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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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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문의 창가에서 53) 가끔은 모자란 듯 사는 것도 제멋이다.

가끔은 모자란 듯 사는 것도 제멋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한 세상이 쉬운듯하지만, 따지고 보면 사는 게 참으로 복잡하고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하루를 걱정 없이 편히 넘겨지는 날이 없고,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 날이 없다. 내일을 알 수 없고,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 날 없이 늘 흔들리는 불안감속 같은 하루하루이기 때문이다.

그같이 남 앞에서는 말로는 행복하다, 기쁘다, 걱정 없다하지만, 혼자만의 속마음은 타들어가거나 앞이 막막해 질 때가 더 많은 날들의 인생사라 누구나가 힘든 세상살이이야기다.

그러는 하루하루가 쌓이다보니 지치고 피로한 날들이 겹치다말고 어느 날 몸 여기저기가 결리거나 만신창이 돼 머리가 어지러워지다 보니, 아 이게 아닌데! 건강을 잃지 말아야지! 하는 후회 섞인 한숨으로 거울을 들여다보니 희끗희끗해진 머리와 눈가상사리가 처지며 볼품없는 모습이 돼 한숨이 절로난다.

 

다람쥐는 가을이 오면 겨울양식인 도토리를 부지런히 땅에 묻어두는데, 묻은 장소를 나중엔 다 기억하지 못하다보니 잃어버린 도토리가 나중엔 큰 나무가되어 다시 도토리를 선물한다. 아마도 다람쥐가 기억력이 탁월해서 묻어둔 도토리를 전부 찾아 먹어버렸다면, 산속 도토리는 씨가 말라버렸을 것이다.

결국, 다람쥐의 어리숙함 때문에 또 다른 식량을 제공받게 되는 것처럼, 우리 인생살이도 좀 모자란 듯 어리석게 모가 없이 어울리며 둥글둥글하게 살아가다보면 처져 살아가더라도 마음이 편하다.

그러나 요즘 세상이 어리석다싶으면 남 등쳐먹는 세상이라 어리석은 사람 찾기가 여간 힘들다. 모두가 영리하고, 똑똑하고, 계산이 빠르며 이해득실에도 밝다.

우리나라 사회가 지구상에서사기꾼천국이라는 낙인이 찍힐 정도로 멍청하면 코 베어 갈 정도라 이젠 영리하다 못해 모질도록영악(獰惡)하기까지 하다. 인간이란 영리해 지기는 쉬워도, 어리석어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라 자신을 낮추는 일이 쉽지가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리석은 사람도 때로는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허점이 있어 보이면, 다른 사람이 그걸 채워주려는 심리로 돌아서 어리석음을 감싸주고, 모자람을 배려해 주려는 것이 인간관계를 형성해 주기 때문이 아닐까?

똑똑하게 야무진 사람을 대하면 속담에 파리도 미끄러질세라 피한다는 말이나, 찔러도 피한방울 안 나올 자라고 경계하며 다가가기가 어려워 피하지만, 그와 반대로 좀 어리석게 보이면 외려 대하기가 편하다. 학문은 배우고 익히는 것이나 연륜이란 오랜 동안 쌓인 노하우로 성숙한 노년의 아름다음이기에 지혜로운 길이다. 결국, 세상살이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로 하여금 마음이 무거워지게 만드는 꼴로 안다니박사노릇을 자청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필자의 죽마고우였던 한 친구가 불교계의 법화경의 대가로 이름을 남겼다 세상을 떠나 모 사찰에 입적됐으나 49제에도 찾아가보지 못해 요 최근 온산천이 물든 늦가을 그 사찰에 가 먼저 간 친구의 영전에 영배를 마치고 나온 뒤, 주지스님과 인사치례 중에 불쑥 내민 금색명함을 내게 줘 받아보니 문학박사 아무게라고 쓰여 진 것까지는 좋았으나 대학학장, 재단총재, 경찰서 경승실장, 대학교수, 사암연합회회장 등 방송법회강좌에도 나간다는 말에 필자가 느끼길 아무리 자기PR 시대라지만, 그분의 연륜과 인품이 엿보였다. 전철로 돌아오며 내 마음 한구석이 쉽게 아우러져버리지 않는다. 그런 큰 사찰의 주지스님정도면 금딱지명함에 요란스럽게 문학박사라고까지 쓰지 않더라도 충분히 존경받을 수 있을 터인데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봐도 그 해답을 얻기가 여간 어려움은 왼 일일까?

생각나는 글이 하나있다. “지식이 겸손을 모르면 무식함만 못하고, 높음이 낮춤을 모르면 존경을 받기 어렵다는 것같이 세상살이에서 참된 겸손을 익히는 일이야말로 자신을 낮춤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인품이란 가끔은 모자란 듯 고개 숙여 살아가는 속에 옳은 답의 길이 있음을 깨우치게 했다.

 

내한 존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참 나를 알기까지 산전수전 많은 고난을 다 겪은 뒤에야 다져지는 인생길이라서 죽는 날까지 배운다고 하지 않던가! 사람 사는 모습이 저마다 각양각색이라 언제 어떻게 누구를 만나든 많은 세월 뒤에는 이별이란 정의 아픔을 남긴다. 가끔씩 생각나는 노래가사의 한 줄의 대목에갈 테면 가지 왜 붙드시나요?”같이 만났다 헤어지는 그런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필자에게도 그런 환영(幻影)이 떠오르는 이들이 한해를 접는 송년을 맞을 때면, 자주 떠올라 가슴 저리도록 기억되는 이들이 많아 아마도 죽을 날이 가까워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에 접어진다.

그런 사람 중에는 곰같이 무뚝뚝하면서도 사겨볼수록 정이 넘치던 친구, 말수가 적지만 믿음직하게 정을 듬뿍 주던 분, 미모방정하고 교양미와 애교가 철철 넘치도록 기억되는 한 중년 여인, 험상궂게 생겼으나 사겨보면 볼수록 마음이 비단결 같은 사람, 혼자 똑똑한 채 나불대는 어설픈 인간, 어쩐지 두 번 만나기가 껄끄러운 인간, 만나는 때마다 웃음이 넘치는 사람, 가진 건 없어도 마냥 행복이 넘쳐나도록 호연지기(浩然之氣)하게 느껴지는 사람, 정주고 마음 주고 모두 다 줬지만 마지막 배신당해버린 저주스런 사람 등등........

가끔씩 그런 인연 깊은 이들이 필자에게도 많았으나 그중 한 몇 사람을 추려본다면, 자신이 가장 어려운 위기에 처해있을 때 말없이 곁에 다가와 마음을 달래주며 용기 내라며 봉투하나를 놓고 떠나간 이후, 필자가 사업차 중국에가 6개월여를 머물다 돌아와 연락해보니 지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던 울산<김사용>동갑내기. 그를 못 잊어 무덤에까지가 술잔을 붇고 돌아오며 눈시울을 적셨던 인연과, 미국LA로 떠난 대학동창<김 용복>20여년이 지난 후 자수성가하여 나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고국에 와 사흘의 추억을 남긴 채 떠난 후 당뇨 등 합병을 앓다가 떠났다는 기별과, 필자가 1980년 무역업으로 일본초행길 동경 한복판 번화가 유락죠(有樂町)라는 곳에서 밤길을 잃고 헤맬 때 구세주 같은 한 여인(와세다 대학 재학생)의 도움으로 인연되어 훼야몬드 호텔에까지 함께 걸으며 서툰 일본어대화로 안내받은 그 인연의 여인을, 훗날 그의 남편과 함께 한국 경주에 신혼여행 왔다는 전화연락을 받고 서울서 내려가 반대로 내가가이드 해줬던<소다 야에꼬> 여인, 그리고 중국 흑룡강성 치치알 시에 추운 겨울 조선족 민박집에서의 따뜻한 위로와 소련과 경계인 송하강변에서 외로움을 달래준 그 조선족을 잊을 수 없다. FIJI라는 곳에 이민 갔을 때 이민알선업자에 전액 사기당한 후 마음 달랠 길 없어 낚시로 세월을 보내던 어느 날, 한국에서 큰 사업을 한다며 건강상 반년을 피지에서 보낸다는 <김성복>씨와 남태평양 한바다 밤 낚시하던 중 기관고장과 파도에 배가 뒤집혀 네 명이 널판자에 목숨을 의지했으나 두 명이 수장되던 마지막 그 순간을 도저히 지울 수 없어 가슴 깊숙이 남아있다.

 

살아가는 한 세상동안 우리 인생에 열 가지의 기적(奇蹟)이 있다는 말을 기억한다.

첫째로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는 것이고 둘째로 좋은 부모형제를 만나는 기적이고, 셋째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는 기적이고, 넷째로 마음 모두를 주고픈 진실한 친구를 얻는 기적이고, 다섯째로 효성스런 자식을 얻는 기적이며, 여섯째는 존경스런 스승을 만나는 기적이며 일곱째는 비명횡사(非命橫死)하지 않고 천수를 누리는 기적이며 여덟째 평생 재물에 궁하지 않을 만큼 갖는 기적이며 아홉 번째 인연과 사별할 때 마지막까지 임종을 지켜주는 기적과 마지막으로 죽음에 이르러서도 아무런 미련을 두지 않고 편하게 떠나는 기적이라 했다.

그런 사람이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며100명을 쳐 그 몇이나 될까? 아무리 100세 시대라지만, 불과 10여명정도라고 한다면 그게 맞는 답일까? 틀린 답일까?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러니 당신은 한 세상을 어떻게 사느냐고 묻지를 마세요. 사람 사는 게 무슨 법칙이 있고, 공식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세상에 났으니 살다보니 좋은 일 궂은 일 뒤범벅되어 둥글둥글하게 그저 순응하며 살아가는 거 아닐까? 신문 사회면이나 정치판을TV로 볼라치면 속이 끓어오를 정도로 해도 해도 너무하는 아사리 판 세상에 살아가는 것 같다. 차라리 이 꼴 저 꼴 안보고 어렵 살이 살아오며 호박넝쿨 인심마냥 정을 나누고 살아왔던 그 어린 시절이 그리워진다. 오래 살다보니 인간들 만나기가 두려워졌다.

 

저 하늘 두둥실 떠가는 솜털구름보기가 어렵네요. 멀리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하얀 줄을 그으며 먼먼 곳으로 날아가네요. 오염된 세상에 살아가지만, 그래도 대자연의 4계절을 어김없이 찾아오는데, 가진 것 없지만, 가진 만큼으로 자족하며 탐냄 없이 살다보면 어느 날 홀연히 이승을 떠나지려나?

정말 견디기 힘든 세상이네요. 왜 세상인심이 이렇도록 야박해져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서로 앙숙이 되어 돈 때문에 살벌하게 살아가야하는지? 참으로 고통스런 말세 같은 세상이네요.

3년여를 넘겨오며 코로나로 온 세상이 꽉 막히듯 마스크까지 쓰고 살아가다가 좀 진정될 지음 서울 한 복판 이태원에서 10~20대 젊은이들이 하룻밤 156명이나 생죽음으로 유명을 달리한 걸 보면서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거기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아옹다옹치 않고 서로 타협하고 밀어주고 협의하며 살아가 지리라 여겼는데 반대파들이 외려 더 못살게 구니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요? 너무합니다.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아래 사람 없는데 인면수심(人面獸心)같은 너울들을 둘러쓰고 살아가야하는 무자비한 세상으로 변해버린 말세 같은 현실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어떻게 잘 살도록 만들어 놓은 나라인데 빨갱이 세상을 만들겠다고 전쟁도 겪어보지 않은 세대들이 저 난리들을 치며 설치는지 기가 차네요. 이제 좀 웃어가며 오순도순 서로 양보하며 살아갈 수는 없을까요? 나라가 있어야 내가 존재하듯 없어져버린 월남이나 오늘도 굶겨죽이면서까지 아랑곳 않고, 핵으로 세상을 휘협 하는 김정의 무자비한 짓을 깊이 반성하고 정신차려야한다.

일본을 통일하고 떠나갔던 도요도미 히데요시가 남긴 일장춘몽(一場春夢)이란 말이 생각난다. 들이마신 숨마저도 다 내 뱉지도 못하고 눈감고 가는 길, 마지막 입고갈 수의(囚衣)에는 주머니도 없다. 살아있는 한 나라가 잘 살아가려면 한마음으로 국민이 똘똘 뭉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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