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거리기엔 너무 짧은 우리인생
중국의 한(漢)나라 때 서문행(西門行)의 시(詩)한 구절에 인생불만백 상회천세우(人生不滿百 常懷千歲憂)사람이 백년을 채워 살지도 못하면서 늘 천년어치의 근심을 품고 산다고 했다. 그렇다. 세상살이 누구나 대궐 같은 집을 짓고 비단금침 이불 덮고 살아가지만, 속 깊은 곳에는 뭔가를 더 채우기 위해 언제나 불만석인근심걱정, 증오, 과욕한 다툼 등등으로 살아가기 마련인 삶의 물음표 앞에서 자신의 현실을 뒤돌아보며 뉘우쳐보게 된다.
‘다이나마이트’를 발명하여 세계적인 대부호가 된 <알프레스 노벨>이 어느 날 프랑스를 여행 중 호텔에 배달된 신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멀쩡하게 살아있는 자기를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며 분명 이 기사가 오보임을 알게 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 형 노벨이 사망한 사실로 이름을 잘못 쓴 것이다.
노벨은 이 기사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호텔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홀로 곰곰이 생각에 몰두하기를 삶과 죽음에 대하여 생각했다. 만약 내가 이대로 정말 숨을 거둔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니 자신이 이 세상에 태어나 그 발명으로 인해 엄청난 재산을 모았으나 좋은 곳에 한 번도 써보지 못하고 살상무기가 돼 버렸기에 죄 많은 인간으로 지옥에 갈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되어 그 많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여 죄 값을 회개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전 재산을 헌납했는데 이 돈이 지금의 노벨상수상의 시초가 되었다.
신문에 한 번의 오보가 그러하듯 세상살이엔 정답이 없듯 우리의 삶 또한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자. 당신이나 내나 이 넓은 세상 속에 한 조무래기 작은 존재지만, 이렇게도 좋은 세상을 누리고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그 행복함을 모르고 오늘도 지지고 복고 싸우면서 살아간다. 왜 그래야하나?
그러던 어느 날 밤 창밖에 나와 대 자연 속 밤하늘에 총총한 별빛을 헤어보며 앉아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음악소리를 듣다보니 괴로운 번뇌마저 달래어주듯 자신도 모르든 생각들이 슬슬 풀리기 시작하면서 이 한 밤을 따뜻이 맞을 수 있다는 은혜로운 자연의 감사에 감복해 본다.
잘 살고 못사는 건 자기분복에서 갖는 마음가짐과 목적의식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함께 살아간다는 소중함(important)을 일깨우게 하고, 내 작은 한마디에 타인에 상처를 감싸주기에 먼저 따뜻한 포옹으로 대해 줘야한다. 어차피 우리는 한 배를 타고 가는 동반자공동체로 서로 사랑하며 이해하고 더 따스하게 배려하면서 이 험한 세파를 어떤 환경이나 조건에서도 거듭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되기 때문이다.
개울가 실개천에 졸졸 흘러가는 물줄기를 바라본다. 나도 저 물처럼 흐르고 흘러 어디론가 가고 있다. 바위에 부딪히면 비켜서 흘러가고, 조약돌을 만나면 빙글빙글 혀로 핥듯 씻으며 돌아가고, 둔덕을 만나면 쉬었다 가고, 마른 땅 만나면 채워주며 적셔주고, 목마른 자 만나면 먹여주고 나눠 가는 게지.......그러니 내 갈길 빠듯해도 이제 쉬엄쉬엄 서둘지 말아야겠다.
숫한 세월 저 물같이 흘러왔는데 앞서거니 뒤서거니 뭐가 그리 조급한가? 그저 그러려니 하고 좀 처져가도 다 갈 수만 있다면 그게 잘 가는 거가 아닐까? 서둘 필요야 없지만 머뭇거리기엔 너무 짧은 우리네 인생이아니던가? 앞섰다고 교만치 말며, 뒤졌다고 절망치 말며 거북이같이 멀찌감치 떨어져 열심히 가다보면 먼저 간 토끼도 잡아낼 수 있겠지. 우선 느긋한 마음가짐으로 물 흘러가듯 그렇게 살아보자. 이 좋은 세상을 절망치 말고,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내 길을 낙천적(optimistic)으로 가다보면 되겠지.......
남에 이런저런 시비에 결려들지 않게 비켜서 가자하지만, 세상 살맛을 알만해질 때쯤이면, 몸들 여기저기가 망가지며 아픔이 시작되더니 너나없이 전해 오는 부음(訃音)소식을 들을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울적함이 엄습해 밤잠을 설치는 연민의 정에 마른 헛기침으로 달래보는 때가 많다. 세상사가 그러려니 하고 잊으려 해도 시시때때로 억누르는 고독한 아픔을 달레기가 여간 어렵다.
그래서 이제라도 해불양수(海不讓水)(더럽고 깨끗한 것 가리지 말고 다 받아줌)같이 살리라 마음 다짐하지만, 아무래도 내 지금의 목줄을 짓눌러오는 다급한 늙음의 탓이 아닐까 실감해본다.
언제부터인가 나와 아내가 아침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쪽에 200년이 넘었다는 사철 푸른 토종 홍피 소나무가 언제나 묵묵히 서있는 그 정기(精氣)를 받기위해 양팔을 벌려 안아보기도 한다. 우람한 소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저리도 아름다워 보이는데 우리 인간은 늙어갈 수록 왜 그리 더 추하게 보여 질까?
저소나무같이 우리 인간도 원숙 되고 더 발랄한 갈무리를 캐 낼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멋있을까?
인간이기에 일생동안 생각하는 것 하나가 누구에게나 꼭 있다.
나는 과연 누구이고, 어디서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또 무얼 위해 살다 가려는 걸까? 하지만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실로 아무에게도 없다. 끝없는 물음표 앞에 살아가다가 문득 아! 내 삶도 언젠가는 끝나는 날이 오겠구나. 지금이 그 때쯤일까? 라는 허튼 망상을 젖게 된다.
우리의 영혼과 삶이 무기력해지는 이유가 바로 내나 당신이 뚜렷한 생명관이 없기에 하나님을 깊이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살아가기 때문이 아닐까? 창조주하나님이야말로 내나 당신 바로 곁에 그림자 되어 언제나 함께 존명하고 계시다는 사실이다. 아! 이제부터라도 남을 탓하지 말고, 서로서로 인연 만들어 사이좋게 살다가자. 주제넘지 말고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세속에 깊숙이 파묻혀 조용하게 살아가야지!!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 도토리 키 재기가 아니던가? 비바람 흙탕물 뒤집어쓴다고 꽃이 아닐 수 없듯, 때가되면 낙엽도 뒹굴다 가는 거 아니던가? 삶이란 가변성이기에 사주팔자도 숙명인 때문이다.
가장 사랑받는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 칭찬받는 사람이며,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그런 알찬사람이 아닐까? 우리는 삶이 다하는 날까지 타고난 이 숙명 잠깐 머물다갈 세상, 자신의 물음표 앞에 누구나가 해탈을 얻기까지 감사하다 가야한다.
옛날 <박정희>대통령이 궁정동 김재규의 총격사건으로 갑자기 서거하자, 뒤를 이어<전두환>이 하루아침에 집권자가 되더니 나중에는 사랑의 은팔찌를 차고 감옥에 까지 가 재판장 앞에 초라한 몰골을 보면서 권불10년, 쇄도10년임을 새삼 느껴보며 이분들을 가리켜 한 때 인간만사 새옹지만(塞翁之馬)라는 말이 유행했던 용어다.
그같이 인생살이가 한치 앞을 모르고 살아가기에 길흉화복이 어떻게 될지 미리 예측하기가 여간 어려운 시대에 살아간다. 의학박사이던 슈바이처(1875~1965)의 유명한 말 중에“ 행복이란 성공의 열쇠가 아니라 행복이 성공의 열쇠다.”라는 말같이 없이 살아갈망정 자신이 사는 분수를 알고 차분히 즐긴다면 그게 저절로 얻어지는 성공이라는 것이다. 행복의 측정은 자신의 분수에 만족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을 진정으로사랑하고 즐기려거든 죽음이 삶의 일부라는 것을 잊지 말 때 ‘행복의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는 표현을 중국의시인<도연명>이 말했다.
자기분수에 맞게 현재를 만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극히 단순한 일에도 목적의식이 뚜렷하다. 목적을 가지고 산다는 것 그것은 사람마다의 에너지를 확대시키고 인간의 순간순간을 뜻있고 분수에 맞게 만들어가는 것이 인간만사 새옹지마에 맞는 정답이 아닐까가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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