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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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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얼 기자의 현 우리사회의 이슈- 마약의 사회화
마약을 방치하는 행위는, 살인을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미국의 좀비거리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최대도시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는 좀비 거리라고 불린다. 거리 곳곳에 마약 중독자로 의심되는 노숙인들이 관절이 꺽이거나 허리를 숙인채 좀비처럼 비틀거리나 멈춰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서 좀비라고 부르면서 생겨난 별명이다. 이 거리는 정부에서도 사실상 단속을 포기할 정도로 마약 중독자들이 계속 몰려들고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 살던 주민들은 마약중독자들로 넘쳐나는 거리의 풍경과 악취 때문에 제대로 살아갈 수 없어 이주를 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감염성 질병을 예방하려는 취지에서 마약 중독자들에게 주사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기까지 하다.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주삿바늘 하나를 공유하여 에이즈와 C, B형 간염 전염을 막기 위해서다. 지나치게 많은 마약 중독자들은 이제 억제가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정부에서는 사실상 단속을 거의 포기한 상태이며 중독자들을 검거하는 것이 아닌, 마약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다.

 

좀비 전염의 원인 펜타닐

미국의 좀비 거리를 만들어낸 주범은 다름 아닌 펜타닐이다. 펜타닐은 벨기에의 제약회사인 얀센에서 개발한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이다. 펜타닐의 효과는 다른 진통제인 모르핀의 50~ 100배에 달한다. 그렇기에 펜타닐의 강력한 진통효과는 죽음에 가까운 고통을 겪는 말기 암환자, 대형 수술 환자,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환자를 위해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2010년대 미국에서 제약업체의 로비로 마약성 진통제 사용 제제가 완화되었고 이후 의사의 무분별한 옥시콘틴(OxyContin) 처방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치료를 받으러 왔다가 의도치 않게 마약 중독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지게 되었다.

중국 및 멕시코를 비롯한 마약조직범죄 조직들은 펜타닐의 간단한 사용법과 높은 중독성에 주목하였다. 다른 마약에 비해 값이 싸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암시장에 펜타닐을 내놓기 시작했다. 합법적 마약성 진통제와 불법적인 펜타닐이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2010년대 미국의 마약 중독자는 급격히 상승하였으며 현재는 통계조사 결과 미국 청년 사망률 1위로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이 지목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했다. 기존의 총기 사망률을 능가한 수치다.

펜타닐은 극성분자인 모르핀보다 분자가 극성이 약하고 지방에 잘 녹는 특성이 있어 기존의 진통제보다도 뇌와 혈관 사이 혈뇌장벽을 빠르게 통과하여 강력한 진통효과를 일으킨다. 환자는 빠르게 강력한 진통효과에 빠지게 되며, 이것이 정도가 심각하면 환자를 환각상태에 빠트리는 것은 물론, 중추신경을 마비시키거나 손상을 입혀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는 좀비와 유사한 모습으로 만들어 버린다. 애초에 위에서 언급했듯이 암말기 환자와 같이 극심한 고통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위한 진통제를 쾌락을 위한 용도로 사용하니 신체에 이상이 안 생길 수가 없다. 펜타닐 중독자들은 공통적으로 변비 증상을 겪는다. 위장의 분비와 운동성을 감소시키고, 괄약근의 긴장을 유발하여 변비 상태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거기에 소화기관을 비롯한 장기들이 항상 팽창되어 끝없는 고통을 유발한다. 이런 내장성 고통은 내성조차 없기에 적응조차 불가능하다. 그리고 피부통증, 호흡곤란, 기립성 저혈합, 상시적 졸음, 소화불량, 환각, 빈혈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증상들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 면역력까지 감소시켜 질병에 취약하게 만들어버린다.

미국에서는 펜타닐이 퍼진 원인으로는 중국과 멕시코 카르텔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펜타닐 원료를 멕시코 카르텔이 암시장에서 구입하여 합성마약 제조법으로 펜타닐을 제작하여 각종 유통루트를 통해 미국 내에 퍼지게 했다는 것이다. 2018년 미중정상회담에서도 펜타닐 원료 규제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았는지 미국 정부는 지난 103일 펜타닐 제조 관련 화학물질 생산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기업과 개인 25곳에 대한 제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과 필로폰

펜타민 이외에도 또 다른 마약으로 필로폰이 있다. ‘히로뽕 또는 필로폰이라고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이다. 필로폰의 주요 효과로는 강력한 각성, 성욕, 집중력, 인지능력, 육체적 행복, 사고 가속, 사교성 증가등이 있다. ADHD를 해결해주고, 기억력을 상승시켜주거나, 주의력을 집중시켜주는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과거에는 민간 및 군용에서 활용되기도 하였다. 필로폰도 펜타닐과 비슷하게 합성마약으로서 제조법이 쉬워 가난한 나라에서 자주 생산되어 선진국을 향해 암시장을 통해 수출된다. 당연하게도 이 필로폰은 최근 한국에 퍼지고 있는 현황이다.

지난 68,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사 결과 전국 34곳의 역학조사 대상 하수처리장 모두에서 필로폰(메스탐페타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조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이뤄졌다. 식약처 관계자의 발언에 따르면 하수에는 사람의 배설물들이나 일상 오염물 등이 뒤섞여 있는 만큼 이를 분석하면 불법적인 마약 이용 실태를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마약 투역 여부를 소변으로 검사할 수 있는 것처럼, 하수의 배설물들을 검사한다면 충분히 검출이 가능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1000명당 필로폰 일일 사용 추정량은 21.8mg으로 조사됐다. 이는 1000명 중 한 명이 매일 필로폰을 한 차례 투약했다는 추정이 가능한 수치다. 필로폰이 주는 부작용을 볼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필로폰의 구체적 작용으로는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시키는 것에 있다.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되면 집중력, 혈류량, 대사활동이 증가하여 각성사태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필로폰은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인데, 이는 혈압을 급격히 증가시켜 혈관을 심각하게 수축시킨다. 그런 경우 다량의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혈당 조절, 감염 및 스트레스의 저항력이 상승되어 사실상 강제 고혈압 상태에 빠지게 한다. 문제는 이것이 지속효과가 길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심혈관계, 뇌혈관계등 각종 혈관이 손상을 입어 출혈을 발생시키고, 주사로 맞을 경우 피부를 가렵게하는 피부질환까지 잦아진다. 필로폰과 같은 마약들은 당연히 도파민을 증가시켜 환각과 환청을 보거나 들리게 하는데, 여기에 직접적인 통증과 가려움증까지 유발되니 이를 접종하는 사람들의 감각을 더욱 현실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 버린다. 게다가 펜타닐의 성분은 산성인데, 경구()으로 자주 섭취할 경우 이빨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켜 충치는 물론, 잇몸이 녹아 이빨이 다 드러나게 한다. 필로폰의 문제점은 환자를 폭력적이거나 과격하게 만든다는 점인데, 해외에서는 이로 인해 총기사고, 폭력사고는 물론 그 이외에도 환자가 자주 급사하는 경우들이 다수 보도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를 막지 않으면 유사한 사례가 자주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한국의 사례

지난 4월 서울시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아직 정체를 확인할 수 없는 범죄조직 일당이 불특정 다수 고등학생들에게 정체를 속이고 마약이 함유된 음료를 집중력 향상 및 ADHD해소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속이며 무료로 나눠져 마시게 한 것이다. 이 음료에는 마약 진통제인 필로폰과 엑스터시가 섞여있었다. 이 일당은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낸 부모의 전화번호로 연락하여 자식이 마약을 했으니 경찰에 신고 당하기 싫으면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학부모들은 이에 응하지 않고 곧장 경찰에 신고하였고, 일당들은 얼마 안 가 대부분 검거되었다. 이때 공식적으로 밝혀진 피해자는 9명이지만 문제의 음료는 18병 정도 유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파악된 것은 7병뿐이었는데 그렇다면 11명의 피해자는 오리무중인 셈이다. 당연하지만, 일당의 의도와 다르게 학생들은 이 음료가 마약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기에 혐의 처분을 받을 일은 없었다. 이 일당의 행위는 아무 의미 없는 것은 물론, 상관없는 사람들을 마약 중독자로 만들려고 시도한 명백한 묻지마 테러나 다름없는 행위였다.

지난 8월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행인을 들이 받은 일명 롤스로이스 사건의 주범 신(28)씨는 범행 당일 마약류인 향정신 의약품 2종을 투약 한 후 운전대를 잡았다. 범행 후 마약류 검사에서는 케타민 등 7종의 성분이 확인됐다. 그가 마약류를 구한 곳은 다름아닌 병원이었다. 강남 일대의 성형외과 등 여러 병원을 돌며 약을 처방받았다고 한다. 병원에서 사실상 마약을 처방하거나 유포했다는 것인데, 이로인해 일부 의사들이 사실상 마약 딜러로써 활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그런데 이 의심이 사실이라는 듯, 지난달 10월 감사원은 지난 5년간 면허취소,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 1082명 중 264명이 행정처분 기간 중 3596건의 마약류 의약품을 투약 또는 처방한 사실을 감사 결과 밝혔다. 감사원은 보건복지부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이들에 대해 조처를 하지 않거나 징계를 감경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한 면허취소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 1092명이 행정 처분 기간 중 의료 행위를 점검한 결과 264명이 3596건의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적으로 한국에서는 마약 관련 범죄에서 마약거래와 유통의 장벽이 낮아지면서 10대 청소년이 마약 범죄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지난해 검거된 12387명 중 10대는 294(2.4%)으로 집계됐으며, 이들 중 80%3년 이내에 마약 범죄를 다시 저질렀다. 원인으로는 코로나 19 기간을 거치면서 마약 범죄의 양상이 달라졌다는 점인데, 마약을 대면이 아닌, 온라인 비대면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투약자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초범 비율이 높으며, 주로 젋은층으로 집계되었다. 인터넷과 SNS로 쉽게 마약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고, 마약을 이용한 직간접적인 광고가 젋은층의 접근성과 경계심을 낮춘 것이 원인으로 주목 받는다.

 

  

 

해결책이 시급하다

현재 국내 마약 투약자 규모는 24만명으로 추정되지만 마약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치료기관은 2곳에 불과하다. 현재 보건복지부 지정 마약류 치료보호기관이 21곳이지만, 예산부족과 치료과정의 어려움 때문에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마약 중독 치료 환자는 721명에 그쳤으며 전국의 마약치료 의료진과 병상도 4년간 각각 22%, 24% 감소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와 통계들을 종합해볼 때, 한국은 과거의 마약청청국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미 국내 해외 마약상들의 훌륭한 마약 판매처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상황이 조사 결과 점점 밝혀지고 있다. 의사들 일부가 마약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점은 미국의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사례가 한국에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신속한 제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정부와 언론에서는 마약 중죄자들을 이제 전과자로만 만들면서 사회적으로 매장하고 있지만, 지금 마약중독자들이 점점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방법이 시간이 갈수록 요구될 것이다. 단순히 연예인이 마약을 했냐, 안 했느냐만 주목할 것이 아닌, 한국 사회 전체에 마약이라는 덩어리가 어디까지 퍼졌는지 빨리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마약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국가들이 어떤 결과를 마주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김한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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