 길조(吉兆)가 든다고 했다. 줄다리기가 끝난 후 줄은 태워버렸다. 줄다리기는 당시 사람들에게 굿 보러 나간다고 말할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고 한다. 여자들은 자기편을 응원하면서 상대편이 이기지 못하도록 솔가지를 꺽어 찌르기도 했다. 줄다리기 할 때 음식은 각자 성의껏 마련해서 서로 대접했다고 한다. 줄다리기를 통해 주민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유대감, 연대감을 이뤄낼 수 있었다.
번외로 줄다리기는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면서 통제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조선총독부는 줄다리기와 같은 민속적 집단놀이를 통제하거나 축소시키고 싶어했다. 당시 유행하던 집단놀이로 돌팔매싸움(석전 石戰)과 줄다리기(색전索戰), 그리고 횃불싸움(거화전炬火戰)이 있었다. 줄다리기의 경우는 많은 사람들이 운집한다는 우려를 낳았다. 이 과정에서 일본에 대한 불만을 공유하여 반란을 촉발 시킬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 그렇기에 줄다리기는 경찰의 허가하에서만 진행됐다. 일제말기에는 이조차 금지된다. 연구가들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줄다리기는 과거 마을 간에 대규모로 행해졌던 전통적 줄다리기를 소규모로 흉내낸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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